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화재가 삼성그룹 보험계열사 순이익 1위를 노리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
[비즈니스포스트]
이문화 삼성화재 대표이사 사장이 올해 삼성그룹 보험계열사 순이익 1위 도전에 힘을 싣는다.
삼성화재는 다른 손해보험사와 마찬가지로 새 회계제도 아래 좋은 실적을 내고 있는 데다 하반기 금리인하가 수혜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5일 증권사 분석을 종합하면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9월 기준금리를 0.5%포인트를 낮추는 '빅컷'을 단행한 가운데 금리인하는 생명보험사보다 손해보험사에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나온다.
생명보험사는 손해보험사보다 만기가 긴 보험상품 위주로 취급해 상대적으로 부채 듀레이션이 길기 때문이다.
부채 듀레이션은 투자금 회수 기간을 뜻한다.
▲ 이문화 삼성화재 대표이사 사장(사진)이 ‘빅컷’ 수혜를 볼 수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
통상적으로 금리가 하락하면 자산과 부채의 평가가격이 올라간다. 이때 부채 듀레이션이 길면 부채 증가폭이 자산 증가폭보다 크다. 부채가 늘면 순자산이 줄어 자본이 감소해 지급여력비율 하락으로 이어진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은 “생명보험사의 경우 금리 하락 등에 따른 영향이 예상보다 크게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보험연구원은 금리인하로 국내 보험사들이 지급여력비율에 직접적 영향을 받을 것으로 분석했다. 시장금리 하락 등으로 자본이 감소하면 보험사 지급여력비율이 낮아질 수 있다.
다만 시장에서는 똑같이 금리인하가 영향을 미쳐도 손해보험사보다 생명보험사가 입는 타격이 더 클 것으로 바라본다.
손해보험사 가운데 삼성화재는 금리 인하 영향폭이 상대적으로 작을 뿐 아니라 보유 채권 자산 평가이익이 상승해 투자손익이 더 좋아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조아해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삼성화재는 타사와 다른 자본 듀레이션 구조로 금리 인하가 오히려 지급여력비율 관리에 유리하다”고 바라봤다.
삼성화재는 금리 민감도를 감안했을 때 국고채 금리 0.1%포인트 하락에 대해 지급여력비율이 1.7%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추산됐다. 다른 주요 손해보험사인 DB손해보험과 현대해상은 지급여력비율이 각각 –0.7%포인트, -1.3%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삼성화재는 현재 자산부채관리(ALM) 측면에서 부채 듀레이션보다 자산 듀레이션이 긴 오버매칭 상태다”며 “금리 하락 구간에서도 지급여력비율(K-ICS) 방어가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하반기 금리인하 변수가 더해지며 삼성화재의 삼성생명 추격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손해보험사는 2023년 새 회계제도(IFRS17) 도입 이후 상대적으로 수익을 확보하기 유리해진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지금까지 삼성생명이 삼성화재에 삼성그룹 금융 계열사 ‘맏형’ 자리를 내놓은 적은 없다.
2023년 연결기준 순이익으로 삼성생명은 1조8953억 원. 삼성화재는 1조8184억 원을 거두며 여전히 삼성생명이 소폭 앞섰다.
올해 상반기에도 연결기준 순이익으로 삼성생명은 1조3685억 원을, 삼성화재는 1조3124억 원을 올렸다.
▲ 보험연구원은 금리인하로 국내 보험사가 지급여력비율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보험연구원> |
이 대표는 올해 3월 삼성화재 대표로 임기를 시작한 뒤 보험과 투자 영역의 고른 성장을 통해 다른 보험사들이 범접할 수 없도록 도약하겠다는 ‘초격차’ 전략을 세웠다.
이 대표는 특히 영업 전문가로 알려진 만큼 보험손익 확보 측면에서 강점을 지닌 것으로 평가된다.
삼성화재는 적극적 영업 활동에 힘입어 올해 상반기 보험손익으로 1조1976억 원을 냈다. 삼성생명은 2024년 상반기 보험손익으로 7118억 원을 거뒀다.
다만 삼성화재 실적 확대 행보에 있어 투자손익 규모는 변수로 꼽힌다.
올해 상반기 기준 삼성생명 투자손익은 1조1127억 원으로 삼성화재 투자손익 5194억 원을 크게 웃돌았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운용 자산 규모 차이도 크게 난다. 2024년 6월 말 기준 삼성화재 운용자산 규모는 약 81조1천억 원, 삼성생명은 251조3천억 원으로 삼성생명이 삼성화재보다 3배 이상 많다. 김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