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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 광고주와 소송전, 야카리노 CEO ‘일론 머스크 영향력 탈피’ 시험대 올라 

이근호 기자 leegh@businesspost.co.kr 2024-08-19 14: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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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 광고주와 소송전, 야카리노 CEO ‘일론 머스크 영향력 탈피’ 시험대 올라 
▲ 린다 야카리노 X CEO가 광고주들에게 소송을 제기했다는 내용을 8월7일 영상을 통해 언급하고 있다. <린다 야카리노 X 공식 계정 갈무리> 
[비즈니스포스트] 린다 야카리노 X(옛 트위터) 최고경영자(CEO)가 플랫폼을 빠져나가는 광고주들 상대로 반독점 소송 전면에 나서면서 이 회사 최대주주인 일론 머스크의 영향력을 걷어낼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인다. 

일론 머스크가 X 경영 실패로 CEO에서 내려왔음에도 불구하고 최대주주 위상을 바탕으로 회사 운영을 여전히 좌우해 야카리노로서는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낼 필요성이 크다.

19일 악시오스와 월스트리트저널 등 주요 외신을 종합하면 린다 야카리노 X CEO가 광고집행을 중단한 광고주들과 소송으로 자신의 역량을 증명할 기회를 맞은 것으로 분석된다.

악시오스는 린다 야카리노 CEO의 발언을 인용해 “X를 상대로 집단적 광고 철회가 왜 일어났는지 알아내려면 광고업계 전반에 걸친 개혁 작업이 필요하다”라고 보도했다. 야카리노 CEO가 광고 산업 전체를 거론할 수 있을 만한 역량을 가진 인물이라는 점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AP통신에 따르면 X는 최근 미국 텍사스 연방법원에 세계광고주연맹을 비롯한 광고주들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이 광고 불매운동을 주도해 X가 수십 억 달러의 경제적 피해를 입었다는 이유다. 

야카리노 CEO는 그동안 X를 이끌면서도 조명을 크게 받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 소송에서 야카리노 CEO는 공개 서한을 직접 작성하는 등 목소리를 높이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렇듯 과거와 달리 이례적으로 야카리노 CEO가 전면에 등장한 데에는 X와 광고주 사이에 관계 재정립뿐 아니라 최대주주 일론 머스크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X에 자신만의 리더십을 확립하겠다는 속내가 담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야카리노 CEO는 2023년 6월 CEO에 취임한 뒤 1년 동안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거뒀다는 시각이 우세한데 이런 평가를 반전시킬 계기를 소송을 통해 마련할 수 있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가 입수한 X 내부 문서에 따르면 이 회사는 2024년 2분기 미국에서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53% 줄어든 1억4천만 달러(약 1865억 원)의 매출을 올리는 데 그쳤다. 

X는 7월 파리 올림픽과 11월 미국 대선 관련 정치 광고로 3분기에는 매출이 이보다 오를 것이라고 자체 전망치를 내놓았으나 이조차도 야카리노 취임 전보다 부진한 실적이다. 

이에 야카리노가 온라인 광고 확대를 비롯해 실적 개선에 노력했지만 실패했다는 평가가 많다. 
 
X 광고주와 소송전, 야카리노 CEO ‘일론 머스크 영향력 탈피’ 시험대 올라 
▲ 일론 머스크 X 최대주주(오른쪽)가 2023년 11월29일 뉴욕타임스가 주최한 공개 대담에 참석해 칼럼니스트 앤드류 로스 소킨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머스크는 이 자리에서 광고주들을 향해 영문자 'F'로 시작하는 욕설을 내뱉었다. <연합뉴스>
여기에는 일론 머스크 X 최대주주가 광고 실적 악화는 물론 기업 운영에 아직도 직간접적으로 개입한 점도 한몫한 것으로 여겨진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야카리노 CEO가 일론 머스크의 영향력을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머스크가 자신의 편향된 정치적 성향을 X에 공개하거나 광고주들을 겨냥해 부적절한 언행을 일삼아 이들이 광고를 끊으면서 린다 야카리노의 기업 운영에 부담을 줬다는 분석이다. 

머스크의 존재로 인해 의사결정 과정에서 효율이 떨어지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X 내부 사정을 들여다볼 수 있는 취재원들 발언을 인용해 “일부 직원들은 의사결정을 할 때 머스크에게 보고해야 할지, 아니면 야카리노와 이야기해야 할지 혼란을 겪는다”라고 지적했다.

머스크가 X에서 아무런 공식 직책을 맡지 않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업 운영에 일부 개입하는 점이 드러난 셈이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머스크가 X 매출 증대와 비용 감축을 경영진에게 압박해 온 정황도 나왔다. 야카리노 CEO가 자신의 전문 분야인광고에 집중하기 어려울 만큼 부담감을 가졌을 공산이 크다.

린다 야카리노는 X에 CEO로 영입되기 전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대형 엔터테인먼트사인 NBC유니버설에서 광고 부문을 총괄했다.

일론 머스크가 2022년 10월 X를 인수하고 자신이 직접 운영을 해 봤으나 실적이 악화일로를 걷자 야카리노를 ‘구원투수’ 성격으로 데려온 셈이다. 

그러나 머스크가 자신의 영향력을 계속 쥐고 가려는 움직임을 이어가다 보니 야카리노로서는 뜻대로 기업을 끌고가기가 여의치 않은 모양새가 됐다.

이번 광고주와 소송전을 성공적으로 이끈다면 린다 야카리노 CEO는 머스크의 간섭에서 어느 정도 벗어나 X를 자신의 뜻대로 이끌 수 있는 여지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린다 야카리노는 악시오스를 통해 “이번 소송은 일시적 변덕만 가지고 제기한 것이 아니라 정치권에서도 다뤘던 증거들에 기반한 것”이라며 충분한 논리적 근거를 앞세워 사법 절차에 임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이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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