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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P금융포럼 in 자카르타 에필로그] 인니 금융 인허가·감독·인사 틀어쥔 OJK, 위상 걸맞는 신뢰도 쌓아

김태영 조혜경 hkcho@businesspost.co.kr 2024-10-18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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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15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BP금융포럼 in 자카르타’가 성황리에 끝났다. 이번 포럼에서는 인도네시아 감독당국인 금융감독청(OJK)은 물론 현지 진출 국내 금융사로부터 K-금융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여러 제언들이 나왔다. 비즈니스포스트는 에필로그를 통해 포럼에서 나온 각 금융업권별 주요 과제를 짚고 포럼 기사에 미처 담지 못한 이야기를 전한다. <편집자 주>

- 글 싣는 순서
① 인니 은행당국도 디지털뱅킹 정조준, 사이버 보안 손질로 잠재력 키우기 나서
② 한국에 러브콜 보내는 인도네시아 보험산업, 자동차부터 재보험까지
③ 인니 금융 인허가·감독·인사 틀어쥔 OJK, 위상 걸맞는 신뢰도 쌓아
④ KB증권 인니법인 아드리아누스 “인니 증시 8천 돌파 시간문제, 자본시장 성장 이제부터”
⑤ [인터뷰] 하나은행 인도네시아법인장 박종진
⑥ [인터뷰] 주한 인도네시아 대사대리 젤다 울란 카르티카
⑦ 인니 K-금융 경쟁력 강화, 빠르진 않지만 한발 한발 분명 나아가고 있다

 
[BP금융포럼 in 자카르타 에필로그] 인니 금융 인허가·감독·인사 틀어쥔 OJK, 위상 걸맞는 신뢰도 쌓아
▲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위치한 금융감독청 OJK 건물. <비즈니스포스트>
[자카르타(인도네시아)=비즈니스포스트] “인도네시아에서 금융사업을 하려면 OJK(toritas Jasa Keuangan)와 관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만난 국내 금융사 법인장들에게 금융시장에 대해 물으면 하나같이 인도네시아 금융감독청 OJK를 강조했다.

OJK는 한국의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을 합쳐 놓은 듯한 역할을 하는 인도네시아 금융감독당국으로 막강한 권한과 그에 걸맞는 자부심을 지니고 인도네시아 금융산업을 움직이고 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2011년 금융서비스 기관에 관한 법률에 따라 전 금융권 감독을 총괄하는 통합금융감독기구로 OJK를 출범시켰다.

기존에는 인도네시아 재무부 산하 자본시장감독청(Bapepam)에서 보험·자본시장·비은행을, 중앙은행(BI)이 은행을 감독했으나 OJK 설립으로 은행과 비은행 등 전 금융권을 아우르는 금융감독기관이 탄생한 것이다.

이후 OJK는 은행산업에 대한 감독권한을 2014년 중앙은행에서 완전히 넘겨 받으며 인도네시아를 대표하는 유일한 금융감독기구로 자리 잡았다.

현재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은 감독기능을 내려 놓은 채 거시안정성 규제와 통화·외환시장 감독에 집중하고 있다.

OJK는 소비자와 국민의 이익을 보호하고 금융산업을 국가 경제 한 축으로 성장시키기 위해 만들어졌다. 공정한 금융질서 확립, 지속가능한 금융시스템 구축 등을 목표로 한다. 현재 자카르타 시내 3개 건물을 사용하고 있으며 전체 직원은 4천여 명이다.

OJK의 권한은 ‘금융감독’이라는 같은 역할을 하는 한국 감독기구인 금융감독원과 비교해도 훨씬 큰 것으로 전해진다.

인도네시아 현지법인 관계자들은 “OJK는 실로 막강한 권한을 가진 조직이다”며 “한국으로 따지면 금융위원회 역할도 함께 하는 곳으로 금융감독원과 비교해도 더 강력한 권한을 지닌다”고 입을 모았다.

이처럼 강력한 감독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 배경으로는 단단한 독립성이 꼽힌다.

OJK는 정부의 입김에도 크게 휘둘리지 않는 독립성을 확보한 곳으로 평가된다.

OJK의 설립 근거가 되는 법률에서부터 'OJK는 외부 간섭으로부터 독립적이고 자유롭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의사결정도 외부가 아닌 내부 위원회(Board of commissioners)에서 담당한다. 집행부인 운영기관(Directors of Operations)에서 진행사항을 보고하면 위원회가 승인하는 방식이다.
 
