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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6년 만의 비상경영체제 무게 무거워, 신동빈 롯데지주로 위기감 환기

윤인선 기자 insun@businesspost.co.kr 2024-08-02 16: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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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롯데그룹이 총수의 사법 리스크 이후 6년 만에 비상경영 카드를 꺼냈다.

롯데그룹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고 있는 롯데지주가 선제적으로 비상경영 체제를 선포했다는 것은 현재의 위기가 사법 리스크 때와 동일한 무게를 지니고 있다는 뜻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롯데 6년 만의 비상경영체제 무게 무거워,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57914'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신동빈</a> 롯데지주로 위기감 환기
▲ 롯데그룹이 사실상 6년여 만에 비상경영 체제에 들어갔다. 그만큼 내부적으로 현재 위기를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사진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롯데지주의 대내외적 위상을 감안할 때 향후 그룹 계열사로 위기 의식이 자연스럽게 전파될 것으로 보인다.
 
2일 재계 반응을 종합하면 롯데지주가 비상경영 체제를 가동하는 것은 롯데그룹 내에서도 현재 상황에 대한 위기감을 그 어느 때보다 엄중하게 보고 있다는 뜻으로 읽힌다.

롯데그룹이 공식적으로 마지막 비상경영 체제에 들어갔던 것은 2018년 2월이다. 신동빈 회장이 사법 리스크에 따라 경영을 할 수 없는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최고의사결정권자를 대신해 그룹 경영을 이끌어갈 사람을 찾아야만 했기 때문에 롯데그룹에서도 다른 방법을 쓰지 않을 수 없었다. 당시 롯데그룹은 롯데지주 대표이사를 맡고 있던 황각규 부회장을 중심으로 비상경영에 들어가 상황을 수습했다.

코로나19때는 공식적으로 비상경영 체제가 없었다.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집합금지 조치 탓에 롯데그룹의 핵심인 유통 계열사들이 타격을 받았음에도 롯데그룹은 섣불리 비상경영을 선포하지 않았다.

롯데지주가 이번에 비상경영 체제에 들어간 것은 사실상 사법 리스크로 최대 위기를 겪었던 2018년 이후 6년 반 만인 셈이다. 내부적으로도 그만큼 현재 그룹이 처한 상황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롯데지주는 이번 비상경영 논의가 그룹 차원에서 진행되는 것은 아니라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비상경영에 대해 공식적으로 명문화한 것은 없고 현재 상황을 엄중하게 봐야 한다는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형성됐다”며 “롯데지주가 그룹에서 하고 있는 본연의 역할에 더 집중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롯데지주 역할 가운데 계열사들에게 경영컨설팅을 해주는 부분 등에서 지원을 강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롯데지주가 그룹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을 생각할 때 사실상 롯데그룹 전체가 비상경영 체제에 들어갔다고 봐도 무리가 없다는 시각도 상당하다.

롯데그룹 안에서 번지고 있는 비상경영 분위기는 신 회장이 추진하고 있는 신사업과도 결코 무관하지 않다.

신 회장은 현재 헬스&웰니스, 모빌리티, 지속가능성, 뉴라이프플랫폼 등 4대 신사업을 중심으로 미래 먹거리를 마련하겠다는 기조를 강화하다. 롯데바이오로직스와 롯데헬스케어와 같은 신생 법인에 대한 투자도 지속적으로 늘려가고 있다.

그러나 화학과 유통 등 주요 계열사의 실적이 좋지 않은 상황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돈 들어갈 곳은 많은데 본업이 흔들리는 상황을 불안정하게 보는 시각도 늘어가고 있다.

국내 신용평가 3사는 롯데케미칼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했다. 유통 계열사들은 고물가와 불경기가 계속되면서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신 회장이 롯데지주의 비상경영을 선택한 것은 결국 신사업에 투자할 재원이 필요한 상황에서 몇몇 계열사의 허리띠를 졸라매기보다 그룹 전체적으로 위기 의식을 강화해 고삐를 쥐겠다는 움직임으로도 읽을 수 있다.

롯데지주를 통해 비상경영 분위기를 보여주는 것과 그룹 계열사 몇 군데가 비상경체제를 선언하는 것은 그룹 안팎에서 느끼는 무게감이 다를 수 밖에 없다.
 
롯데 6년 만의 비상경영체제 무게 무거워,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57914'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신동빈</a> 롯데지주로 위기감 환기
▲ 롯데지주가 비상경영에 들어가면서 그룹의 위기 의식이 자연스럽게 각 계열사에 전파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롯데그룹>

신 회장이 조만간 롯데지주 비상경영에 대한 구체적 실행방안을 내놓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미 임원을 대상으로 주 6일 근무 제도를 시행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최근 재계에서는 위기 상황 대응을 위해 임원들의 주 6일 근무제가 확산되고 있다. 4월 삼성전자가 모든 계열사 임원들에게 주 6일 근무제를 권고한 이후 SK그룹, NH농협은행, HD현대오일뱅크 등도 임원들의 주 6일 근무제를 시행하고 있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임원을 대상으로 한 주 6일 근무제에 대해 정해진 사항은 아직 없다”며 “현재 강제가 아닌 상황에서도 여러 임원들이 상황과 필요에 따라 토요일에도 출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지속적으로 롯데그룹의 상황과 관련해 위기 의식을 환기하고 있다.

신 회장은 7월19일 열린 ‘2024 하반기 롯데 VCM(옛 사장단회의)’에서 롯데그룹 최고경영진에게 “최고경영자(CEO)들은 회사 경영에 무한한 책임을 져야 하며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적 자세로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며 “강력한 실행력을 발휘해 지속성장하는 그룹을 만드는 데 앞장서달라”고 덧붙였다.

롯데그룹에서 이미 비상경영체제를 가동하고 있는 계열사는 여러 곳이다.

데면세점은 6월부터, 롯데케미칼은 7월부터 비상경영에 들어갔다. 롯데면세점은 임원 임금 삭감, 구조조정 등을 추진하고 있으며 롯데케미칼은 출장 축소, 집중 근무제 등을 시행하고 있다. 윤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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