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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의 혁신국가 아랍에미리트, 앞서가는 스마트시티 인프라 구현하다

이상호 기자 sangho@businesspost.co.kr 2024-09-03 09: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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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스마트시티 지피지기 백전불태] UN해비타트의 2022 세계 도시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전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인 56.2%는 도시에 살고 있다. 이 수치는 2050년 68.4%까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전 세계 사람 세 명 중 두 명이 도시에 살게 된다는 의미다.
도시는 이제 인구가 많은 정착지로서 여러 기능이 결합된 생활공간에 그치지 않고 구성원들에게 안전, 이동성, 효율성 등을 제공하는 플랫폼이 될 뿐 아니라 기후변화와 인구감소 등 다양한 문제의 솔루션으로서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대안으로도 여겨진다.
이러한 도시의 가능성은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등 IT기술과 결합한 스마트시티로 구체화된다. 이미 전 세계 곳곳에서 스마트시티 구축이 진행되고 있고 시민들의 삶에 그 효과가 녹아들어가고 있는 사례도 적지 않다.
우리나라도 최고 수준의 IT 기술력과 도시개발 노하우를 바탕으로 스마트시티 산업 경쟁력을 높이 쌓아올렸다. 최근에는 민관이 힘을 모아 K스마트시티를 해외건설 패러다임을 바꿀 새로운 수출 상품이자 한류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는 국내외 스마트시티 현장부터 스마트시티 도입이 예상되는 수출후보지역까지 탐사하고 스마트시티 산업의 현실 경쟁력과 잠재력을 분석 취재했다.

1부 이미 펼쳐진 미래 스마트시티, 인류의 고민을 푼다
2부 한국의 스마트시티, 어디까지 와 있나
3부 도시개발도 이제는 콘텐츠, 뻗어나가는 K도시
4부 한국의 새 경쟁력이자 도약대, K스마트시티

중동의 혁신국가 아랍에미리트, 앞서가는 스마트시티 인프라 구현하다
▲ 아랍에미리트 두바이를 상징하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물 '부르즈 할리파'의 모습. <두바이=비즈니스포스트>
[두바이·아부다비(아랍에미리트)=비즈니스포스트] 가슴골까지 드러난 과감한 오프숄더 상의부터 검은 천으로 온몸을 가린 채 눈만 내놓은 니캅(Niqab)까지.

양극단 혹은 그 중간 어딘가에 놓여 있는 다양한 옷차림을 한 여성들이 같은 공간에서 각자의 시간을 즐긴다.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의 대표적 명소인 ‘두바이몰’에서 남녀노소 할 것 없이 피부색도 다양한, 문자 그대로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몰리는 일은 그저 흔한 일상이다.

전 세계에서 이처럼 광범위한 문화적 배경을 지닌 사람들을 한 번에 볼 수 있는 도시가 또 있을까?

아랍에미리트는 나라의 건국 배경, 지정학적 요인 등의 영향으로 다양한 문화와 종교 사이에 공존과 관용을 중시해 왔고 적극적으로 외국인을 유치해 경제를 발전시켜 왔다.

상대적으로 적은 원유 매장량은 경제에서 원유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노력을, 외국인이 90%에 이르는 인구 구조는 행정의 효율화를 요구했다.

아랍에미리트의 독특한 사회 환경은 결과적으로 국가의 혁신을 이끌었다. 혁신을 위한 아랍에미리트의 노력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스마트시티로 꽃을 피우고 있다.
 
중동의 혁신국가 아랍에미리트, 앞서가는 스마트시티 인프라 구현하다
▲ 세계 최대 쇼핑몰인 두바이몰 내에 설치된 수족관의 모습. 두바이몰 수족관은 두바이몰 내 주요 볼거리로 세계 최고 수준의 크기를 자랑한다. <두바이=비즈니스포스트>
◆ 서울 혹은 그 이상, 두바이의 스마트 인프라

두바이국제공항에서 내려 버스, 전철과 같은 대중교통을 이용해 시내로 이동하려는 사람이라면 티켓 판매 창구 혹은 자동판매기 곳곳에서 ‘nol’이라는 표시를 확인할 수 있다.

두바이 도로교통청(RTA)가 운영하는 충전형 교통카드인 ‘놀(Nol) 카드’를 구매할 수 있다는 의미다.

