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엔비디아가 연내 신형 AI 반도체 블랙웰 시리즈 양산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되나 TSMC의 패키징 생산 능력은 여전히 공급에 변수로 남아 있다. 엔비디아 블랙웰 GPU 기반 GB200 홍보용 이미지. |
[비즈니스포스트] 엔비디아가 신형 인공지능(AI) 반도체 ‘블랙웰’ 시리즈 설계 결함 문제를 신속히 해결해 올해 안에 양산을 시작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그러나 반도체 위탁생산을 담당하는 TSMC의 패키징 생산 능력 부족은 아직 해소되지 않아 안정적 물량 공급에 변수로 남아 있다.
대만 공상시보는 10일 “엔비디아가 반도체 설계를 수정해 양산 시점이 지연되는 시간을 최소화했다”며 “테스트 생산 절차를 처음부터 진행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엔비디아는 블랙웰 시리즈 신제품을 올해 안에 주요 고객사에 공급하겠다는 목표를 두고 있었다. 그러나 설계 결함 문제가 발견되며 일정에 차질이 빚어졌다.
설계를 변경하는 시간과 테스트 생산에 걸리는 시간 등을 고려한다면 출시 시기가 예정보다 크게 늦어지면서 엔비디아는 물론 관련 협력사에도 타격이 번질 가능성이 떠올랐다.
하지만 공상시보는 엔비디아가 블랙웰 시리즈 서버용 인공지능 반도체 신제품 ‘GB200’ 양산을 12월부터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객사에 본격적 제품 공급은 내년 1분기 중 시작될 것으로 예상됐다. 출시 일정이 약 2~3개월 정도 지연되는 데 그친 셈이다.
블랙웰 신제품은 엔비디아가 기존에 공급하던 ‘호퍼’ 시리즈 제품과 비교해 성능을 대폭 끌어올린 반도체로 인공지능 반도체 시장 성장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공지능 그래픽처리장치(GPU)와 함께 쓰이는 고대역폭 메모리(HBM) 탑재량도 늘어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마이크론 등 메모리반도체 기업에도 중요한 성장 기회로 꼽혔다.
▲ TSMC 반도체 패키징 기술 홍보용 이미지. |
특히 블랙웰 제품은 새 규격의 HBM3E 반도체가 처음 적용되는 제품으로 이러한 협력사들의 실적에도 출시 시기가 중요한 변수로 자리잡고 있었다.
엔비디아가 서둘러 설계 결함 문제를 해소하며 메모리 공급사들도 최악의 상황을 면하게 됐다.
하지만 공상일보는 엔비디아 블랙웰 제품 공급에 TSMC의 반도체 패키징 생산 능력이 아직 변수로 남아 있다고 바라봤다.
엔비디아 인공지능 반도체에 쓰이는 TSMC 칩온웨이퍼온 서브스트레이트(CoWoS) 패키징 라인 가동률이 계속 최대치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TSMC는 인공지능 반도체 수요에 맞춰 패키징 설비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공급 능력이 여전히 한계를 맞아 생산이 지연되는 병목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반도체 패키징은 GPU와 HBM 등 여러 종류의 반도체를 하나로 조립해 성능 효율을 높이는 기술이다. TSMC가 엔비디아 GPU 위탁생산 및 패키징을 모두 책임지고 있다.
공상일보는 TSMC의 패키징 공급 부족과 비교한다면 블랙웰 반도체 설계 결함 문제는 일정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의견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결국 엔비디아 반도체가 고객사에 원활히 공급될 수 있을지는 TSMC의 반도체 패키징 설비 투자 속도와 수율 확보에 달려 있다고 볼 수 있는 셈이다.
엔비디아는 최근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안에 수십억 달러 규모의 블랙웰 시리즈 제품을 출하할 것이라는 계획을 밝혔다. 대량 생산이 순조롭게 이뤄질 것이라고 자신한 것이다.
시장 조사기관 가트너는 “엔비디아는 사실상 경쟁 상대가 없는 기업이라 블랙웰 출시가 늦어져도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며 “설계 변경을 통해 원가를 절감하며 생산 지연에 따른 손해를 충분히 만회하고 남을 수도 있다”고 바라봤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