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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미국서 리콜위기, 정몽구 특단대책

임수정 기자 imcrystal@businesspost.co.kr 2014-08-08 17:5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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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차 미국서 리콜위기, 정몽구 특단대책  
▲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7일 기아차 조지아 공장을 방문해 생산라인을 점검하고 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미국 출장중 미국 내 안전결함 문제에 대한 특단의 조치를 내놓았다.

현대차 미국법인이 독자적으로 리콜 시행을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을 줘 미국시장에서 즉각 리콜에 나설 수 있도록 했다. 이는 미국에서 제때 리콜을 하지 않아 거액의 벌금을 받은 데 따른 조치로 보인다.

◆ 정몽구, 현대차 미국법인에 리콜 단독결정권 부여

현대자동차는 8일 현대차 미국법인에 독자적으로 리콜을 시행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했다. 이전까지 현대차 미국법인은 리콜을 실시하기 위해 본사와 협의를 거쳐야 했다.

현대차 미국법인은 기술위원회를 신설해 미국 내 안전결함 문제를 다루고 리콜 시행을 결정하게 된다. 기술위원장은 미국법인 이사회와 최고경영자에 직접 보고할 수 있는 권한도 부여받았다.

또 미국에서 차량 리콜을 주관하는 고속도로교통안전국(NHTSA)과 협력을 강화해 나간다는 방침도 세웠다. 현대차 미국법인은 NHTSA과 정기적 만남을 통해 리콜문제를 논의하고 NHTSA의 기술 서비스 게시판에 현대차의 안전 관련 정책과 정보를 공개하기로 했다.

데이비드 주코브스키 현대차 미국법인 대표는 “현대차는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여기고 있다”며 “앞으로 안전결함을 신속하게 알리고 즉각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조치로 현대차는 미국시장에서 신속한 리콜에 나설 수 있게 됐다. 이는 현대차가 미국에서 차량결함에 대해 늑장대응에 나서면서 벌금을 물게 된 데 따른 조치다.

NHTSA는 8일 현대차가 결함 사실을 알고도 제때 리콜을 시행하지 않았다며 179억 원 상당의 벌금을 부과했다. 리콜 대상차량은 2009년부터 2012년 사이 생산된 제네시스 4만3천여 대로 브레이크 성능이 저하되는 결함이 발견됐다.

현대차는 지난해 10월 미국과 한국에서 대상차량을 리콜했다. 하지만 현대차는 2012년 대상차량의 결함을 이미 알고 있었고 미국정부가 조사에 들어가서야 리콜을 시행한 것이라고 NHTSA는 지적했다. NHTSA는 또 이 결함 때문에 충돌사고가 일어나 6명이 사망하고 2명이 부상을 당했다고 밝혔다.

정몽구 회장이 미국 출장중 이런 일이 발생하자 현지 리콜문제에 대한 특단의 조치를 취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 회장은 지난 7일 기아자동차 조지아 공장을 방문해 “지금까지 10년은 현대기아차가 미국에서 일류 브랜드가 되기 위한 준비과정이었다”며 “앞으로 10년 동안은 명실상부한 일류 브랜드가 돼 소비자들이 최고로 선호하는 브랜드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 안팎에서 커지는 리콜 위기, 국내에서 대응은?

미국시장에 현대기아차의 리콜 위기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미국 정부는 GM의 대량 리콜사태 이후 차량결함에 대한 조사수위를 높이고 있다. 또 포드 등 미국의 부진한 완성차기업에 대한 보호 차원에서 도요타에 이어 현대기아차에 대한 견제를 강화해나가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현대차는 미국에서 지난달부터 다섯 차례의 리콜을 시행했다. 리콜 대상차량 규모는 130만 대가 넘는다.

지난달 1일 2010년부터 2012년 사이 생산된 엘란트라 3만5천 대를 리콜했다. 신형 쏘나타의 경우에도 지난달에만 두 차례 리콜을 시행했는데 대상 차량이 7788대에 이른다. 지난달 30일에도 2011년부터 2014년 사이 판매된 쏘나타 88만3천 대가 자동변속장치 결함을 이유로 리콜됐다.

지난 1일에도 2011년형 쏘나타 13만3천 대, 2001~2006년형 싼타페 22만5천 대, 2007~2012년형 베라크루즈 6만1천 대의 리콜이 결정됐다.

고속도로교통안전국(NHTSA)이 현재 2006년부터 2008년 사이 판매된 쏘나타 40만 대 가량에 대해서도 에어백 결함이 있는지를 조사하고 있어 현대차의 리콜 규모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현대기아차가 국내에서도 미국의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 신속한 리콜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기아차는 최근 한국소비자원의 권고에 따라 앞유리 파손 결함이 발견된 2009년형 K7 9만 대와 2005년형 그랜드카니발 13만 대 가량에 대해 리콜이 아닌 무상수리 조치를 취했다.

한국소비자원의 시정권고는 강제성이 없어 시정권고를 받은 회사가 이를 무시하고 시행하지 않을 수 있다. 또 자동차 소유주에게 결함 사실을 알릴 의무도 없다. 기아차의 경우 한국소비자원의 권고에 따라 무상수리 조치를 취했다.

하지만 일부에서 이번 결함에 대해 무상수리보다 리콜을 시행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번 결함은 쏘렌토R에서도 발견돼 기아차는 지난 5월 대상차량 13만 대 가량에 대해 앞유리를 무상 교환하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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