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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레버재단 대표 닉 쿠니 "식품업계 지속가능성 높이기 위해 대체단백질 비중 높여야"

손영호 기자 widsg@businesspost.co.kr 2024-08-05 14:0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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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레버재단 대표 닉 쿠니 "식품업계 지속가능성 높이기 위해 대체단백질 비중 높여야"
▲ 닉 쿠니 레버 재단 대표가 비즈니스포스트와 인터뷰를 화상으로 진행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온실가스 배출량 확대와 인간 건강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 동물 학대 등의 가장 큰 요인은 가혹한 공장식 가축 사육방식과 이에 따라 소비되는 육류의 절대적 양에 있습니다."

레버재단 닉 쿠니 대표(managing partner)는 비즈니스포스트와 최근 진행한 화상인터뷰에서 "식품업계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대체단백질 또는 식물성 단백질 비중을 크게 높일 필요가 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쿠니 대표는 2005년 동물인권단체 ‘휴메인 리그’를 창립했으며 이후 머시 포 애니멀(MFA), 팜 생츄어리 등 단체에서 관련 활동을 이어온 인물이다. CNBC, 블룸버그, 월스트리트저널 등 주요 외신들이 그의 활동을 다룬 바 있으며 미국 하버드대와 예일대에 초청을 받아 강연을 한 적도 있다.

2017년에는 레버 재단을 창립했으며 현재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렝카스터에 본부를 두고 동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지속가능한 단백질 공급을 위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쿠니 대표는 “우리가 동아시아를 주 활동 지역으로 삼은 이유는 동아시아가 현재 세계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지역이고 이 사실이 향후 수십 년 동안 변하지 않을 예정이기 때문”이라며 “우리는 가장 큰 영향을 미치기 위해 동아시아 지역을 주요 활동 지역으로 선택했다”고 말했다.

이어 “실제로 현재 전 세계에서 식용 목적으로 사육되는 동물 3마리 중 2마리는 동아시아에 있다”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중국이나 한국과 일본의 지분도 작지 않다”고 설명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세계 육류 생산량 1위는 중국이었으며 일본은 19위, 한국이 26위를 기록했다. 

2021년 기준 1인당 육류 소비량으로 보면 한국은 81.48킬로그램, 중국과 일본이 각각 62.75킬로그램, 57.17킬로그램이었다. 한국은 1인당 육류 소비량에서는 다른 두 동아시아 국가보다 높았으며 독일, 프랑스, 영국 등 서유럽 국가들과도 비슷한 수준이다.

쿠니 대표는 “우리는 대형 식품 회사들이 식품 공급 측면에서 대체 단백질을 도입하는 것이 어떤 방식으로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는지 이해시키고자 노력하고 있다”며 “이런 노력들은 지난 6년 동안 150개 기업과 협업해 지속가능성 정책 수립하는 결과로 이어졌다”고 강조했다.

이어 “동아시아 지역에서 식물성 또는 대체 단백질 기술을 가진 스타트업들의 창업 또는 투자금 유치에 도움을 주고 있다”며 “결과적으로 이런 기술 기업들을 육성했을 때 사회적으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증진 측면에서 큰 혜택이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레버재단은 중국 및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대체단백질 기술 스타트업이 자금을 유치하는데 도움을 주는 활동을 펼치고 있다. 중국 내에서만 대체단백질 스타트업 5곳의 창업을 지원했다.

쿠니 대표는 “한국 기업과 협업 활동과 관련해 기업명을 직접 언급할 수는 없다”면서도 “한국 기업들과도 굉장히 긍정적 교류가 있었다는 점은 알려줄 수 있다”고 말했다.

레버재단이 현재 기업들과 주로 논의하고 있는 분야는 배양육, 식물성 단백질, 발효산업 등이다.
 
[인터뷰] 레버재단 대표 닉 쿠니 "식품업계 지속가능성 높이기 위해 대체단백질 비중 높여야"
▲ 캘리포니아주에 위치한 한 목장에서 소를 키우는 모습. < Flickr >
이번 쿠니 대표와 인터뷰에 앞서 대체단백질과 관련해 일부 국내 환경단체 관계자들의 의견을 종합한 결과 대체단백질 대신 채식으로 완전히 전환하는 편을 선호한다는 답변이 많았다. 이와 관련한 의견을 묻자 쿠니 창립자는 미소를 지으며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반겼다.

그는 “어떤 수단을 선택하든 소비자들이 선택권을 가져가는 것이고 개인적 단위에서는 기업적 단위에서든 결과적으로 식물성 식량 섭취가 증진되는 것이기 때문에 동물에게도, 온실가스 배출 측면에서도 모두 도움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체단백질뿐만 아니라 식단을 두부, 콩 등 식물성 원천으로 전환하는 것 자체가 식품업계가 온실가스를 대량으로 감축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수단이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세계 각국에서는 육류산업으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 문제를 심각하게 보고 있다. 지난해 11월 열린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에서 한국을 포함한 130개국은 2030년까지 식량 부문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유의미하게 감축하기로 협의했다.

쿠니 대표는 “대체단백질에는 여러 종류가 있고 그 종류마다 감축할 수 있는 온실가스 양에는 차이가 있다”며 “식물성 단백질로 한정해 케임브리지 대학부터 해서 여러 연구진이 분석한 자료들을 보면 기존 육류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을 대체로 약 80~100배 낮출 수 있을 것으로 파악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유엔이나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서 내놓은 자료를 보면 글로벌 온실가스 가운데 30~35%는 식량업계에서 나오고 그 가운데 많은 양이 가축 사육에서 나온다”며 “대략 추산해보면 25~30%에 달하는 온실가스가 육류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볼 수 있는데 육류업계의 온실가스를 줄이는 것이 글로벌 온실가스 배출량을 빠르고 값싸게 줄일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실제로 여러 레스토랑 체인이나 호텔 등을 보면 식물성 원료를 늘리는 것이 온실가스 감축을 달성하는 데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라는 것을 알고 점차 식단에 식물성 재료들을 늘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대체단백질 시장이 아직은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어 당장은 큰 효과를 보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쿠니 대표는 “전체 발전도를 100%로 놓고 본다면 우리는 대략 10%쯤에 와있다고 생각하고 배양육 같은 기술도 이제 막 시장에 진입하는 단계에 와있다”며 “향후 생산 단위가 증가하고 단가가 내려갈수록 경쟁력을 얻을 것이기 때문에 앞으로 10년, 20년을 보는 장기적 관점에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한국 기업들에 하고 싶은 말이 있냐는 질문에 쿠니 대표는 “우리 재단은 식품 기업들이 대체단백질에 관한 이해도를 높이는 것을 적극적으로 돕고자 한다"며 "우리는 비영리 재단으로 제공하는 컨설팅 비용도 모두 무료이기 때문에 관심 있는 한국 기업들은 언제든 부담 없이 우리에게 연락을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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