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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석유 메이저 친환경에너지 사업 잇단 축소, 수익성 제고 압박에 변심

손영호 기자 widsg@businesspost.co.kr 2024-10-20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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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석유 메이저 친환경에너지 사업 잇단 축소, 수익성 제고 압박에 변심
▲ 2일(현지시각)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서 열린 에너지 콘퍼런스에 참석한 머레이 오킹클로스 BP CEO.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에너지 전환을 약속한 글로벌 석유 대기업들이 최근 연이어 친환경 사업 분야를 매각에 나서고 있다.

주주들의 수익성 제고 압박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되는데 기후단체에서는 기후상승을 억제하자는 국제협약에 역행하는 조치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20일 로이터와 블룸버그를 비롯한 주요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재생에너지 및 대체에너지 사업 확대를 약속했던 BP, 쉐브론, 쉘 등 석유 메이저들이 잇달아 사업을 축소하거나 포기하고 있다.

특히 영국 석유 메이저 BP와 네덜란드 쉘은 최근 2030년 단기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폐기하거나 축소했는데 이와 관련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로이터는 BP 내부 관계자 발언을 인용해 머레이 오킹클로스 BP 최고경영자(CEO)가 2030년 단기 에너지 전환 목표를 포기했다고 보도했다. 

애초 BP는 2030년까지 2020년 대비 화석연료 생산량을 40% 줄이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지난해 2월 실적발표에서 해당 목표를 25%로 낮춰 잡았는데 아예 폐기까지 한 걸음 더 나아간 것이다.

BP 측은 로이터에 “기업 가치 제고를 위한 결정”이라며 "2050년 탄소중립 목표는 포기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 뒤 BP는 우선순위가 낮은 해상풍력 지분부터 매각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올해 6월을 기점으로 관련 투자는 모두 멈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9월 오킹클로스 CEO가 발표한 태양광 사업 지분 매각까지 더해지면 사실상 BP는 재생에너지 사업 지분을 거의 남겨두지 않게 된다.

로이터는 BP가 이 같은 결정을 연달아 내리고 있는 이유가 투자자들로부터 수익성 증진 압박을 받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재생에너지 사업 축소가 나올 때마다 BP 주가는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BP와 같이 2030년 단기 화석연료 감축목표를 포기하겠다고 선언한 또다른 석유 메이저 쉘도 재생에너지 사업 매각에 집중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쉘은 스코틀랜드에서 수주한 해상풍력 사업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쉘은 스코틀랜드 전력공사와 협력해 설립한 합작법인을 통해 해상풍력 사업에 참여하고 있었는데 해당 법인에 가지고 있는 지분을 전량 매각할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에 정보를 제공한 쉘 내부 관계자에 따르면 와엘 사완 쉘 CEO는 비용 절감을 위해 이번 결정을 내린 것으로 파악됐다.

기후투자자단체 ‘팔로우디스’의 마크 반 발 창립자는 파이낸셜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이 같은 시대에 역행하는 조치는 쉘이 화석연료를 최대한 오래 써먹는 것을 원하고 있다는 것을 명백히 드러낸다”고 비판했다.
글로벌 석유 메이저 친환경에너지 사업 잇단 축소, 수익성 제고 압박에 변심
▲ 지난달 24일(현지시각)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석유 및 천연가스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는 와엘 사완 쉘 CEO. <연합뉴스>
다른 석유 메이저에서도 이런 경향을 보이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지난 3월 미국 석유 메이저 쉐브론은 미국 아이오와주와 위스콘신주에서 운영하고 있는 바이오연료 공장 두 곳의 가동을 정지했다.

이어 지난 7월에는 독일 외딩에서 운영하고 있는 바이오디젤 정제소도 가동을 중지했다.

또 프랑스 석유 메이저 토탈에너지스는 지난 2일(현지시각) 주주총회에서 저비용 업스트림에 집중해 2030년까지 매년 석유와 천연가스 채굴량을 3%씩 증산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여기에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해 2025년 기준 배당금을 5% 인상하고 분기별로 20억 달러(약 2조7420억 원)에 달하는 자사주를 매입하기로 했다.

스테판 미쉘 토탈에너지스 가스·재생에너지·전력부문 사장은 로이터를 통해 “석유 공급이 더 많아지는 상황을 겪게 될 수도 있다”며 “공급량과 실제 판매량 사이에 갭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과거 내놓은 약속을 뒤집는 석유 메이저들의 최근 행보를 놓고 파리협정에서 약속한 전 세계 기후목표 달성에 심각한 타격을 입힐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파리협정은 2015년 세계 각국이 글로벌 기온상승을 1.5도 아래로 억제하자고 협의한 국제 조약이다.

국제 기후연구단체 ‘리클레임 파이낸스’는 지난달 발표한 연구 보고서를 통해 “유럽과 미국 석유 기업들이 내놓은 전략을 보면 1.5도를 지키는 시나리오와는 동떨어져 있다”며 “이들 기업은 에너지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홍보하는데 실제로 내용을 보면 천연가스 발전소를 비롯해 잘못된 솔루션들을 중심으로 두고 있다”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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