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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가 감염병과 당뇨병 발병률 높여, 각국 정부 ‘기후 질병’ 대응 서둘러

손영호 기자 widsg@businesspost.co.kr 2024-10-15 14:2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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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기후변화가 열대성 전염병에 더해 각종 질병 발병률을 높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글로벌 민간 의료기관과 각국 정부에서는 이 같은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질병 관리체계 개선에 분주하다.
 
기후변화가 감염병과 당뇨병 발병률 높여, 각국 정부 ‘기후 질병’ 대응 서둘러
▲ 폴 허드슨 사노피 최고경영자(CEO). <기후 및 보건에 관한 유럽 네트워크(Enche) 유튜브>

14일(현지시각) 가디언은 유럽 의과대학들이 이날 ‘기후 및 보건에 관한 유럽 네트워크(Enche)’를 결성했다고 보도했다.

Enche가 핵심으로 내세운 개선 내용에는 유럽 의료 인력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 체계에 기후변화와 관련된 내용이 공식적으로 포함됐다.

이에 Enche에 참여한 영국, 프랑스, 벨기에 등 국가 의대 25곳은 의대생 1만여 명을 대상으로 기후변화 관련 교육을 시행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카밀 후세르 영국 글래스고 대학 교수는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미래의 의사들은 지금은 볼 수 없는 다양한 증상과 질병들을 보게 될 것”이라며 “그 점을 인지하고 있어야 신종 질병을 인식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디언은 올해 유럽 의료기관들은 평년보다 많은 뎅기열 및 말리라아 환자를 상대해야 했다고 전했다.

이례적으로 높았던 여름철 기온에 질병 매개체인 모기가 더 넓은 지역으로 확산할 수 있었던 것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여기에 열대성 전염병 외에도 심장 질환, 정신 질환, 폐병, 암 등 기후변화와 명확한 연관성이 없는 것처럼 보이는 질병 발병률도 유의미하게 오른 것으로 파악됐다.

후세르 교수는 “기후변화는 새로운 질병을 만드는 것 뿐만 아니라 기존에 존재했던 질병들을 악화시키는 경향이 있다”며 “예를 들어 당뇨병 같은 경우에도 일반적으로 기후변화와 연관지어 생각하기 어려우나 통계상 기후변화가 일어난 지역에서 당뇨 발병률이나 증상 등이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이날 세계보건기구(WHO)와 아스트라제네카, GSK, 노보노디스크, 사노피 등 민간 의료기업들은 향후 Enche 활동을 지원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폴 허드슨 사노피 최고경영자(CEO)와 데임 엠마 왐슬리 GSK CEO는 “글로벌 의료진들은 갈수록 기후변화의 최전선에 내몰리고 있다”며 “이 때문에 세계 각국의 공공 및 민간 분야 의료계 지도자들은 이 새롭고 혁신적인 네트워크 구성을 지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Enche는 미국 콜롬비아 대학이 주도하는 ‘기후 및 보건 교육에 관한 글로벌 컨소시엄(GCCHE)’의 유럽 파트너로서 역할을 수행하기로 했다.

이에 세실리아 소렌센 콜롬비아 의대 교수는 “이 새로운 유럽 네트워크는 GCCHE의 활동영역을 넓히고 양 대륙 의료계의 소통에 깊이를 더하고 유럽의 의료 교육 능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정부 차원에서 기후변화와 질병 연관성과 관련된 자료를 수집하고 관련 대응에 나서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센터(CDC)는 올해 5월 ‘기후변화에 따른 지역별 건강 영향 대책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는 영토가 크고 지역별로 기후가 다른 미국 특성상 권역을 10곳으로 나눠 신규 질병 발병, 기존 질병 악화, 열대성 전염병 확산에 대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후변화가 감염병과 당뇨병 발병률 높여, 각국 정부 ‘기후 질병’ 대응 서둘러
▲ 미국 질병통제센터(CDC)가 분류한 각 권역. < CDC >
CDC 관계자는 “미국에서 대중들의 건강은 국내외에서 발생하는 물리적, 생물학적, 생태학적 체계 교란에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이런 영향에는 호흡기 및 심혈관 질환 증가, 기상이변으로 인한 부상과 조기 사망, 전염병 확산 등이 모두 포함된다”고 강조했다.

CDC가 대응의 핵심으로 삼은 것은 ‘기후 영향에 회복력 구축(BRACE)’ 프레임워크로 5단계로 나눠 기후변화로 인한 영향과 취약성 예측, 질병 영향 평가, 공공건강 저해요인 파악, 적응 계획 개발, 의료 활동 품질 개선 등을 진행한다.

이는 올해 4월부터 이미 미국 각 권역에 위치한 의료센터를 중심으로 시행되고 있다.

한국에서는 기후변화 관련 질병 대응책으로 열대성 전염병 확산 방지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달 26일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 국립감염병연구소는 필리핀 국립열대의학연구소와 협업해 ‘해외연구거점센터’를 개소했다.

뎅기열, 일본뇌염, 지카바이러스 등 열대성 감염병을 대상으로 한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인력 교류를 실시한다.

장희창 국립감염병연구소장은 “이번 해외연구거점센터 개소식이 신변종 감염병을 신속하게 예방 및 대응하기 위한 기관간 자원 정보 교환과 기술 협력 확대의 초석이 되길 기대한다”며 “앞으로 해외연구거점센터 운영을 통해 미래 팬데믹 대비, 백신, 치료제 신속개발을 위한 국가 감염병연구 전진기지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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