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벨기에 브뤼셀에 위치한 유럽집행위원회 본부.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유럽연합(EU)이 수소 프로젝트 보조금 제공 기준을 강화한다.
2일(현지시각) 로이터는 입수한 유럽집행위원회 내부 자료를 인용해 중국 업체들이 보조금을 받는 것을 막고 자국 업체들이 지원받는 상황을 보장하기 위해 수소 보조금 기준이 강화된다고 보도했다.
유럽연합은 다음 달 그린수소(재생에너지를 활용해 생산된 수소) 산업 육성 프로젝트 시행을 앞두고 있어 이 같은 조치가 시행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수소 생산에는 물에서 수소를 전기로 분리할 수 있는 전해조가 필요한데 중국 업체들이 제조한 장비가 유럽 기업들이 만든 것보다 싼 가격에 시장에 공급되는 점이 고려됐다.
이에 유럽 전해조 생산 업체들은 유럽이 시행하는 대규모 그린수소 확보 프로젝트 '유럽 수소 은행' 참가 자격을 유럽 업체로 제한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붑커 훅스트라 유럽집행위원회 기후위원은 최근 공식 석상에서 "다음 업체 선정 과정은 다를 것"이라며 "유럽 전해조 공급망 구축을 위한 명시적 기준을 신설할 것"이라고 말했다.
로이터는 훅스트라 위원이 구체적인 기준을 공개하지는 않았으나 전해조가 유럽 내에서 생산하도록 요구하거나 비유럽 지역 의존도를 낮추도록 규제할 수도 있다고 봤다.
올해 4월에 있었던 지난 회차 그린수소 프로젝트 지원사업에서 유럽연합은 7개 프로젝트에 7억2천만 유로(약 1조 원)를 지원했다. 로이터에 정보를 제공한 수소 산업 관계자에 따르면 선정된 프로젝트 가운데 일부는 값싼 중국산 장비를 사용하고 있다는 의혹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집행위원회는 해당 보도 내용이 사실인지는 확인해주지 않았다.
훅스트라 위원은 "유럽연합은 중국과 관계를 단절하려는 것은 아니다"라며 "다만 산업 경쟁이 불공정하게 이뤄지고 있다면 행동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