[BP금융포럼 in 자카르타 에필로그] 인니 금융 인허가·감독·인사 틀어쥔 OJK, 위상 걸맞는 신뢰도 쌓아
▲ 인도네시아 금융감독청(OJK) 건물 로비에 설립 13주년을 기념하는 조형물이 설치돼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위원회는 7명의 임명직과 2명의 당연직(재무부 차관, 중앙은행 수석 부총재) 등 9명으로 구성되는데 임명직 7명은 의장, 부의장, 은행감독, 자본시장감독, 비은행, 감사, 소비자보호 등 각 분야를 맡아 독립적 감독업무를 수행한다.
 
임명직 7명이 5년의 임기를 보장받는다는 점도 OJK의 독립성을 뒷받침한다.

인도네시아에 10년 만에 새 정부가 출범하는 큰 변화 속에서도 OJK에 외풍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인도네시아 은행감독을 총괄하는 디안 에디아나 레이 OJK 은행감독담당 청장은 15일 ‘BP금융포럼 in 자카르타’에서 새 정부 출범 이후 금융정책이 달라질 수 있냐는 질문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다”며 “OJK는 정부와 독립된 기관으로 정부가 관여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OJK가 이처럼 막강한 권한을 가지는 만큼 국내 금융사들이 인도네시아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 넘어야 할 가장 큰 산 역시 OJK의 규제로 평가된다.

특히 OJK는 금융서비스 관련 인허가 뿐만 아니라 인력 운용 등 인사권에 대해서도 승인 권한을 갖는데 금융사 주재원들이 받아야 하는 체류허가 ‘키타스(KITAS)’가 대표적이다.

금융기관 주재원은 OJK로부터 키타스를 받아야한다. 근무기간은 최장 4년, 현지법인당 체류허가 인원은 10명 내외 수준으로 제한된다.

한 국내 금융사 법인장은 “한국에서는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의 영업 환경이 비슷할 거라고 보는데 간단한 예로 베트남에서는 한국인을 지점장으로 둘 수 있지만 인도네시아는 현지인이 지점장을 맡아야 한다”며 “한국인 근무 인원이 제한되는 만큼 한국 DNA를 인도네시아에 심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BP금융포럼 in 자카르타 에필로그] 인니 금융 인허가·감독·인사 틀어쥔 OJK, 위상 걸맞는 신뢰도 쌓아
▲ 인도네시아 금융감독청(OJK) 건물 로비에 직원 교육 프로그램 'OJK Way'의 마스코트 조형물이 설치돼있다. OJK도 마스코트를 제작하고 유튜브채널을 운영하는 등 국민과 소통 확대를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올해 5월 21대 국회 정무위원회 대표단이 인도네시아를 찾아 국내 금융사 법인장을 만난 자리에서도 키타스 문제가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꼽혔다. 당시 대표단은 인도네시아 하원의원들을 만나 문제 해결의 필요성을 전달하기도 했다.

디안 청장도 이번 포럼에서 이와 관련한 질문을 받자 “외국계 금융사의 애로사항을 잘 알고 있고 기존 규정들을 들여다보고 있다”며 “주재원의 처우에 대해 상호호혜 원칙에 따라 규정 개선을 지속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OJK의 강한 권한은 국내 금융사들의 현지 사업에서 어려움이 되기도 하지만 단단한 관계를 형성한 곳들은 긍정적 평가도 다수 내놨다.

한 국내 금융사 법인장은 “한국과 달라서 그렇지 OJK는 규제에 대해 나름 확실한 가이드라인을 준다”며 “정확한 기준을 제시하는 점은 오히려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른 국내 금융사 법인장은 “OJK는 해외 유학파 등 인도네시아 엘리트들이 모이는 곳으로 인도네시아 금융산업을 이끈다는 자부심이 강하다”며 “인도네시아에서 믿고 일할 수 있는 기관이다"고 말했다.

그는 "OJK에 보고하러 갈 때 인도네시아 사람들이 좋아하는 정관장을 선물로 사간 적이 있는데 일체 받지 않는다"며 "인도네시아에서 다른 기관과 일하다 보면 OJK가 얼마나 대단한지 더욱 잘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OJK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에 "OJK는 독립성이 굉장히 강한 기관으로 은행감독 역할을 맡은 뒤 힘이 더욱 강해졌다"며 "해외 금융사의 인도네시아 진출과 관련한 지원도 계속 이어나가겠다"고 말했다. 김태영 조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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