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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건설연 정승현 스마트도시클러스터장 "K스마트시티 경쟁력은 'K'"

김홍준 기자 hjkim@businesspost.co.kr 2024-10-02 12: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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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스마트시티 지피지기 백전불태] UN해비타트의 2022 세계 도시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전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인 56.2%는 도시에 살고 있다. 이 수치는 2050년 68.4%까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전 세계 사람 세 명 중 두 명이 도시에 살게 된다는 의미다.
도시는 이제 인구가 많은 정착지로서 여러 기능이 결합된 생활공간에 그치지 않고 구성원들에게 안전, 이동성, 효율성 등을 제공하는 플랫폼이 될 뿐 아니라 기후변화와 인구감소 등 다양한 문제의 솔루션으로서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대안으로도 여겨진다.
이러한 도시의 가능성은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등 IT기술과 결합한 스마트시티로 구체화된다. 이미 전 세계 곳곳에서 스마트시티 구축이 진행되고 있고 시민들의 삶에 그 효과가 녹아들어가고 있는 사례도 적지 않다.
우리나라도 최고 수준의 IT 기술력과 도시개발 노하우를 바탕으로 스마트시티 산업 경쟁력을 높이 쌓아올렸다. 최근에는 민관이 힘을 모아 K스마트시티를 해외건설 패러다임을 바꿀 새로운 수출 상품이자 한류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는 국내외 스마트시티 현장부터 스마트시티 도입이 예상되는 수출후보지역까지 탐사하고 스마트시티 산업의 현실 경쟁력과 잠재력을 분석 취재했다.

1부 이미 펼쳐진 미래 스마트시티, 인류의 고민을 푼다
2부 한국의 스마트시티, 어디까지 와 있나
3부 도시개발도 이제는 콘텐츠, 뻗어나가는 K도시
4부 한국의 새 경쟁력이자 도약대, K스마트시티

[인터뷰] 건설연 정승현 스마트도시클러스터장 "K스마트시티 경쟁력은 'K'"
▲ 정승현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스마트도시클러스터장이 ‘한국성’이야말로 K스마트시티가 갖고 있는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비즈니스포스트] “K스마트시티가 가진 가장 큰 경쟁력은 ‘K’에 있다. 다시 말해 ‘한국성’이다. K팝, K푸드, K컬처가 전세계적으로 위용을 떨치듯 K스마트시티도 한국성을 잘 발현할 때 큰 위력을 가지게 될 것이다.”

정승현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스마트도시클러스터장은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의 스마트도시의 강점은 한국 건설업계만이 갖고 있는 DNA라고 강조했다.

최근 해외 각국은 각자 나라별 특징을 살려 스마트시티 정책을 마련하고 이를 추진하고 있다.

중국과 인도는 인구 증가로 인한 도시 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으로 스마트시티 정책을 마련했다. 자동차의 나라 미국은 교통 분야를 중심으로 스마트시티챌린지를 진행해 대표 사례를 만들기도 했다.

유럽은 기후 위기를 맞아 탄소중립도시와 스마트시티를 동시에 추진하는 것에 더해 개선된 보행환경, 대중교통 중심의 교통 환경 등을 갖춘 ‘15분 도시’를 구축하기 위해 도시 차원의 노력을 진행하고 있다.

대한민국에서도 이러한 세계적 흐름에 발 맞춰 스마트시티 관련 기술 및 정책 마련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기관이 있으니 바로 한국건설기술연구원(건설연)이다. 

1948년 대한민국 정부 수립과 함께 내무부 산하의 토목시험소로 처음 조성된 건설연은 현재 국민 삶의 질 문제와 직결되는 국가적 차원의 이슈 해결을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정책연구를 수행하는 다른 기관과 달리 건설기술을 연구하는 기관인 만큼 기업들과도 협력해 기술개발을 수행한다.

비즈니스포스트는 건설연에서 스마트시티 분야 연구를 중점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스마트도시클러스터의 정승현 클러스터장과 9월30일 서면 인터뷰를 통해 한국형 스마트시티의 강점과 가능성 등을 짚어봤다.

건설연은 스마트시티 분야의 연구를 심화하기 위해 2021년 스마트도시클러스터를 조성했다. 현재 스마트도시클러스터는 정부 스마트시티 정책 지원을 수행하는 것에 더해 탄소중립스마트시티와 인공지능(AI)와 빅데이터를 이용한 도시계획 수립 지원 연구를 하고 있다.

