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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의 영화계 탄압, 유신시대로 회귀했나

김수정 기자 hallow21@businesspost.co.kr 2016-11-07 15: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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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게이트’로 박근혜 정부가 문화예술계에 정치적 압력을 행사했던 정황이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특히 대중적 파급력이 큰 영화계의 경우 정치적 이념의 굴레를 씌워 탄압을 가했다는 발언이 이어지고 있다.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이 청와대 수석의 압력으로 강제퇴진을 요구받은 데 대해 "내가 무슨 좌파냐, 왜 물러나야 하느냐"고 억울함을 호소했다는 말이 7일 CJ그룹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이 부회장이 정권에 '미운털'이 박혀 강제퇴진을 당했을 것이란 의혹을 뒷받침하는 발언이다.

  박근혜 정부의 영화계 탄압, 유신시대로 회귀했나  
▲ 이미경 CJ그룹 부회장.
기자 출신인 영화평론가 오동진씨는 7일 한 라디오방송과 전화인터뷰에서 이미경 부회장이 청와대의 압력으로 강제 퇴진당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모든 일들이 퍼즐이 맞춰지는 듯한 느낌”이라고 말했다.

오씨는 이 이 부회장이 CJ엔터테인먼트를 만들고 CJE&M을 실질적으로 경영해오다 갑자기 경영일선에서 물러나 돌연 미국으로 떠난 데 대해 당시 영화계에서 의아해하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오씨는 “MB정부 이후부터 계속해서 보수적 정부에서 영화계가 이른바 좌파의 온상이다, 그런 좌파의 색깔로 영화들을 많이 만든다 이렇게 보고 있었던 시선들이 굉장히 많고 거기에 이른바 메이저 스튜디오라고 하는 CJ엔터테인먼트가 그런 작품들을 만드는 데 투자를 하고 좀 부채질한다, 이런 시선이 있었던 게 사실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영화 ‘변호인’과 ‘광해 왕이 된 남자’가 대표적인 좌파 영화로 ‘눈엣가시’가 됐을 것으로 추측했다.

오씨는 이런 분위기에서 CJ엔터테인먼트뿐 아니라 영화투자배급사들이 선택하는 영화들이 바뀌었다고 파악했다.

그는 “CJE&M이 영화 ‘국제시장’을 만들고 그 다음에 ‘인천상륙작전’을 만들었는데 그 전에 ‘광해’ 등등을 만들어서 현 정권의 눈 밖에 나 있는 것을 국제시장으로 많이 커버했다, 이런 얘기가 나왔었다”며 “NEW(넥스트엔터테인먼트월드)도 사실은 그전에 ‘변호인’을 만들고 나서 ‘연평해전’을 만들어 그 이전의 성향들을 많이 희석화시키는 노력들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NEW 대표(김우택 대표)의 장인이 예전에 ‘민중과 지식인이라는 책을 쓴  한완상 선생”이라며 “그런 부분에 있어서도 변호인 만들고 그런 정서적인 것, 또 어떤 경영상에 있어서도 심리적 압박이 없지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근혜 정부 들어 영화계가 ‘좌파 일색’이라는 지적 속에 애국주의에 호소하며 정치적 이념을 둘러싼 영화개봉도 적지 않았다. ‘국제시장’이나 ‘연평해전’을 비롯해 올해 여름 개봉한 ‘인천상륙작전’ 등이 대표적이다. 특정 정치인들의 영화관람이 이어지면서 네티즌들 사이에 이른바 ‘국뽕’ 영화란 비판도 적지 않았다.

국내 영화산업의 최대 메이저인 CJ엔터테인먼트뿐 아니라 비교적 대기업자본으로부터 자유로운 NEW도 정권의 눈치를 봐야했다는 주장이 사실이라면 문화예술계의 창작과 표현의 자유를 억압해온 수준이 어느 정도 심각한지를 보여준 셈이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를 앞두고 이용관 전 집행위원장의 사퇴도 세월호를 다룬 영화 ‘다이빙벨’ 상영을 두고 마찰이 빚어졌던 정치적 배경이 작용했다고 보는 시각이 영화계에서 지배적이다.

영화단체연대회의는 10월26일 이 전 위워장에게 업무상 횡령혐의 등으로 실형이 선고된 뒤 공식성명을 내 “검찰의 무리한 기소는 ‘부산영화제 길들이기’를 위한 정치적 탄압”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영화계의 한 관계자는 “과거 유신시절이나 5공화국 때 자행됐던 정권탄압이 현 정권에서도 버젓이 일어났던 것이어서 충격적”이라며 “최근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논란과 함께 철저한 사실규명과 관련자 문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동민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7일 청와대가 이미경 부회장에게 사퇴압박을 가했다는 의혹에 대해 “마치 조폭영화를 보는 것 같”며 “청와대는 보수를 자처하며 '좌파 영화를 만들었다'며 물러나라고 했다지만 이는 원칙과 경제주체의 자율성을 보장하는 보수의 원칙과도 맞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도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원회의에 참석해 “1970년대 유신독재 시절에나 있을 법한 일"이라며 "CJ가 방송채널 개그프로에서 대통령을 희화화한 것이 문제가 됐다고 하니 유신공주라는 말이 맞긴 맞나 보다"고 비난했다.[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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