놀 카드로 두바이 내에서는 버스, 전철, 트램, 수상택시와 같은 교통수단 이용은 물론 소매점 결제까지 가능하다. 요금 충전은 각 전철 역사 등에 놓인 기계는 물론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할 수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한국의 삼성전자와 두바이 도로교통청이 협약을 맺음으로써 스마트폰에 디지털 카드의 형태로 놀 카드를 이용할 수도 있게 됐다.

놀 카드는 한국 사람이라면 익숙한 T머니와 거의 같은 방법으로 이용하면 된다. 다만 세계적으로 T머니 혹은 놀 카드 정도로 사용처가 다양하고 모바일로 관리까지 가능한 충전카드의 사용은 흔한 사례가 아니다.

공공행정의 영역을 살펴보면 두바이의 높은 스마트시티 역량은 더욱 분명하게 드러난다.

두바이는 2021년에 스마트시티 관련 부서를 통합해 디지털청(DDA, Digital Dubai Authority)을 설립한 뒤 종이 없는 도시(paperless city), 블록체인 전략 등 다양한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종이 없는 도시’ 전략으로는 정부기관 14곳에서 64.9%의 종이 소비량을 절감했을 정도로 성과를 낸 것으로 파악된다.

행정 과정에서 종이를 줄인다는 것은 단순히 종이 소비량을 줄인다는 것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공공기관이 제공하는 서비스와 데이터가 모두 디지털화되고 인터넷 사이트 혹은 모바일 앱을 통해 이용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가령 두바이에서 운전면허를 갱신할 때는 굳이 경찰서 민원실이나 운전면허시험장을 찾아갈 필요가 없다. 지정된 병원에서 시력검사 등만 받아 놓으면 앱으로 처리가 가능하다.

수도, 전기 공과금은 물론 인터넷 요금, 교통벌금 납부를 비롯해 각종 민원 역시 원스톱 앱인 ‘두바이 나우’를 통해 처리할 수 있다. 두바이의 ‘스마트 경찰 서비스’ 앱을 통해서는 범죄 신고부터 교통사고 발생 시 현장 사진 전송까지 가능하다.

도시 곳곳에는 공과금 납부부터 OTT 서비스 등 다양한 콘텐츠의 결제가 가능한 키오스크도 마련돼 있다.

국내 한 기업의 두바이 현지 주재원은 “2008~2009년 정도만 해도 두바이에 있으면서 행정 처리 등 여러 가지에서 불편함을 많이 느꼈다”면서도 “이제는 행정업무는 물론 대부분 생활 영역에서 편의성이 한국과 비슷하거나 어떤 부분에서는 한국보다 낫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아랍에미리트의 수도 아부다비 역시 주요 명소 출입에 종이표 대신 모바일 QR코드를 사용하고 무인 카메라를 통한 교통 단속 등 수준 높은 스마트시티 인프라가 구축돼 있다.
 
중동의 혁신국가 아랍에미리트, 앞서가는 스마트시티 인프라 구현하다
▲ 두바이에서는 허름한 골목 구석구석에도 공과금, 온라인 콘텐츠 등 각종 결제가 가능한 키오스크가 설치돼 있다(사진 왼쪽). 두바이에서 사용할 수 있는 '놀 카드'는 한국의 T머니와 거의 같은 수준의 사용성을 보여준다(사진 오른쪽). <두바이=비즈니스포스트>  
◆ 아랍에미리트의 스마트시티 성적표는? 아부다비·두바이는 세계 수위권

아랍에미리트의 주요 도시로 꼽히는 수도 아부다비와 경제 중심지 두바이는 세계적으로 선두권으로 평가받는 스마트시티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이 올해 내놓은 ‘IMD 스마트시티 인덱스 2024’를 보면 아부다비는 10위, 두바이는 12위로 평가됐다.

IMD 스마트시티 인덱스는 세계적 권위를 자랑하는 스마트시티 평가로 매년 세계 주요 도시 140여 곳을 조사한 뒤 순위를 매겨 발표한다.

아부다비와 두바이의 순위는 아시아 지역 전체로 보면 5위인 싱가포르 다음이며 중동 및 북아프리카(MENA) 일대에서는 가장 높다.

아시아 지역의 다른 도시를 보면 베이징 13위, 타이베이 16위, 서울 17위, 상하이 19위, 홍콩 20위 등이다.

