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가운데)가 13일 서울 송파구 한미타워에서 한미사이언스 소액주주연대 관계자들과 만난 뒤 기자들과 만나 질문을 받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가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과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 등 3인 대주주 연합에 맞서 경영권을 지키기 위해 소액주주 설득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신 회장 포함 3자 연합이 추진하고 있는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정원 확대를 저지하기 위해서 소액주주들의 표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13일 서울 송파구에 있는 한미타워에서 임 대표는 소액주주들과 만나 현재 투자 유치 상황 등을 공유했다.
임 대표는 이날 소액주주들과 간담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소액주주분들이 상속세와 대주주의 오버행(대규모 대기물량) 이슈 등과 관련해 많은 질문을 주셨다”며 “(제가) 대표이사로 (취임한 지) 100일 쯤 지났는데 회사의 방향에 대해 말을 했고 (주주분들도) 이해를 많이 하신 것 같다”고 말했다.
한미사이언스 소액주주연대는 앞서 임주현 한미약품그룹 부회장을 만난 이후 임 대표와 두 번째로 만나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와 임 대표 형제가 제시했던 투자 문제 등에 대해 질문한 것으로 풀이된다.
임 대표가 소액주주들과 소통한 것은 올해 3월 한미사이언스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경영권 분쟁에서 승리한 이후 약 6개월 만에 처음이다.
물론 국내 대기업들이 소액주주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있지는 않지만 상대적으로 소액주주 비중이 높은 제약바이오 회사들에게 소액주주들과 소통은 중요하다.
더구나 임종윤·임종훈 형제가 올해 어머니 송영숙 회장과 벌인 경영권 분쟁에서 소액주주들이 승기를 잡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음에도 이후 소액주주들 사이에서는 형제들이 적극적으로 소통하지 않는다는 불만이 나올 정도였다는 점에 비춰보면 임 대표의 행보는 이례적인 셈이다.
당시 임종윤·임종훈 형제는 한미사이언스 정기주주총회에서 소액주주들의 지지를 받아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과 벌이던 표 대결에서 근소한 차이로 승기를 거머쥔 바 있다.
임 대표는 사실상 신 회장 측이 제안한 이사회 정원 확대 등의 안건을 놓고 표심 확보에 나선 것으로 읽힌다.
물론 임 대표는 아직까지 임시 주총의 필요성을 논의하고 있다며 발을 빼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신 회장 측은 이사회에서 임시 주총을 열지 않는다면 법적 대응까지 예고한 바 있다.
실제 현재 임 대표와 임종윤 이사의 특수관계인 지분은 29.07%로 이사회 정원 확대 안건을 저지하기 위해서는 약 4%가 필요한 상태다.
▲ 서울 송파구에 있는 한미타워.
신 회장 측이 48.19%로 과반에 가까운 지분을 확보했지만 전체 의결권이 참석했다고 가정할 때 안전하게 가결할 수 있는 출석주주의 3분의 2이상인 66.67%는 확보하지 못했다.
상법상 이사회 정원 변경과 같은 정관 변경 안건의 경우 주주총회에서 특별결의가 필요한 만큼 3분의 1이상만 확보하면 안건을 저지할 수 있다.
특별결의는 출석주주의 3분의 2이상 찬성과 발행주식의 3분의 1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임 대표는 이미 소액주주 표심을 잡기 위해 추후 경영권 분쟁으로 이어졌을 때 공개매수 등의 가능성도 시사했다.
이준용 한미사이언스 소액주주연대 대표는 이날 임 대표와 간담회가 끝난 이후 기자들과 만나 “임 대표가 장내매수나 공개매수 등 모든 가능성에 대해 열어두고 있다고 대답했다”고 말했다.
소액주주연대는 추후 경영권 분쟁에서 적극적으로 주가 부양책을 펴는 곳에 손을 들겠다는 태도를 보인 만큼 이들의 표심을 고려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준용 한미사이언스 소액주주연대 대표는 “아직까지 어느 쪽에 힘을 싣기 보다는 앞으로 임종윤 이사와 신동국 회장 등과도 만나 얘기를 듣고 싶다”면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주가 부양으로 추후 갈등 상황에서 장내매수나 공개매수 등 주가 부양 의지가 높은 쪽에 힘을 실어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