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KB금융지주가 기업가치 제고계획 공시를 앞둔 가운데 주주환원 확대 폭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KB금융이 한국거래소 밸류업지수 추가 편입과 주가 부양을 위해 더욱 적극적 주주환원 정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단단한 건전성을 바탕으로 올해 역대 최고 실적이 예상되는 점이 시장의 기대치를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 KB금융지주가 10월 말 3분기 실적발표와 함께 기업가치 제고계획 공시를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
7일 KB금융 안팎에 따르면 회사는 10월 넷째 주 3분기 실적발표와 함께 총주주환원율 목표 등 기업가치 제고계획을 담은 공시를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KB금융 관계자는 ‘밸류업 공시’의 구체적 일정과 내용 등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을 아꼈다.
다만 KB금융은 앞서 5월 한국거래소의 가이드라인 발표 뒤 가장 먼저 밸류업 예고 공시를 내놓은 뒤 사외이사 및 계열사 대표이사, 지주 임원들이 한 자리에 모여 중장기 자본관리, 자산성장계획 주주환원 정책 등 기업가치 제고방안에 관해 준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KB금융은 최근 한국거래소 밸류업지수 편입종목에 들지 못하면서 10월 나올 밸류업 공시에 시장의 관심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밸류업지수를 통한 자금 유입에서 상대적으로 불리해진 상황인 만큼 개별 주주환원 정책을 통한 투자자 확보가 중요하다는 평가가 증권가에서 쏟아지고 있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KB금융은 코리아 밸류업지수 편입이 무산되면서 최근 주가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며 “궁극적으로 앞으로 주주환원율을 얼마나 지속가능하고 의미 있는 방향으로 확대할지가 중요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최 연구원은 이와 더불어 “KB금융이 밸류업 공시에서 주주환원율 상단을 제시할 전망”이라며 “KB금융은 특정 기간이 아닌 일정 지표가 충족되면 총주주환원율이 단기간에 50%를 크게 웃돌 수도 있는 방안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밸류업공시를 발표한 신한금융, 우리금융과 비교해 KB금융이 더 빠르게 총주주환원율을 확대할 수 있다는 기대를 내보인 것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도 “기업가치 제고계획 예고는 했지만 밸류업지수에 들지 못한 금융주들이 편입을 위해 시장 기대를 뛰어넘는 주주환원 의지를 경쟁적으로 드러낼 가능성이 있다”고 바라봤다.
▲ 이부연 한국거래소 경영지원본부장보(상무)가 9월26일 밸류업지수 추가 설명회를 진행하고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
KB금융 등 밸류업 공시를 앞두고 있는 우량 기업들은 밸류업지수 연말 편입 가능성도 계속 언급되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앞서 한국거래소는 코리아 밸류업지수를 발표한 뒤 편입종목 선정에 관한 비판 등이 제기되자 3일 만에 올해 안에 구성종목을 변경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KB금융은 올해 정부의 기업 밸류업 정책에 발맞춰 매 분기 실적발표 때마다 ‘통큰’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1분기에는 금융권에서 처음으로 2024년부터 배당총액 기준 분기 균등배당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분기 균등배당은 주주들의 현금흐름 예측성을 높여주고 배당락이 크지 않다는 장점이 있다.
배당락은 배당기준일이 지난 뒤 배당수익률 만큼 주가가 빠지는 현상이다.
KB금융은 해마다 이익규모에 따라 탄력적으로 자사주 매입 및 소각도 실시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배당총액이 동일하더라도 주당배당금이 올라가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그 뒤 2분기 실적발표 때는 2024년 한 해 동안 자사주 7200억 원 규모를 매입해 소각하겠다는 구체적 계획을 내놓았다.
이번 밸류업 공시는 올해 초부터 정부가 한국 증시 저평가 해소를 위해 적극 추진해온 기업 밸류업의 핵심 실행방안 가운데 하나인 만큼 시장의 시선이 더욱 쏠릴 수밖에 없다.
KB금융은 올해 순이익도 4대 금융지주 가운데 1위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그만큼 주주환원 눈높이도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B금융은 2024년 3분기 연결기준 순이익 1조4922억 원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 2023년 같은 기간보다 11.19% 늘어나는 것이다.
올해 연간으로는 순이익이 금융지주 최초로 5조 원대로 올라서면서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할 것으로 전망된다. 자기자본이익률도 8.73%로 2023년(8.44%)보다 0.29%포인트 높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신한금융은 앞서 7월 발표한 밸류업 공시에서 2027년까지 자사주 5천만 주 감축, 주주환원율 50% 달성 등 계획을 발표했다. 우리금융 역시 보통주자본비율이 13%를 넘기면 총주주환원율을 50%까지 확대한다는 계획 내놨다.
은경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은행들은 과거와 달리 호실적과 주주환원율이 높은 상관관계를 보이고 있다”며 “탄탄한 이익체력에 바탕한 점진적 주주환원율 확대가 계단식 주가 상승으로 연결될 전망”이라고 바라봤다.
KB금융을 비롯한 4대 금융지주는 통상 10월 중순 뒤 3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KB금융은 지난해에는 10월24일에 3분기 실적발표를 진행했다.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