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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드 전기차 속도조절에 현대차 미소, 미국 시장점유율 확대 기회 살린다

이근호 기자 leegh@businesspost.co.kr 2024-08-22 15: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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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드 전기차 속도조절에 현대차 미소, 미국 시장점유율 확대 기회 살린다
▲ 포드와 같은 대형 자동차 기업도 미국 전기차 사업에서 맥을 못 추다 보니 꾸준히 점유율을 늘리는 현대차에 기회가 커질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사진은 현대차의 조지아주 메타플랜트 8월6일자 공정 현황. <현대차그룹> 
[비즈니스포스트] 포드가 일부 전기차 계획을 취소하고 생산 속도를 늦추기로 하면서 현대자동차그룹이 미국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할 가능성이 커지는 것으로 분석된다. 

포드가 전기차 라인업을 축소하는 것과 달리 현대차그룹은 다양한 차종을 꾸리고 있어 전기차 캐즘(대중화 이전 일시적 수요 둔화)을 넘기면 소비자 선택을 받는데 유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21일(현지시각) 포드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3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전기차 생산 계획을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아울러 순수전기차(BEV) 생산에 들이려 했던 연간 자본지출 비중도 당초 40%에서 30%로 축소한다는 방침도 내놨다.

이를 놓고 워싱턴포스트는 시장조사업체 가이드하우스 인사이트의 분석을 인용해 “포드가 전기차 전략을 전환한 것은 경쟁력 있고 수익성까지 뒷받침되는 보급형 전기차를 단기간에 생산해 내기 어렵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라고 보도했다. 

가이드하우스 인사이트의 샘 아부엘사미드 자동차 전문 분석가는 “포드의 이러한 선택은 현대차와 기아는 물론 중국 기업들의 잠재적 진출 가능성을 고려하면 포드에 어려움을 더욱 키울 것”이라고 바라봤다. 

사실상 포드가 현대차와 기아를 단시간에 따라잡기 어렵다는 판단에 전략을 바꿨다는 분석으로 풀이된다. 

전기차 전문매체 일렉트렉에 따르면 포드는 올해 상반기 전기차를 4만4180대 판매했는데 관련 사업부에서 25억 달러(약 3조3387억 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단순계산으로 대당 손실액이 5만6천 달러(약 7480만 원)나 되는 셈이다. 

포드는 전기차 판매에서 적자 감당이 어려워지자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전환하는 목표 시점을 미루고 일단 버티기에 들어간 모양새다. 

이는 포드를 넘어 미국 전기차 시장의 큰 판도 변화를 예고하는 서막일 수 있다. 
 
포드 전기차 속도조절에 현대차 미소, 미국 시장점유율 확대 기회 살린다
▲ 21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글렌데일에 위치한 포드 대리점에 전기 픽업트럭인 F-150 라이트닝이 세워져 있다. <연합뉴스>
미국 3대 자동차 업체 가운데 하나인 포드마저 전기차 ‘캐즘’을 버티기 어려워진 상황에서 다른 주요 자동차 기업들도 전략을 바꿀 수 밖에 없는 분위기가 형성될 공산이 크다.

또다른 '빅3' 업체인 GM도 보급형 볼트 전기차 단종을 발표했다가 철회한 뒤 중저가 차량 중심으로 전환하는 전략을 예고하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현대차그룹의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성과는 현지 기업들의 고전과 비교해 두드러진다.

지금껏 미국 전기차 시장은 ‘테슬라 천하’로 여겨져 왔다. 테슬라는 미국 전기차 시장의 절반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현대차그룹(현대차·기아·제네시스)은 올해 들어 7월까지 점유율 10%로 두자릿수를 돌파하며 2위에 안정적으로 자리잡아 테슬라에 도전하는 구도를 형성했다. 

현대차그룹은 2023년에도 점유율 2위였는데 전기차 후발주자 가운데 선두권 자리를 굳히는 모양새다.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판매에 충분한 수익성을 가진 데다 오는 10월부터 미국 조지아주 전기차 전용 공장에서 현지 생산도 시작한다. 

이에 지금껏 받지 못했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세액공제 수혜도 기대할 수 있다. 포드와 같은 미국 기업들도 손실 부담을 못 이겨 빠진 빈자리에 현대차가 가격 경쟁력을 강화하며 전기차 판매를 더욱 빠르게 늘릴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현대차와 기아가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여러 가격대와 차종을 두루 갖춘 풀라인업을 구성한 것도 강점으로 꼽힌다. 

포드나 GM 전기차종이 중소형으로 쏠린다는 점을 고려할 때 현대차가 캐즘을 무사히 넘어간다면 다양한 선택지로 미국 소비자 제시해 시장점유율을 더욱 높일 공산이 크다.

테슬라 또한 사이버트럭 이후 새로운 차종을 내놓지 않는다는 점을 약점으로 지적당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자동차 시장 분석업체 콕스 오토모티브 분석을 인용해 “전기차 시장에 후발주자들의 신차가 넘쳐나는 반면 테슬라에는 새로운 모델이 없다”라고 짚었다. 

결국 선두 테슬라를 제외한 미국 주요 자동차 제조사들이 점차 경쟁에서 밀려날 수록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현대차그룹에 더 큰 기회가 열릴 공산이 크다. 

자동차 전문매체 오토모티브뉴스는 “소비자들은 혁신적이고도 다양한 현대차그룹 전기차에 계속해서 호응하고 있다”라고 바라봤다. 이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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