정 클러스터장은 건설연이 스마트도시클러스터를 조성한 이유를 놓고 정보통신기술(ICT)과 건설기술이 모두 필요한 스마트시티 연구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선 연구 측면에서도 융복합이라는 요소의 도입이 필요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과거에도 건설연에 스마트시티 관련 부서가 있었긴 했지만 지금과는 형태가 달랐다”며 “현재 스마트도시클러스터에 소속된 인원들은 원소속을 따로 두고 겸직이라는 형태로 스마트시티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는 분야별로 고정된 테두리 내에서 연구를 수행하던 것을 탈피하고 다양한 전공자들과 협력해 융복합 연구를 진행하기 위한 것”이라며 “건설연 뿐만 아니라 다른 국내외 기관과도 협력을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인터뷰] 건설연 정승현 스마트도시클러스터장 "K스마트시티 경쟁력은 'K'"
▲ 블록형 건물로 이뤄진 격자형 구조가 인상적인 바르셀로나는 블록 9개를 합해 슈퍼블록으로 묶어 찻길을 줄이고 사람들의 활동공간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도시 구역을 정비했다. < 유튜브 채널 'VOX' 화면 갈무리 >
정 클러스터장은 스마트시티 수출 시대를 맞이한 시점에서 건설연의 역할은 대한민국이 곧바로 해외 진출을 할 수 있을 정도의 스마트도시 기술의 개발 및 검증, 기술 고도화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현대자동차그룹이 사우디아라비아 빈 살만 왕세자의 재단과 스마트시티 협업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는 등 K스마트시티는 대한민국의 새로운 수출 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정 클러스터장은 한국 건설업계가 스마트시티 수출을 적극적으로 노려볼 만한 국가로 중앙아시아의 몽골과 동남아시아의 인도네시아를 꼽았다.

정 클러스터장은 몽골을 놓고는 “인구가 많지 않지만 많은 제도가 한국을 닮아가고 있다”며 “한국의 스마트시티뿐 아니라 다양한 건설 기술들이 도입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인도네시아와 관련해서는 “떠오르는 신흥개발국으로 수도를 이전한 데다가 인구수가 높아 도시화 및 도시문제 대응이 매우 필요한 곳”이라며 “인도네시아에 스마트시티를 수출하기 위한 전략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 스마트도시클러스터에서 탄소중립스마트시티와 관련해 개발된 시스템 및 기술을 중앙아시아와 동남아에 적용하고 검증하기 위한 연구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연구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면 연구개발에 참여한 기업들은 해당 지역에 진출해 경쟁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된다”고 말했다.

정 클러스터장은 치열한 글로벌 시장 속에서 K스마트시티만이 보유하고 있는 경쟁력을 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베트남을 비롯해 한국의 신도시가 수출된 곳에서는 이미 K주거단지, 한국형 아파트의 명성이 자자하다”며 “한국이 아파트를 수출하면서 아파트를 고급 주택으로 여기지 않았던 나라들의 인식이 바뀌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K의 DNA에는 빠른 속도도 있다”라며 “한국의 빠른 인터넷 속도가 상징하듯 K스러운 스마트시티야말로 한국 건설업계가 갖춘 강점”이라고 부연했다.

다만 그는 한국에서 스마트시티라는 개념을 단순히 기술적 측면에서만 접근하고 있는 데에는 아쉬움을 드러냈다.

정 클러스터장은 “한국에서는 탄소중립과 스마트시티를 분리해서 바라보는 관점이 강하다”며 “대중교통 중심의 보행 친화적인도시를 만드는 것, 도시의 녹지와 휴식 공간을 확충하는 것, 가까운 거리에서 생활편의시설에 접근할 수 있는 것 등 탄소중립도시와 스마트시티가 따로 접근해야 할 이유가 없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스마트시티 기술을 통해 사람들의 생활이 바뀌고 삶의 질이 개선된 대표 사례로 도시재생과 연계한 바르셀로나의 스마트시티 정책을 들었다.

바르셀로나의 슈퍼블록은 계획 단계에서 데이터 모델링까지 슈퍼컴퓨터 기술이 도입된 대표적 스마트시티 사례로 꼽힌다.

블록형 건물로 이뤄진 격자형 구조가 인상적인 바르셀로나는 블록 9개를 합해 슈퍼블록으로 묶어 찻길을 줄이고 사람들의 활동공간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도시 구역을 정비했다. 이를 통해 차량 매연 및 소음을 줄이는 동시에 안전 향상에도 성공해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도록 하는 성과를 달성했다.

정 클러스터장은 “저는 스마트도시를 단순히 기술만으로 바라보지는 않는다”며 “다양한 스마트도시 기술들이 어우러져 도시민의 삶의 질을 향상한 사례를 봤을 때 감동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새로운 도시 모델을 만들어내는 주도권을 잡기 위해선 깊이 있는 인문학적 사고와 연구가 필요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정 클러스터장은 “다보스 포럼에서 클라우스 슈바프가 사물인터넷 기반의 스마트시티를 주장하고 프랑스의 소르본느대학 경영대학원의 카를로스 모레노 교수가 15분 도시 개념을 창안했다”며 “그 뒤 전 세계가 그러한 철학에 공감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경쟁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우리 정치권, 산업, 대학, 연구 등 모든 분야에서 도시와 관련해 철학적 사고의 중요성을 분명히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홍준 기자

본 기획물은 정부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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