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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장 이복현 '금융위 흐름' 따라 은행 자율성 강조, 제각각 대출 기준 혼선은 고심

김환 기자 claro@businesspost.co.kr 2024-09-10 14:5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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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정부 부처 간 이견은 없다.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조금 더 세밀히 입장과 메시지를 내지 못해 차주에 불편을 드려 송구하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10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18개 은행장과 간담회를 가진 뒤 기자들과 만나 금융당국이 ‘엇박자’를 낸다는 지적에 이렇게 사과했다.
 
금감원장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54877'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이복현</a> '금융위 흐름' 따라 은행 자율성 강조, 제각각 대출 기준 혼선은 고심
이복현 금감원장(오른쪽)이 10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은행장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동안 금융당국 양대 축인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가계대출 정책을 두고 엇갈린 목소리를 내 시장 혼선을 불러일으켰다는 비판을 수용한 것이다.

이 원장은 동시에 대출정책에서 은행의 자율성을 강조했다.

모두발언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자율관리의 필요성을 언급했고 은행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한도 차등화 등 추가 관리 방안 계획이 있는지 묻는 질문에 “(앞으로) 10~11월 가계대출 흐름을 보고 2단계 스트레스DSR 효과 등을 보고 말씀드리겠다”며 말을 아꼈다.

이 역시 그동안 당국의 '강력한 개입'을 시사했던 입장에서 한발 후퇴한 것으로 평가됐다.

이 원장의 사과와 자율성 강조는 김병환 금융위원장 의견과도 맥락을 같이 한다.

김 위원장은 6일 취임 뒤 첫 브리핑 주제로 가계부채를 잡고 당국의 개입보다는 자율성을 강조했다. 동시에 “단편적으로는 강조되는 부분에 따라 메시지 충돌이나 혼선으로 보일 수 있지만 전체적 흐름에서는 저와 금감원 인식 차이는 없다”고 말했다.

다만 이 원장이 이날 자율관리만 강조하고 가이드라인은 내놓지 않으면서 은행권 가계대출 관리 정책의 변화가 불가피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가계대출 관리 공이 은행권으로 넘어가 당국 한 마디 한 마디에 대출 정책이 변하는 현상은 사라지게 됐지만 각 은행별로 다른 대출 기준에 따라 실수요자 혼란은 여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당장 신한은행이 이날 발표한 1주택자 주담대 취급 예외조건을 보면 ‘보유 주택 처분’이란 단서만 붙었다. 9일부터 적용된 우리은행 1주택자 주담대 예외조건에는 예비신혼부부와 상속, 이혼 등도 포함된다.

신한은행은 또한 신용대출이 연소득 100%를 넘겨도 본인결혼과 가족사망, 자녀출산, 의료비 등 개인 사정을 고려해 연소득 150%까지 대출을 내주기로 했다. 같은 조치를 내놓은 다른 은행이 아직까지는 일괄적으로 연소득 100%로 제한하고 있는 것과 차이가 있다.

금융소비자가 기존에는 한도와 금리를 비교하기 위해 은행을 돌았다면 이제는 대출가능 여부부터 불확실한 상황에서 은행을 돌며 대출 상담을 받아야 하는 상황에 놓인 것이다.
 
금감원장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54877'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이복현</a> '금융위 흐름' 따라 은행 자율성 강조, 제각각 대출 기준 혼선은 고심
김병환 금융위원장이 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가계부채 관련 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원장 역시 은행권 자율 관리가 자리잡기까지는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원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이제까지 모든 은행이 동일하게 감독당국의 대출규제만 적용하다 보니 은행별 상이한 기준에 익숙하지 않아 발생한 결과”라며 “자율적 가계대출 관행이 자리 잡기 위해서 반드시 현시점에서 고민하고 해결해 나가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은행권에서는 당국이 자율성을 강조한 상황에서 향후 상황 변화에 따라 별도의 추가적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은행이 자율적 기준에 따라 실수요자 중심으로 대출을 내줄 경우 대출 증가세가 이어질 수 있는데 이를 막기 위해 금융당국이 뒤늦게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면 더 큰 혼란이 찾아올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영업현장에서는 이날 회의에서 가이드라인이 나와 정리가 됐으면 좋겠다는 게 일반적 시각이었던 것 같다”며 앞으로 은행권이 자율적으로 가계대출을 관리하는 가운데 당국에서 다른 목소리를 낸다면 그것은 또 다른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바라봤다.

그는 “다만 당국이 자율성을 강조한다고 해서 아예 은행 자율에 맡긴 것은 아니고 은행의 연간 목표 등을 고려해 이 아래서 자율적으로 관리하라고 한 만큼 이에 맞춰 정책을 추진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김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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