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Who
KoreaWho
시민과경제  경제정책

[인터뷰] 주거복지연대 이사장 강한수 “정부 주거정책 좋지만 취약계층 진입장벽 여전”

김인애 기자 grape@businesspost.co.kr 2024-09-04 08:30:00
확대 축소
공유하기
페이스북 공유하기 트위터 공유하기 네이버 공유하기 카카오톡 공유하기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유튜브 공유하기 url 공유하기 인쇄하기

[인터뷰] 주거복지연대 이사장 강한수 “정부 주거정책 좋지만 취약계층 진입장벽 여전”
▲ 강한수 주거복지연대 이사장이 2일 서울 동작구 주거복지연대 이사장실에서 비즈니스포스트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정부가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해 적극적인 공급 대책을 예고하는 가운데 정책 사각지대에 놓인 주거취약계층을 위한 주거사다리는 여전히 미비한 것으로 파악된다.

쪽방촌과 고시원, 반지하 주택 등에 거주하는 취약계층의 주거 안정을 실현하기 위해서 공공과 민간 긴밀한 복지협력체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강한수 주거복지연대 이사장은 2일 서울 동작구 주거복지연대 이사장실에서 비즈니스포스트와 만나 정부의 공급 확대 정책에 대한 평가와 주거취약계층의 관점에서 나타나는 한계 등을 전달했다.

강 이사장은 정부가 만든 주거시스템 자체는 충분히 잘 마련됐다고 바라봤다. 

문제는 주거정책이 효과를 보는데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정책을 실현하는데 걸리는 시간과 국민이 정책에 적응하는데 걸리는 시간 등을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강 이사장은 “국민이 정부가 마련한 시스템에 접근해 내부에 들어가기까지 시간이 걸린다”며 “LH가 공급하는 매입임대만 해도 신청하고 선정되기까지 6개월~9개월을 기다려야 하는 대기수요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최근 정부는 주택공급과 주거복지 강화 등을 내용으로 하는 제3차 장기 주거종합계획을 발표했다. 여기서 정부는 소외되는 국민이 없도록 촘촘한 주거복지를 지원한다는 방침을 정하고 사각지대 없는 주거안전망 강화에 나서기로 했다.

다만 강 이사장은 제도권 밖에 있는 국민들을 제도권으로 흡수하기 위한 대책은 미비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계획에 포함된 주거복지 대책 가운데 '주거급여 비수급자 발굴체계 고도화'와 ‘주거취약계층 전용 버팀목 전세자금 대출’ 등을 사례로 언급했다.

우선 주거급여를 통해 주거시스템의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방안은 근본적으로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강 이사장은 "주거급여는 정부가 모든 주택수요에 대응하는 공급을 할 수 없기 때문에 현금으로 지원하는 것"이라면서 "한 달에 1인 기준 최대 34만 원의 주거급여를 받아서는 주거 시스템 안으로 들어갈 수 없다"고 지적했다.

버팀목 전세자금 대출은 취지는 좋으나 취약계층이 정보에 접근하기 어려워 실효성이 아쉽다는 견해를 보였다.

강 이사장은 “주거취약계층 전용으로 버팀목 전세자금 대출을 하는 것은 훌륭한 상품이지만 실행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찾아가는 홍보가 필요하다”며 “대출상품의 조건 정보를 이해하고 요구되는 서류를 제출하는 것에도 도움을 줘야 한다”고 보완 필요성을 제시했다.

아무리 잘 만들어진 정책 상품이라 하더라도 취약계층이 직접 따라오는 상향식 접근이 아니라 직접 정책 대상을 찾아가서 알리고 지원해주고 케어해주는 하향식 체계가 뒷받침돼야 성과가 있다는 것이다.

강 이사장은 정부가 8월 잇따라 발표한 서울·수도권 42만7천 호 공급과 뉴빌리지, 법인형 장기민간임대주택 등 정책들도 주거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삼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이들에게는 적어도 2억 원 이상의 보증금이 부담되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그는 "42만7천 호 공급은 집값을 안정화시키는 데 주된 목적이 있는 정책"이라며 “42만7천 호에는 중산층이 구입하는 아파트, 보증금이 있어야 하는 매입임대와 전세, 민간임대 등으로 구성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법인형 장기임대주택은 주거취약계층에게 마찬가지로 진입장벽이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장기적으로 주거문화 개선 측면에서 바람직하다고 바라봤다.

