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텍사스주 베이타운에 위치한 엑손모빌 소유 정제소.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미국 캘리포니아 주정부가 글로벌 정유 대기업 엑손모빌이 플라스틱 오염을 키우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는 이유로 소송을 제기했다.
3일(현지시각) 미국 정치언론 폴리티코는 로버트 본타 캘리포니아주 법무부 장관이 엑손모빌을 대상으로 한 소장을 샌프란시스코 고등법원에 제출했다고 보도했다.
캘리포니아주는 엑손모빌이 일회용 플라스틱 봉지를 대량 생산하고 사용을 권장했을 뿐만 아니라 플라스틱 봉지의 재활용 효용성과 관련해 잘못된 인식을 퍼뜨리는 행위를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본타 장관은 공식성명을 통해 “오늘 제기된 소송은 엑손모빌이 지난 수십년 동안 자행해온 사기행각을 명백하게 드러냈다”며 “우리는 법원이 엑손모빌에 모든 책임을 물을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이번 소송에서 엑손모빌을 대상으로 제기된 혐의는 공무집행 방해, 천연자원 남용, 수질 오염, 허위 광고 및 불공정 경쟁법 위반 등이다.
고등법원에 제출된 소장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는 이번 소송을 통해 엑손모빌이 추가적인 오염과 자연환경 파괴를 금지하고 대중들에 플라스틱과 관련해 잘못된 인식을 심어주는 활동을 중단시키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본타 장관실은 화석연료 기업들이 플라스틱 재활용 효용성을 과장한 로비 활동으로 인해 미국 정부 기관들은 플라스틱 생산 규제를 제때 제정하는 것에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비영리단체 플라스틱재활용협회(APR)이 2022년 내놓은 통계에 따르면 2020년 기준 글로벌 플라스틱 폐기물 재활용 비중은 9%대에 그쳤다. 플라스틱 캠페인 단체 비욘드플라스틱은 2022년 보고서를 통해 미국 국내 플라스틱 재활용 비중은 이보다 낮은 5~6%대라고 분석했다.
폴리티코는 캘리포니아주가 이번 소송을 앞서 제기한 기후피해 손해 배상 소송에 더해 엑손모빌 등 화석연료 기업들의 환경영향 책임을 묻기 위한 움직임에 힘을 싣고 있다고 평가했다.
본타 장관실은 소장을 통해 “엑손모빌은 열을 사용해 플라스틱 폐기물을 분해하는 고급 재활용 기술을 홍보하면서 (플라스틱 재활용 능력과 관련해) 오해의 소지가 있는 주장을 지금까지도 펼치고 있다”며 “그러나 자체 조사에 따르면 고급 재활용 과정에 투입된 플라스틱 폐기물 가운데 실제로 재활용 플라스틱이 되는 일은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로렌 카이트 엑손모빌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지난 수십 년 동안 캘리포니아 공직자들은 재활용 체계가 제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며 “그들은 스스로 행동하지 못했으면서 이제와서 책임을 다른 주체에 떠넘겨 비판의 대상으로 삼고자 한다”고 반박했다.
이어 “캘리포니아 공직자들은 우리를 고소하는 대신 먼저 우리와 협력해 플라스틱 폐기물 문제를 해결하고자 시도할 수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