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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반도체 전문 헤드헌터 오재혁 “반도체기업 '인재 전쟁'은 시간 싸움”

김대철 기자 dckim@businesspost.co.kr 2024-08-05 11: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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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반도체 전문 헤드헌터 오재혁 “반도체기업 '인재 전쟁'은 시간 싸움”
▲ 반도체 전문 컨설턴트인 오재혁 커리어케어 전무는 반도체시장의 호황이 시작된 시기에 인재확보가 기업들의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커리어케어>
[비즈니스포스트] “반도체시장의 호황은 이제 막 시작했다. 반도체 기술은 계속 진화하고 있는데 경쟁력의 핵심은 인재다. 우수한 인재를 확보하지 못하면 밀려나는 것은 시간문제다.”

국내 최대 헤드헌팅 회사 커리어케어의 반도체 전문 컨설턴트 오재혁 전무는 반도체산업 고도화는 결국 인재 확보로 귀결된다며 이렇게 말했다. 반도체에 '더 많은' 기능을 넣고 '더 작게' 만들려면 여러 전문가들의 협업 필요성이 커진다는 것이다. 

오 전무는 OSAT(반도체 패키지 후공정) 기업인 앰코와 서울반도체에서 전략팀장과 인사담당 임원으로 근무했다. 현재 커리어케어에서 반도체 전문팀을 이끌고 국내외 주요 반도체 관련 회사에 핵심인재를 추천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는 오 전무를 만나 반도체산업의 현황과 인재시장 동향, 인재확보 요령에 대해 들어봤다.

- 반도체 전문 컨설턴트가 된 계기가 궁금하다.

“내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분야라고 생각했다. 반도체기업에서 20년 넘게 재직하면서 인사와 전략 업무를 담당했다. 공정에 관심이 많아 직접 라인에 서보기도 했고 전략업무를 수행하다 보니 반도체시장에 대한 안목도 생겼다.

물론 반도체시장은 계속 변화하기 때문에 지금도 최신 기술과 기업 근황을 꾸준히 파악하고 있다. 이 덕분에 기업들로부터 인재추천 요청을 받기 전에 기업들에 필요한 인재를 발굴해 먼저 제안하고 있다.”

- 반도체 수출이 국내 경제지표를 이끌고 있다. 호황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가.

“최근 좋은 실적을 내고 있는 기업의 공통점은 바로 AI(인공지능)다. 특히 메모리 칩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의 경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양대 기업의 호황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IDM(Integrated Device Manufacturer, 종합 반도체 기업)의 실적이 좋아지면 장비와 부품, 소재 주문도 늘어나기 때문에 반도체 호황은 이제 시작인 셈이다. 기업들은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반도체 경기가 좋아질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 수출 증가가 인재 수요에도 영향을 미치나.

“물론이다. 기술 고도화를 위해 선행 공정이나 선발 기업에서 인재를 채용하면 그들이 떠난 자리를 채우면서 인재의 흐름이 만들어진다. 올해 초에 공정분야 엔지니어 채용이 늘어났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글로벌 장비회사에서 인재 추천 요청이 증가했다. 이를 감안할 때 조만간 소재와 후공정 쪽에서 인재 추천 요청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 반도체 인재의 경우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하다고 들었는데 이유는 무엇인가.

“새로운 기술을 위한 인재가 적기에 공급되지 않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최근 NPU(신경망처리장치) 팹리스 기업들의 채용이 크게 늘었는데 이 분야에 경험이 있는 인재는 수요에 비해 훨씬 적다.

앞서 말했던 인재 흐름이 원활하려면 일정 수준 이상 경험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존재해야 하는데 어느 단계에서 이런 인재가 부족할 수 있다. 기업의 경력직 선호가 강해지면서 너도 나도 경력자만 찾고 있기 때문에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 반도체 관련 전공자가 줄어든 것도 원인 중 하나일까.

“그렇다고 본다. 내가 처음 반도체회사를 다닐 때보다 대학교나 대학원에서 반도체 관련 전공자가 줄었다. 특히 반도체장비 회사들은 박사급 인재를 원하는 경우가 많은데 찾기가 쉽지 않다.”

- 기업은 어떤 인재를 원하나.
 
“최근 기업이 선호하는 인재는 한 분야의 전문성이 강한 사람보다 유관 부서나 유관 공정을 이해할 수 있는 '엔지니어'다. 반도체를 더 작게 만들면서 더 많은 기능을 넣으려다 보니 자기 공정만 이해해서는 일을 제대로 할 수 없다. 기업들은 자신이 맡은 설계가 앞뒤로 어떤 영향을 줄지 이해하는 인재를 원한다. 그런데 이런 공정을 다양하게 경험한 사람이 많지 않다.”

- 인재 확보를 위해 기업들은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가.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필요한 인재라면 국적을 불문하고 채용한다. 과거에는 직접 경쟁관계인 대만이나 일본 국적의 인재를 채용하는 경우가 드물었는데, 최근에는 원하는 경력을 가졌다면 그쪽 사람들도 적극 채용한다. 또 하나는 마음에 드는 인재에게 먼저 입사를 제안한다. 인재 발굴을 의뢰할 때도 처우와 조건을 열어 둔다. 그만큼 기업이 원하는 인재가 많지 않다는 뜻이다.”

- 국내 인재풀이 한정돼 있어 발굴에 어려움을 겪지는 않나.

“당연히 어렵지만 내가 가진 인적 네트워크가 도움이 되고 있다. 현업에서 같이 일했던 지인들이 주요 기업에서 요직을 맡고 있어 인재를 소개 받고 있다. 또 기존에 추천해 입사한 인재가 지인을 소개해주는 경우도 많다.

반도체는 공정이 세분화돼 있고 설계에서도 분야가 여러 갈래로 나뉘어 있어 업무를 정확히 이해하고 있는 컨설턴트가 많지 않다. 그래서 자신과 같은 용어를 쓰고 이해하는 컨설턴트를 신뢰하고 호감을 갖는다.”

- 기업이 헤드헌팅 서비스를 이용할 때의 이점은 무엇인가.

“고객과 대화를 하다 보면 기업 내부 상황은 잘 알고 있지만, 다른 기업의 상황이나 인재시장에 대해서는 생각보다 정보가 부족해 보였다. 반도체 분야의 인재를 적기에 확보하려면 경쟁회사가 어떤 목적으로 어떤 인재를 채용하려 하는지를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유능한 인재는 한정돼 있고 어느 기업에서나 다 필요로 하기 때문에 반도체 시장의 인재전쟁은 속도전이다. 따라서 전체 시장을 항상 조망하며 어떤 인재가 어디에 있는지 파악하고 있는 헤드헌터를 활용하면 적임자를 빠르게 확보할 수 있다.” 김대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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