연세대학교와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등이 공동으로 발간한 ‘2022년 스마트시티 인덱스 보고서’를 보면 두바이는 “ICT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코로나19 팬데믹을 비교적 잘 극복한 도시”라고 평가됐다.

보고서는 “대표적으로 사물인터넷(IoT) 센서 인프라를 구축해 ‘두바이 펄스(Dubai Pulse, 두바이 정부의 블록체인 플랫폼)’를 통해 도시에서 발생하는 거의 모든 자료를 수집하고 있다"며 "단순히 수집 단계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세상의 문제들을 해결하고 사회 경제적 가치 창출을 위해서 활용됐다”고 파악했다.
 
중동의 혁신국가 아랍에미리트, 앞서가는 스마트시티 인프라 구현하다
▲ 중동의 첫 스마트시티로 꼽히는 마스다르 시티의 모습. 마스다르 시티는 탄소, 쓰레기, 자동차가 없는 도시로 계획된 만큼 재생에너지를 이용한 전기 차량이 곳곳을 다니며 이동수단으로 쓰인다. <아부다비=비즈니스포스트>
◆ 중동지역 스마트시티의 원조는 아랍에미리트, 새로운 스마트시티 개발도 계속된다

아랍에미리트에는 중동지역의 첫 스마트시티 개발로 평가되는 마스다르시티가 있다.

마스다르시티는 2006년부터 인구 4만 명 규모의 탄소, 쓰레기, 자동차가 없는 도시로 계획돼 개발이 시작됐다. 위치는 아부다비 동쪽의 아부다비국제공항 인근이다.

사우디아라비아가 국가적으로 추진하는 스마트시티인 네옴시티를 놓고 현실성에 의문을 품는 지적이 많은 반면 마스다르시티는 적당한 규모로 현실성 있는 계획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현재는 1단계 공사가 마무리돼 30% 정도 완성됐으며 1만5천 명이 거주하고 있다. 2030년까지 220억 달러가 추가로 투입돼 잔여 공사가 진행된다.

실제로 찾아간 마스다르시티에는 재생에너지를 사용하는 전기차량이 곳곳을 누비며 주요 이동수단으로 활용되고 있었다. 중앙 정원에는 태양광발전이 설치된 산책로, 도심 농사 시설, 대기에서 물을 얻어내는 타워 등 다양한 미래 기술이 적용된 시설이 곳곳에서 눈길을 끌었다.

마스다르시티는 올해 5월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의 첫 방한 당시 한국 기업의 수주 가능성 등을 놓고 국내에서 관심을 끌었다.

오세훈 서울시장 역시 올해 5월 마스다르시티를 직접 방문했다. 오 시장은 현지 관계자들로부터 도시시설과 관련해 설명을 들은 뒤 “여러 가지 과학적으로 검증된 시스템”이라며 감탄하기도 했다.

두바이에서는 ‘2020 두바이 엑스포’ 행사장이 스마트시티로 변신하고 있었다.

두바이 엑스포는 친환경, 탄소중립을 주요 주제로 열렸던 만큼 전시관 대부분은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가 적용되는 등 미래도시로 활용을 염두에 두고 지어졌다.

엑스포시티 개발은 2021년 발표된 두바이의 제7차 도시개발계획에 포함돼 있으며 지속가능하고 도보 혹은 개인 이동수단을 통해 15분 안에 직장, 생활편의 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15분 도시’가 목표다.

엑스포 행사장 곳곳에서는 엑스포 시티로 재단장하는 공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다.

두바이 엑스포 시티 현지 관계자는 “몇 년 안에 엑스포 시티는 실제로 사람이 거주하는 미래 도시가 될 것”이라며 “현재 진행 중인 인근 알 막툼 공항의 확장 개발까지 마무리되면 엑스포 시티는 두바이에서 더욱 중요한 의미를 지닌 도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호 기자 (다음 편으로 이어짐)
 
중동의 혁신국가 아랍에미리트, 앞서가는 스마트시티 인프라 구현하다
▲ 두바이는 2020 엑스포를 개최하며 친환경, 탄소중립을 내세웠다. 행사장은 현재 스마트시티로 개발 중이다. 사진은 엑스포시티 내에서 지속가능성 관련 전시를 하고 있는 '테라' 전시관 외부의 태양광 시설의 모습. 태양의 움직임에 따라 태양광 패널의 위치가 자동으로 조정된다. <두바이=비즈니스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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