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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업' 압박 받는 CJ그룹, '지분·경영권 승계'와 '주주가치' 균형 고심 

류근영 기자 rky@businesspost.co.kr 2024-09-30 15:4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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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CJ그룹을 향한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압박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거래소가 구성한 밸류업지수 100종목에 CJ그룹 계열사는 한 곳도 없었는데 이는 주주가치를 강조하는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다는 점에서 CJ그룹이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다.
 
‘밸류업' 압박 받는 CJ그룹, '지분·경영권 승계'와 '주주가치' 균형 고심 
▲ 설명

CJ그룹이 오너3세로 지분과 경영권 승계를 진행하는 과정에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주주가치 향상 노력과 원활한 승계 사이의 절충점을 찾는 일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30일 증권업계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CJ와 같이 밸류업지수 편입에 탈락한 기업들도 지속해서 주주가치 향상 압박을 받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CJ그룹 지주사인 CJ는 낮은 주가순자산비율(PBR)과 핵심 계열사들의 이익 개선 추세로 당초 밸류업지수 편입 가능성이 거론되며 주식시장에서 관심을 받았지만 실제로는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CJ뿐 아니라 그룹의 다른 계열사들도 단 한 곳도 밸류업지수에 편입되지 못했다. 오리온과 동서, 오뚜기, 삼양식품, 롯데칠성음료 등 CJ그룹의 식품 사업과 경쟁하고 있는 다른 기업들은 밸류업지수 100종목에 포함됐다.

물론 밸류업지수 종목 선정과 관련해 적절성 논란이 나오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CJ그룹의 계열사가 밸류업지수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것을 큰 문제라고 보기 어렵다는 시각도 나온다.

하지만 주주환원을 적극적으로 하는 기업이라는 평가를 받을 수도 있는 분위기에 올라타지 못했다는 점만 보면 CJ그룹의 주주환원 노력이 눈높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그대로 반영된 것 아니냐는 의견도 없지 않다.

주주가치 향상을 위해 노력한다는 평판을 구축하기 위한 구체적 방안을 마련해야 할 유인도 커졌다고 볼 수 있다. 

이런 분위기를 살펴볼 때 CJ그룹은 오너3세의 지분 및 경영권 승계 작업에 더욱 조심스럽게 다가설 것으로 보인다.

최근 CJ그룹의 경영승계 속도를 놓고 이전보다 빠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오너3세의 움직임이 이전보다 자주 눈에 띄고 있다. 

최근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딸인 이경후 CJENM 브랜드전략담당실장이 한 패션쇼에 모습을 드러내는가 하면 그 남편인 정종환 CJENM 콘텐츠·글로벌사업 총괄은 장인인 이 회장의 사우디아라비아 출장길에 대동하기도 했다. 

이 회장의 아들 이선호 CJ제일제당 식품성장추진실장은 근래 직접 모습을 드러낸 적은 없다. 다만 7~8월 열린 프랑스 파리올림픽에서 그가 직접 아이디어를 내고 기획을 한 한식 셰프 육성 프로젝트를 선보이며 실적을 쌓았다. 

CJ그룹 오너3세의 지분 및 경영권 승계에서 CJ그룹의 입장과 소액주주의 입장이 충돌할 가능성이 높은 지점은 CJ올리브영의 상장이다. 

CJ올리브영 주식은 이경후(지분율 4.21%)·이선호(11.04%) 실장의 보유 재산 가운데 상당 비중을 차지한다. 이 때문에 이들이 아버지인 이 회장이 보유한 지주사 CJ 지분 42.07%(1227만5574주)를 넘겨받아 경영권을 승계할 때 CJ올리브영 주식이 중요한 재원이 될 것이란 게 재계의 일반적 시각이다. 

다만 그동안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였던 CJ올리브영의 기업공개(IPO)는 자회사 상장으로 지주사의 가치가 할인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소액주주들과 이해가 충돌할 수 있다.

주식시장에서는 지주사의 사업 자회사가 상장하면 자회사의 사업 가치가 지주사와 자회사에 중복 계산된다는 점 때문에 지주사에는 사업 가치를 할인해 매기는 경향이 있다. 

LG화학에서 배터리 셀 사업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이 분리돼 상장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실제 LG에너지솔루션 상장 뒤 LG화학 주가가 하락세를 보여 LG화학 소액주주들이 크게 반발한 적이 있다. 

물론 CJ가 필요에 따라 비상장 자회사의 상장을 강행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지만 주식시장에서 나타나는 소액주주들의 반발 강도는 이전보다 훨씬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HD현대그룹의 조선 부문 중간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은 2021년 소액주주들의 반발을 무릅쓰고 비상장 자회사였던 HD현대중공업의 상장을 추진했지만 2023년에는 당초 상장을 추진하기로 했던 HD현대삼호의 상장 계획을 결국 철회했다. 
 
‘밸류업' 압박 받는 CJ그룹, '지분·경영권 승계'와 '주주가치' 균형 고심 
▲ CJ그룹이 소액주주와 이해 충돌을 회피하기 위해 CJ올리브영을 주식시장에 상장하는 대신 CJ와 CJ올리브영을 합병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최근들어 소액주주들의 목소리가 더욱 커지고 세력화를 통한 단체행동도 빈번해지고 있는 분위기도 고려한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같은 맥락에서 SK이노베이션도 향후 배터리 자회사 SK온의 기업공개를 추진할 때 기존 SK이노베이션 주주들에게 SK온 주식을 확보할 수 있는 권리를 주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이런 움직임들을 종합해볼 때 CJ그룹이 소액주주와 이해가 충돌하는 기업공개 대신 지주사 CJ와 CJ올리브영을 합병하는 방식을 채택해 주주가치와 직접 부딪히는 상황을 최소화할 가능성도 떠오른다. CJ와 CJ올리브영의 기업가치를 매긴 뒤 각각의 비율에 따라 합병 법인의 지분을 배분받는 방식이다. 

오너3세들은 CJ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합병 법인의 지분을 확보할 수 있게 되고 합병 법인에서 배당도 받을 수 있다. 

물론 이 방식을 채택하더라도 각 회사의 가치를 산정하는 문제에서 소액주주들과 이해관계 충돌은 발생할 수 있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배당을 비롯한 주주환원 정책에서 오너 쪽과 소액주주의 이해관계가 일치하는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CJ그룹 관계자는 “CJ와 CJ올리브영의 합병은 우리가 우선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며 “CJ올리브영의 현금 창출 능력이 충분한 만큼 기업공개 역시 현 시점에서는 준비하고 있지 않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주주가치 향상 방안을 담은 밸류업 공시와 관련해서는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류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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