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팀 왈즈 미네소타주지사(왼쪽)와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통령 후보(오른쪽).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카멀라 해리스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부통령 러닝메이트로 팀 왈즈 미네소타주지사를 지명했다. 왈즈 주지사는 해리스 후보 못지 않은 강력한 기후대응 실천론자로 평가받는다.
이번 후보 지명으로 미국 기후대응을 주도할 강력한 페어가 결성됐다는 시각이 나온다.
6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와 ABC뉴스 등 주요 외신들은 해리스 후보가 왈즈 주지사를 부통령 러닝메이트로 지명한 사실을 보도했다.
왈즈 주지사는 2019년 행정명령을 통해 기후변화를 ‘실존적 위협’으로 규정하며 강력한 기후대응을 주도해온 정치인으로 평가받는다. 이 행정명령에 따라 현재 미네소타주 내각에는 주지사 산하에 기후대응을 전담하는 보조내각과 이사회가 설치돼 있다.
왈즈 주지사는 그 외에도 미네소타주 정부 내에 기후행동 프레임워크를 구성해 2030년까지 미네소타주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을 50% 감축하고 2050년에는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미네소타주는 이런 목표를 실천하기 위해 2040년까지 지역 내 전력원을 모두 태양광과 풍력 등 무탄소 에너지원으로 대체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미국 국내 기후단체 가운데 대다수는 해리스 후보의 왈즈 주지사 부통령 러닝메이트 지명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마니쉬 바프나 천연자원보호협회(NRDC) 회장은 ABC뉴스와 인터뷰에서 “두 사람은 기후위기에 맞서 우리의 승리를 보장하는 티켓”이라고 말했다.
해리스와 왈즈 두 사람이 구성하는 내각은 미국의 기후대응 수준을 한 차원 더 높일 것으로 평가도 나왔다.
타임은 왈즈 주지사가 오랫동안 미국 정치권이 기후 정책 문제가 대중들에 잘 전달될 수 있도록 소통 능력을 키우는 것을 주도해온 인물이라고 바라봤다.
실제로 왈즈 주지사는 지난해 마이애미에서 열린 아스펜 아이디어 페스티벌에서 “정치인들은 기후정책이 사회에 좋은 작용을 한다는 것을 보다 잘 설명할 필요가 있다”며 “사람들이 기후정책을 지지할 수 있게 할 가장 좋은 방법은 지역 커뮤니티에 좋은 보수를 받을 수 있는 직업이 많아질수 있도록 정책을 이행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왈즈 주지사는 임기 동안 미네소타주에서 20억 달러(약 2조7504억 원) 규모 예산을 동원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유사한 친환경 산업 육성을 주도하기도 했다.
다만 해리스-왈즈 페어에 긍정적인 시각만 있는 것은 아니다.
▲ 6일(현지시각) 미국 필라델피아 템플대학에서 열린 첫 선거 유세 캠페인 현장에서 함께 입장하는 왈즈 주지사와 해리스 대통령 후보. <연합뉴스> |
일부 외신들은 기후대응을 향한 미국 유권자들의 시각이 엇갈리는 만큼 민주당이 대선에서 승리하려면 선거 전략을 잘 짤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는 “왈즈 주지사의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조치들이 유권자들의 마음을 살 수 있는지 여부는 결국 민주당이 정책을 어떻게 홍보하는지에 달려 있다”며 “에너지, 환경, 기후 정책은 역사적으로 유권자 대다수에 매우 중요한 평가 요소였다”고 강조했다.
ABC뉴스는 환경단체들 사이에서 왈즈 주지사의 평가가 엇갈리는 문제도 있다고 지적했다.
캐나다에서 미국으로 원유를 보내는 송유관 ‘라인-3’의 확장이 2020년에 결정됐는데 이때 왈즈 주지사가 미네소타로 송유관이 확장될 수 있도록 승인했기 때문이다.
라인-3는 1970년 처음 건설된 이후 알려진 원유 유출 사건만 24건이 넘을 정도로 문제가 많았던 송유관이다. 시에라클럽 등 미국 국내 환경단체들은 당시 왈즈 주지사가 라인-3 유치가 지역사회에 미칠 환경 영향을 제대로 고려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왈즈 주지사는 당시 미네소타 지역 언론과 인터뷰에서 “이번 결정은 기후 대응 등도 고려해 내린 것이었다”며 “당장 다음 주부터 에너지 전환을 위한 예산 집행 계획이 공개될 것인데 전기차 전환 등과 관련해 당장 쓸 원유가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해명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