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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데이터센터 전력난 이어 ‘워터리스크’ 부각, 물 사용 규제 도입 '발등에 불'

손영호 기자 widsg@businesspost.co.kr 2024-08-19 13: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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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데이터센터 전력난 이어 ‘워터리스크’ 부각, 물 사용 규제 도입 '발등에 불'
▲ 미국 오리건주에 위치한 구글 데이터센터 냉각탑에서 피어오르는 수증기. 데이터센터 냉각은 증발 방식으로 이뤄지는 일이 많아 물 재활용이 어렵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구글>
[비즈니스포스트] 인공지능(AI) 산업 붐에 숫자가 크게 늘고 있는 데이터센터가 전력 수요 뿐만 아니라 물 사용량도 급증하고 있어 환경에 미치는 악영향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에 데이터센터가 사용하는 물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표준을 도입하고 관련 규제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는 지난해 미국 버지니아주 데이터센터 단지들의 물 사용량을 집계한 결과 2019년과 비교해 약 60% 이상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보도했다.

버지니아주는 미국에서 데이터센터가 가장 많이 설치된 지역으로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 빅테크 기업들 모두 데이터센터를 두고 있다.

지난해 버지니아주 전체 데이터센터 물 사용량은 약 18억5천만 갤런(70억 리터)로 집계됐다. 2019년 사용량이 11억3천만 갤런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63.72% 증가한 것이다.

올해 5월 버지니아주 전력 공급을 담당하는 민간 전력 기업 ‘도미니온 에너지’는 지난해 자사 전력을 구매한 데이터센터는 94곳으로 전체 전력 판매량에서 24%의 비중을 차지했다고 발표했다. 2022년 기준 21%에서 3%포인트 높아졌다.

데이터센터는 사용하는 전력량도 증가하고 있는데 여기에 사용량까지 커지고 있는 셈이다. 도미니온 에너지는 올해 말까지 데이터센터 15곳이 추가로 전력을 구매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버지니아주 비영리단체 ‘피에몬트 환경 이사회’의 토지 사용 디렉터 줄리에 볼트하우스는 파이낸셜타임스와 인터뷰에서 “버지니아주에서 보이는 현상은 데이터센터 확대가 얼마나 지속가능한지를 향한 의문을 제기한다”며 “향후 몇 년 내로 버지니아주 내 데이터센터 단지 숫자는 더 폭발적으로 증가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데이터센터가 전력뿐만 아니라 물도 많이 사용하는 이유는 설비를 식히기 위한 냉각수가 다량 필요하기 때문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미국 전체로 봤을 때 지난해 기준 데이터센터 물 사용량은 약 750억 갤런으로 집계됐다고 전했다. 이는 인구가 1천만 명에 가까운 대도시 런던이 4개월 동안 소모하는 물의 양과 비슷한 수준이다.

올해 2월 미국 캘리포니아 리버사이드 대학 연구진이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등재한 논문에 따르면 빅테크 기업별 물 사용량도 크게 늘고 있다.

해당 논문에 따르면 2022년 마이크로소프트 데이터센터 물 사용량은 2020년과 비교해 34% 증가했다. 같은 기간 동안 구글은 22%, 메타는 3%씩 늘었다.

2027년에는 전 세계에 위치한 데이터센터들의 연간 물 사용량도 약 42억~66억 입방미터가 될 것으로 분석됐다. 영국 전체 물 사용량의 약 절반에 달하는 수준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데이터센터들이 물을 지나치게 낭비하는 것을 막기 위한 에너지 효율 척도로 ‘물사용효율(WUE)’을 도입해야 한다 지적했다.
 
AI 데이터센터 전력난 이어 ‘워터리스크’ 부각, 물 사용 규제 도입 '발등에 불'
▲ 스웨덴에 위치한 마이크로소프트 데이터센터. <마이크로소프트>
에너지솔루션 기업 ‘아그레코’ 데이터센터 글로벌 섹터 팀장 빌리 두리는 데이터센터 전문지 칼럼을 통해 “세계에서 발생하고 있는 물 부족 문제 책임을 온전히 AI와 데이터센터에만 물을 수는 없지만 물을 많이 요구하는 특성이 문제를 심화시키고 있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단순한 해결책은 없지만 일단 WUE를 도입하는 것부터 시작할 수는 있다”고 설명했다.

WUE는 데이터센터가 물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평가하는 지속가능성 지표다. 전력 사용량을 평가하는 에너지사용효율(PUE)이나 온실가스 배출량을 보는 탄소사용효율(CUE) 등과 함께 데이터센터의 주요 성능 지표(KPI)를 구성한다.

WUE를 도입한 데이터센터 운영자는 장비 에너지 사용량에 비례한 물 사용량을 집계해야 하고 이를 공개해야 한다. WUE가 낮게 나타난 운영자는 이를 개선하기 위한 솔루션도 도입해야 한다.

앞서 올해 3월 유럽연합(EU) 행정부 격인 유럽집행위원회는 WUE 개념이 포함된 ‘유럽연합 전반에 걸친 데이터센터 지속가능성 평가 표준’ 법안을 채택했다.

해당 법안의 11항을 보면 “유럽집행위원회는 정보 공개와 주요 성능 지표를 기반으로 하는 첫 번째 데이터센터 지속가능성 지표를 설정해야 한다”며 “정보 공개와 핵심 성과 지표는 투명하고 사실에 근거해 지속가능한 데이터센터 핵심 요소를 평가하는 계획을 수립하기 위한 기반을 제공해야 하며 여기에는 재생에너지원 비중, 폐열 재활용 수준, 냉각을 위해 사용된 물의 사용 효율 등이 포함된다”고 명시됐다.

기술 전문지 CIO는 이 법안을 놓고 유럽연합(EU) 내 데이터센터가 낭비하는 자원을 줄이기 위한 첫걸음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데이터센터에서 냉각에 사용된 물은 빅테크 기업들이 주장하는 바와 달리 냉각에 사용되면서 증발하는 양이 많아 재활용 수준을 높이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에르멘가데 자비르 무디스 이코노미스트는 CIO와 인터뷰에서 “데이터센터는 건설하고 운영하는 데 많은 비용이 들어갈 뿐만 아니라 많은 에너지와 물을 공급받을 수 있는 지역에 지어져야 한다”며 “이 때문에 데이터센터를 둘러싼 가장 큰 우려 가운데 하나는 재생 불가능한 자원을 빠른 속도로 사용해버린다는 점인데 결국 문제는 소모하는 자원과 사람들의 필요 사이에서 균형을 찾아야 한다는 점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에서는 올해 6월부터 미시간주가 데이터센터 재생에너지 사용 비중 확대와 물 사용량을 제한하는 규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미시간주는 오대호 연안에 접해 있는 지역으로 오대호는 미국 전체 담수의 95%를 보유하고 있다.

가디언에 따르면 미시간주에 위치한 데이터센터들의 물 사용량은 일일 5백만 갤런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미국 비영리단체 시에라 클럽의 행정 디렉터 크리스티 맥길버리는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데이터센터는) 사용하는 전력과 물의 양이 너무나도 커서 악몽과 같다”며 “미국 납세자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재생에너지 도입과 물 보존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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