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강원랜드가 고대하던 규제 완화 소식을 받아 들었다.
세계 수준의 복합리조트 경쟁력 확보를 위한 강원랜드의 움직임이 이제 본격적으로 발걸음을 떼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 강원랜드는 4일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영업장 면적 및 게임 대수 확장, 외국인 베팅 한도 상향 등 내용이 담긴 카지노업 변경 허가를 통보 받았다. |
5일 강원랜드는 전날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카지노업 변경 허가를 통보받았다고 공시했다.
카지노업 변경 허가 내용은 영업장 면적 변경, 카지노 게임기구 대수 변경, 외국인 전용 카지노의 이용 대상 및 베팅 한도 변경 등이다.
강원랜드는 일반영업장 면적을 기존 1만4513㎡에서 2만261㎡로 5748㎡ 늘릴 수 있게 됐다. 영업 면적을 6354m
2에서 1만1824m
2로 5470㎡ 늘린 2012년 증설 수준을 넘는 규모다.
여기에 외국인 관련 규제 내용의 변화도 눈길을 끈다.
외국인 전용 카지노의 이용 대상은 기존에는 외국인 시민권자에 한정됐으나 이번 규제 완화로 영주권자까지 확대됐다. 외국인 전용 카지노의 베팅 한도는 기존 30만 원에서 3억 원으로 1천 배가 늘어났다.
강원랜드는 외국인 전용 카지노 관련 규제를 국내 외국인 카지노 수준으로 완화해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강원랜드 관계자는 “국내에서 외국인 카지노 수요 가운데 시민권자는 거의 없었다 보니 외국인 유치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며 “외국인 베팅 한도까지 확대되면서 강원랜드가 문화체육관광부의 내한 외국인 관광객 2천만 명 목표 달성에도 일조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규제 완화에 따른 시장의 기대감이 커지면서 강원랜드 주가는 5일 전날보다 7.85% 상승한 1만7730원에 거래를 마쳤다.
강원랜드는 최근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복합리조트 개발을 통한 관광객 유치 경쟁이 거세지는 데 대응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공을 들여 왔다.
최철규 대표이사 직무대행은 올해 4월 강원랜드의 글로벌 복합리조트로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계획을 담은 ‘K-HIT(케이히트) 프로젝트 1.0’을 내놓기도 했다.
케이히트 프로젝트에는 2조5천억 원 투자를 통해 카지노는 물론 리조트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정선, 태백, 영월, 삼척 등 인근 폐광지의 관광자원과 동반 성장을 추진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다만 케이히트 프로젝트가 발표된 뒤 실제 계획의 실현을 위해서는 정부의 규제 완화가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임수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4월 보고서에서 “정부의 규제 완화가 없다면 발표된 주요 추진 계획은 진행이 불가한 상황”이라며 “강원랜드에 핵심 성장 동력은 정부의 규제 완화일 것”이라고 말했다.
강원랜드 역시 올해 6월에는 남한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규제개혁법무담당관실 서기관을 경영지원본부장으로 선임하는 등 규제 완화를 위해 공을 들여왔다.
정부의 규제 완화를 위해 지역 정치권의 도움을 끌어내는 데도 노력한 것으로 보인다.
강원랜드는 이번 규제 완화를 놓고 강원랜드 인근 폐광지역 일대인 동해시·태백시·삼척시·정선군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의 도움이 컸다고도 밝혔다.
최 직무대행은 “지역구 국회의원의 적극적인 지원과 폐광지역 주민의 염원이 한데 모아져 첫 단추를 잘 꿸 수 있었다”고 말했다.
다만 강원랜드가 복합리조트로서 세계적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는 아직 남은 과제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
특히 매출 총량 제한은 강원랜드에 가장 절실한 규제 완화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아무리 다른 규제가 완화되더라도 매출 총량 제한에 변화가 없으면 카지노 영업을 강화하는데 한계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강원랜드는 정부에 2023년 기준으로 한 해 1조5267억 원 이내로 묶여 있는 매출 총량의 폐지 혹은 상향, 하루 20시간인 영업시간 확대, 새 카지노 신축 등을 요구하고 있다.
최 직무대행은 이날 규제 완화 발표와 관련해 “강원랜드 카지노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매출 총량, 베팅 한도 및 영업시간 제한 등 남아있는 규제 개선을 위해 계속해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