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메라모듈 시장에서 중국 업체들이 약진하면서 LG이노텍의 성장동력 발굴이 시급해졌다. < LG이노텍 > |
[비즈니스포스트] LG이노텍이 기존에 장악하고 있던 카메라모듈 시장에 중국 업체들이 속속 진입하면서 경쟁이 과열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체 매출의 80%가량이 카메라모듈을 포함한 광학솔루션 부문에서 나오는 LG이노텍이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해야 할 필요성이 커진 것이다.
문혁수 LG이노텍 대표이사가 속도를 내고 있는 전장부품과 반도체기판 등 사업 다각화 연내 성과에 업계 이목이 쏠리고 있다.
6일 전기전자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그동안 LG이노텍, 대만 폭스콘, 중국(홍콩) 코웰이 나눠가지던 애플 아이폰 카메라모듈 공급망에서 중국 업체들의 시장점유율이 점차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애플은 올해부터 아이폰 카메라모듈 공급망에서 빠진 일본 샤프의 물량 대부분을 폭스콘과 코웰에 할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물량은 적지만 중국 럭스웨어도 새롭게 아이폰 공급망에 진입한 것으로 파악된다.
중국 서니옵티컬이 2025년부터 애플 카메라모듈 공급망에 진입할 가능성도 제기되기 시작했다.
LG이노텍은 전체 매출의 80%가량을 카메라모듈에서 얻고 있는데, 중국 업체들의 추격으로 시장점유율이 점차 떨어질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2023년 기준 LG이노텍의 애플 아이폰 카메라모듈 내 점유율은 70% 수준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게다가 저렴한 중국산 제품과 경쟁이 치열해지면 향후 카메라모듈 판매가격도 인상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박상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이폰16부터는 중국 제조사의 카메라모듈 공급이 시작된다”며 “판매가격 인하 압박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북미 고객사(애플)에 편중된 매출 구조에서 탈피해야 할 때”라고 분석했다.
이에
문혁수 LG이노텍 대표는 카메라모듈 공정을 개선하고, 폴디드줌 등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 확대를 통해 수익성 확보에 나서고 있다.
전장부품과 반도체기판 등 사업 다각화 필요성도 절실해졌다.
LG이노텍은 자율주행에 필수적인 카메라모듈과 통신모듈, 차량 주변을 스캔하는 라이다 모듈, 차량 외부 물체의 방향·속도·거리를 탐지하는 레이더모듈 등 최첨단 전장부품을 만들고 있다.
전장부품 사업부의 올해 신규 수주 금액은 2조 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된다.
올해 전장부품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조, 6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매출 규모는 아직 광학솔루션 부문의 10% 수준에 그치지만 가파를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 문혁수 LG이노텍 대표이사. < LG이노텍 > |
문혁수 대표는 올해 초 주주총회에서 “자율주행과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등에 집중해 전장부품 사업 매출을 5년 안에 5조 원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고 자신했다.
반도체기판 사업도 강화하고 있다.
LG이노텍은 2022년 6월 LG전자로부터 총 연면적 약 22만㎡ 규모의 구미 4공장을 인수해 최신 대면적 반도체기판 ‘플립칩-볼그리드어레이(FC-BGA)’ 생산라인을 구축하기 시작했다.
올해 4분기부터는 FC-BGA에서 유의미한 매출이 발생하기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FC-BGA는 고집적 반도체 칩과 메인 기판을 연결해 전기적 신호와 전력을 전달하는 기판이다.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분야에서 FC-BGA 수요가 증가하면서 2030년 글로벌 FC-BGA 시장 규모는 22조 원으로 2022년 10조 원 대비 2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도체기판 후발주자인 LG이노텍은 최근 AI로 원자재 불량을 검수하는 기술을 선제적으로 도입하는 등 품질 경쟁력을 강화해 대형 고객사를 유치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문혁수 대표는 올해 3월 주주총회에서 “FC-BGA는 이미 소량 생산하고 있다”며 “이르면 올해 8월, 늦으면 10월에는 의미 있는 수준의 매출을 내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