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크로소프트(MS)가 증강현실 기기 사업을 중단하는 수순을 밟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
[비즈니스포스트] 마이크로소프트가 자체 증강현실(AR) 헤드셋 ‘홀로렌즈’ 사업을 사실상 중단하는 수순을 밟는다.
메타가 스마트글라스 형태 증강현실 기기로 사업 확장에 분명한 비전을 제시한 반면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주요 경쟁사는 고전하며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IT전문지 더버지는 2일 마이크로소프트의 성명을 인용해 “홀로렌즈2 생산은 이미 중단되었으며 보안 업데이트를 비롯한 기술 지원은 2027년 마감된다”고 보도했다.
홀로렌즈2는 마이크로소프트가 2019년 선보인 고글 형태의 증강현실 헤드셋이다. 2015년 상용화된 홀로렌즈 첫 제품의 후속작으로 출시됐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앞으로 증강현실과 가상현실을 결합한 혼합현실(MR) 시장에서 소프트웨어 솔루션과 서비스 등으로 꾸준한 사업 기회를 찾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더버지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최근 2년 동안 관련 사업에서 고전해 온 만큼 홀로렌즈2 생산과 지원 중단은 자연스러운 수순이라고 바라봤다.
홀로렌즈 사업을 총괄하던 핵심 임원이 2022년에 회사를 떠난 데다 올해 초 구조조정 과정에서 관련 분야를 담당하던 임직원도 다수 해고됐기 때문이다.
차기 제품인 홀로렌즈3 개발 계획도 오래 전에 중단된 것으로 파악됐다. 사실상 증강현실 관련 사업에서 손을 떼는 수순을 밟아 온 셈이다.
증강현실 및 가상현실 사업을 회사의 차세대 핵심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는 메타의 독주체제가 앞으로 더욱 뚜렷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메타는 최근 개발자회의를 열고 가상현실 헤드셋 신제품 ‘퀘스트3S’와 증강현실 글라스 ‘오라이언’ 시제품을 선보였다. 주요 차기 제품과 중장기 사업 목표를 모두 제시한 셈이다.
퀘스트3S는 머리에 쓰는 헤드셋 형태 제품으로 가상현실 및 증강현실 콘텐츠 구동에 특화한 반면 오라이언은 일반 안경과 비슷한 모양 및 무게감으로 휴대성에 중점을 뒀다.
메타는 오라이언을 정식으로 상용화해 증강현실 콘텐츠 및 플랫폼을 본격적으로 대중화하겠다는 목표를 두고 있다.
애플이 자체 혼합현실 헤드셋 ‘비전프로’ 판매 확대에 고전하고 마이크로소프트는 사업 중단 수순을 밟는 것과 달리 메타는 여전히 뚜렷한 비전을 두고 투자를 지속하고 있는 셈이다.
구글 역시 스마트글라스 형태 제품으로 증강현실 시장 진출을 노렸고 가상현실 플랫폼도 출시했으나 이는 본격적인 사업화 단계에 들어서지 못하고 크게 축소됐다.
삼성전자가 구글 및 퀄컴과 협업해 혼합현실 시장에 뛰어들겠다는 계획을 제시했지만 사업 방향성은 구체화되지 않았고 관련 제품을 출시하는 시기도 예측하기 어렵다.
결국 미국 대형 IT기업들이 잇따라 진출 기회를 엿본 증강현실 및 관련 시장에서 메타가 독주체제를 확보하기 유리해진 것으로 분석된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는 오라이온이 궁극적으로 스마트폰을 대체할 수 있는 기기가 될 것이라고 바라보며 사업 성과에 강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블룸버그는 “메타 경영진은 증강현실 글라스가 대중화될 수 있다는 믿음을 두고 있다”며 “실제 상용화 및 판매가 이뤄지기까지 꾸준한 하드웨어 발전이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