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월15일 중국 장쑤성 롄윈강시에 위치한 한 항구에서 수출용 차량들이 선적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유럽연합(EU)이 중국산 전기차에 관세를 인상하는 안을 두고 각 회원국으로부터 최종 승인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왔다.
5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발디스 돔브로브스키스 EU 통상담당 집행부위원장과 인터뷰를 통해 “회원국들이 11월 중국 전기차에 고율 관세를 확정하는 방침을 지지할 가능성이 높다”라고 보도했다.
EU는 7월5일부로 중국산 전기차에 잠정적으로 17.4%에서 37.6% 까지 추가 관세를 업체별로 차등해 부과하는 방안을 결정했다.
EU 집행위원회는 중국 당국이 불법 보조금을 제공해 유럽 내 전기차 산업을 약화시키고 시장 질서까지 왜곡했다고 2023년 10월부터 조사해 결과를 냈는데 이에 따른 대응 조치다.
EU 27곳 회원국은 잠정 관세를 향후 5년 동안 확정적인 관세로 전환할지 10월에 열리는 투표로 결정한다. 이 투표에서 관세가 통과될 가능성이 유력하다는 고위 당국자 발언이 나온 것이다.
관세를 철회하려면 EU 전체 인구 65%를 대표하는 15개국의 반대 투표가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8월 현재 11개국이 공개적으로 찬성 의사를 밝혔으며 독일을 포함 5개 회원국은 기권하거나 반대했다.
돔브로브스키스 위원장은 관세 찬성 여론이 우세한 이유를 “중국 전기차가 유럽시장을 점유하는 비율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라고 짚었다.
조사업체 데이터포스에 따르면 영국과 노르웨이를 포함 유럽 지역에서 중국 전기차 브랜드의 점유율은 2023년 6월 9%에서 올해 같은 달 11%로 늘었다.
EU가 관세를 최종적으로 인상해도 시장을 걸어 잠그는 선택은 아닌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이번에 인상이 예고된 관세율 평균과 기존 관세율을 합산하면 20.8%라 수입을 완전 금지하는 성격이 아니며 보조금에 대응해 경쟁 환경을 동등하게 하는 정도라는 것이다.
EU가 세운 친환경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중국산 전기차가 필요하지 않냐는 관세 반대측 입장에도 지역 내 자동차 산업을 위험에 처하도록 내버려 둘 수 없다는 반론이 제시됐다.
돔브로브스키스 위원장은 “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관세를 회피하는 차원에서 최근 유럽에 공장을 열기 시작하는 움직임을 안다”라면서 “EU 내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부가가치를 창출해야하만 한다는 원산지 규정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에만 관세 영향권에 들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