강 이사장은 “임대주택 총량이 늘어나 곳곳에 포진하면 부동산 열기도 사그라들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주택 가격이 안정되고 주거 문화가 소유에서 거주의 개념으로 개선될 것이다”고 판단했다.

강 이사장은 취약계층의 주거개선을 위해서는 정부 및 지자체와 공공기관, 비영리단체 사이의 촘촘한 주거복지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사장은 “정부는 큰 틀에서 주거계획을 구성하는 것이기 때문에 모든 주거 수요층을 계획에 담고 지원책을 마련하는 것은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인정하면서 “비영리단체가 정책에 담기지 못하는 취약계층 지원과 관련한 부분들을 사례별로 섬세하게 케어함으로써 정책의 실행력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주거지원 활동 경험에 비춰볼 때 취약계층의 주거여건을 상향하는 것 뿐만 아니라 현재 주거에서 복지수준을 높이는 방안도 병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내놨다.

강 이사장은 “주거 제도권 밖에 놓인 국민들이 제도권 내로 편입되는 것은 쉽지 않고 편입되더라도 다시 밖으로 쫓겨나는 일도 발생한다”며 “제도권 밖에 오랫동안 머무르더라도 주거수준을 높여 살 만한 환경으로 개선시켜 주는 것이 현실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주거복지연대는 2001년에 설립된 사단법인으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매입임대주택 장기공가를 지원받아 행정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무주택 서민들의 입주를 돕는 ‘따뜻한 주거복지 프로젝트’ 사업 등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주택금융공사(HF)의 주거환경개선사업 ‘HF드림하우스’, 한국토지주택공사의 ‘LH행복한밥상’ 등 사회공헌사업을 수행했으며 건설산업사회공헌재단, 서민주택금융재단과 업무협약체결(MOU)을 통해 매년 2억 원의 주거지원기금을 조성했다.

강한수 주거복지연대 이사장은 2022년부터 주거복지연대 등기이사로 활동했고 올해 7월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강 이사장은 한국해양대학교 해양학을 전공하고 단국대학교 대학원 행정정책학 박사를 취득했다. 1992년부터 2022년까지 한국주택공사에서 근무하며 베트남 하노이법인 법인장, 서울 남부권 주거복지지사장, 인천지역본부 판매보상처장, 서울지역본부 공동주택관리지원관 등을 역임했다. 김인애 기자

인기기사

차세대 고체산화물 연료전지 시장 커진다, SK·두산·HD현대 수주 각축전  신재희 기자
한국 대만 반도체 경쟁 넘어 협력으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AI 수혜 노린다 김용원 기자
밸류업 바람 타고 힘 받는 소액주주 운동, 성공사례 쌓으며 더 강력해진다 류수재 기자
오너일가 갈등에 병드는 한미약품, 실적 핵심 중국사업까지 흔들릴 위기 장은파 기자
허서홍 GS리테일 '아픈 손가락' 도맡아, 요기요·쿠캣 반등 해법 찾기 고전 김예원 기자
트럼프 "달러 사용 중단 국가에 관세 100% 부과", 기축통화 패권 수호 의지 이근호 기자
서울교육감 보선에 교과서 이슈 떠올라, 친일 논란 정치권서 교육계로 번져 조장우 기자
'추석 대목'에도 회복 기미 없는 광고업황, 시들한 본업에 네카오 '울상' 정희경 기자
[현장] 인도 금융당국의 진출 설명회에 금융사 총출동, 인구 1위 대국 향한 열기 후끈 김환 기자
미국 재무장관 "미국 경제 연착륙 도달, 금융시스템도 경고등 안 들어와" 이근호 기자

댓글 (0)

  •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 저작권 등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댓글은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 -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 등 비하하는 단어가 내용에 포함되거나 인신공격성 글은 관리자의 판단에 의해 삭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