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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중국 전기차 분쟁 ‘해결’ 난망, BYD 유럽 현지생산으로 세계 1위 노려

이근호 기자 leegh@businesspost.co.kr 2024-10-15 16:2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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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중국 전기차 분쟁 ‘해결’ 난망, BYD 유럽 현지생산으로 세계 1위 노려
▲ 중국 BYD 씨라이언7 차량이 14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모터쇼 현장에 전시돼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유럽연합(EU)이 중국산 수입 전기차에 관세 인상 방침을 고수하면서 중국 업체가 고율 관세를 피하기 어려운 처지에 놓였다.

이에 대응해 중국을 대표하는 전기차 업체 BYD는 유럽 현지 생산 물량을 크게 늘리면서 가격 경쟁력을 유지해 테슬라를 누르고 세계 1위를 노릴 것으로 보인다.

14일(현지시각) 로이터는 스텔라 리 BYD 수석부사장과 인터뷰를 인용해 “BYD는 유럽에서 판매하는 거의 모든 자동차를 현지에서 생산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BYD가 중국에서 배터리셀만 들여오고 이를 헝가리와 터키에 신설할 공장에서 팩으로 조립한 뒤 이르면 2027년부터 헝가리에서 전기차를 생산한다는 구체적인 방식도 거론됐다. 

유럽에 진출하는 다른 중국 부품업체는 물론 현지 기업과 함께 전기차 공급망을 구축하겠다는 목표도 제시됐다. 

로이터는 같은 날 유럽연합 고위 관계자 발언을 인용해 “유럽이 중국과 전기차 수입관세와 관련해 합의를 보기는 매우 어려워 보인다”라고 전했다. 

중국이 유럽연합에 관세 인상 대신 제안했던 전기차 수출 가격 하한제는 차량 종류가 다양해 일괄적으로 적용하기가 힘든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당국은 전기차 관세를 막기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유럽연합을 설득해 왔지만 성과를 내지 못하는 모양새다.

유럽연합은 최근 회원국 투표를 거쳐 대부분의 중국산 차량에 최대 45.3%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안을 확정했다. 

중국 당국이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에 어긋나는 보조금을 자국 업체에 지급해 저가의 중국산 전기차가 시장 질서를 왜곡했다는 이유를 들었다.

이에 BYD와 같이 유럽 전기차 시장 진출 확대를 모색하던 중국 기업들은 타격을 피하기 어려워질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BYD의 경우에 유럽연합 집행위원회가 책정할 관세율은 기존 10%에 17%포인트가 추가돼 27%가 된다. 

그러나 이런 관세 인상에도 불구하고 BYD는 유럽에서 판매하는 차량 대부분을 현지 생산하겠다는 새로운 계획을 제시하고 유럽시장 개척을 놓고 정면승부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EU-중국 전기차 분쟁 ‘해결’ 난망, BYD 유럽 현지생산으로 세계 1위 노려
▲ 카를로스 타바레스 스텔란티스 CEO가 14일 파리 모터쇼에 참석해 푸조3008 차량에 탑승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에게 이야기를 하고 있다. 타바레스 CEO는 전기차 실적 부진과 미국을 비롯한 주요 시장 수요 감소로 2026년 임기 만료와 함께 퇴임한다. <연합뉴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르노를 비롯한 유럽 자동차 제조사는 기존의 고가 전기차 전략이 중국과 경쟁에 불리하게 작용한다는 점을 깨닫고 전략 변화를 서두르고 있다. 

이에 수 년 안에 중저가 보급형 전기차 모델 출시 확대를 예고하고 있다.

유럽연합이 중국 전기차에 고관세를 부과해 진입을 막는 방식으로 무역 장벽을 높인 것에는 이러한 전략을 지원하기 위한 목적도 담긴 것으로 분석된다.

이런 상황에서 BYD가 유럽 내 생산거점 구축에 속도를 붙인다면 현지 제조사로서는 경쟁에 어려움이 커질 수밖에 없다. 

BYD는 유럽에서 시걸과 같은 일부 모델을 2만 유로(약 2966만 원) 가격대로 출시한다는 계획을 세웠는데 이는 유럽 전기차 평균 가격과 비교해 절반 수준이다. 

유럽 업체로서는 가격 경쟁력 극복에 근본적 어려움이 있는 셈이다. 

BYD는 안방인 중국시장 판매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다는 점이 지금껏 약점으로 꼽혀왔다. 내수 시장에서 저가 경쟁이 극심해 BYD는 규제가 덜했던 유럽을 중심으로 해외 수출을 늘리고자 했으나 유럽의 관세 정책과 마주하게 됐다.

하지만 유럽 판매 물량을 현지에서 대부분 생산하면 관세로 인한 가격 경쟁력 타격을 최소화할 수 있다. 

단기적으로는 관세 여파로 가격 경쟁력 우위가 흔들릴 수 있지만 현지 생산 설비를 가동하기 시작하면 오히려 유럽 현지에서 전기차 판매를 늘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BYD는 테슬라와 세계 전기차 판매 1위 자리를 놓고 치열하게 경쟁을 벌이고 있다. 아직 유럽 판매는 출발 단계에 불과한데 현지 생산을 크게 늘리면 세계 선두도 바라볼 수 있다.

닛케이아시아에 따르면 올해 연간 순수전기차(BEV) 판매 순위에서 BYD가 테슬라를 처음으로 추월할 가능성도 벌써부터 나온다. 테슬라는 안방인 미국은 물론 유럽에서 전기차 판매량이 예년만큼 나오지 못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아직 내수 위주인 BYD가 관세 폭탄을 넘어 현지 생산을 통해 유럽 시장에서 판매를 크게 늘린다면 테슬라를 넘어 세계 1위 자리를 차지할 공산은 더 커진다.

테슬라 또한 중국 상하이에서 제조해 유럽으로 들여오는 일부 모델에 관세가 인상됐다는 점도 BYD가 유럽 판매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가능성에 무게를 싣는 요소다. 

스텔라 리 BYD 수석부사장은 로이터를 통해 “전기차 인프라와 관련한 계획을 수정하고 자체 유통망을 늘려나가고 있다”라며 “곧 변화를 보여주겠다”라고 답했다. 이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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