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기획이 업계 최초로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냈다. 제일기획은 업계 선도기업으로 글로벌기업답게 지속가능경영 의지를 드러냈다.
하지만 삼성그룹 내부거래 비중이 높아 삼성그룹 계열사의 경영상황에 따라 실적이 좌우되기 때문에 그룹 의존도를 줄여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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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대기 제일기획 사장 |
제일기획은 11일 지난해 동안 지속가능경영의 성과와 비전을 담은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했다고 밝혔다.
지속가능경영보고서는 가시적 지표 외에 기업의 사회적 책임 등 지속가능성과 관련된 유무형의 가치를 포괄해 보여주는 보고서다. 2003년 3곳의 기업이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냈고 2013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한 기업은 114곳이다.
제일기획은 이번에 광고업계 최초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내며 지속가능경영 행보에 동참했다. 제일기획은 ‘세상을 움직이는 솔루션 컴퍼니’라는 기업비전에 따라 ‘세상을 움직이는 보고서’라는 컨셉트로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냈다.
제일기획은 보고서에서 사회공헌 프로그램과 친환경문화 구축, 협력회사와 상생관계 등을 내세워 지속가능경영 체계를 강조했다.
제일기획은 전문용어를 최대한 배제하고 이해하기 쉽게 보고서를 작성했다. 또 보고서를 제작할 때 재활용 종이를 사용해 아이디어노트를 만드는 등 제일기획만의 지속가능경영 컨셉트를 담기 위해 노력했다.
임대기 제일기획 사장은 “제일기획은 고객·나눔·인재·환경·상생이라는 5대 핵심영역으로 구성한 지속가능경영 체계를 구축했다”고 말했다. 임 사장은 또 “창립 40주년을 맞아 차원이 다른 회사로 위상을 확고히 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사회와 동행하는 기업으로서 지속가능경영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제일기획은 지속가능한 실적을 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바라본다.
제일기획이 발표한 2분기 실적을 보면 매출 6792억 원, 영업이익 437억 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4.72% 줄었고 영업이익은 7.05% 늘었다.
이것은 전문가들의 예상치에 못미치는 것으로 제일기획의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는 해석을 낳았다. 특히 주요 그룹 광고계열사 가운데 내부거래 비중이 가장 높아 삼성전자가 마케팅비용을 줄일 경우 바로 영향을 받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한화그룹의 한컴, LG그룹의 HS애드, 롯데그룹의 대홍기획, 현대차그룹의 이노션, 두산그룹의 오리콤 등이 내부거래 비중을 2.42~20.19%포인트까지 줄였다.
그러나 제일기획은 오히려 삼성그룹과 내부거래 비중이 늘었다. 제일기획의 삼성그룹 계열사를 통한 매출 비중은 73.4%나 된다. 특히 삼성전자 매출 비중은 52%로 절반을 넘는다.
제일기획은 “삼성전자 광고는 마케팅 전략과 밀접한 관계가 있어 보안상 외부에 맡기기 어렵다”는 이유로 삼성전자 광고를 도맡아하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2분기에 어닝쇼크를 기록한 데다 3분기 실적도 불투명해 마케팅비 축소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삼성전자의 긴축경영은 제일기획 실적에 대한 걱정으로 번지고 있다.
박종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제일기획 실적에 가장 크게 영향을 주는 삼성전자 스마트폰 실적부진이 마케팅비용 감소 우려를 낳고 있다”며 “제일기획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