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일본은행(BOJ)의 금리 정상화가 완만한 속도로 이뤄질 거란 전망이 나왔다.
이정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1일 “미국과 일본 사이 정책금리 격차가 빠르게 축소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 일본은행이 금리인상을 단행했으나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압력은 약할 거라는 전망이 나왔다. |
초저금리 정책을 유지하던 BOJ가 전날 기준금리를 기존 0~0.1%에서 0.25%로 인상했다. 2008년 11월 이후 최고치다.
양적완화 정책도 점차 축소하기로 했다. 현재 BOJ는 매월 6조 엔 정도의 일본정부 국채를 매입하고 있는데 향후 매 분기마다 4천조 엔씩 줄여 2026년엔 3조 엔까지 축소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향후 1차례 추가 금리인상이 예상되는 가운데 금리 수준이 그보다 더 높아질 수 있다고도 언급됐다. 우에다 가즈오 BOJ 총재는 “필요하다면 금리 인상을 이어나갈 것이며 0.50%를 정책금리의 상한선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그 속도는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금리인상을 앞당긴 것은 물가하락보다는 지나칠 정도의 엔화 약세라는 급한 불을 끄기 위해서였다는 것이다.
이 연구원은 “2분기 엔화약세는 단순히 미국과 일본의 기준금리 차이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며 “엔화 약세에 대한 투기적 베팅이 급증한 결과였다”고 말했다.
이어 “7월 일본정부의 외환시장 개입으로 엔화가 강세로 돌아섰지만 정작 금리인상이 없었다면 엔화는 다시 약세 압력을 받았을 것이 유력하다”며 “BOJ가 가파른 엔화 약세를 원치 않는다는 것이 분명해졌다”고 말했다.
이 가운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금리인하 속도도 완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연구원은 “연말까지 엔화 강세 수준은 달러당 150엔 대 부근에서 진정될 것”이라 말했다.
이에 따라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의 속도도 빠르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연구원은 “엔캐리 트레이드가 대규모로 청산되려면 미국과 일본의 금리차가 빠르게 줄어들어야 한다”며 “지금은 그렇지는 않은 상황이므로 엔캐리의 급격한 청산보다는 점진적인 청산이 더 현실적이다”고 내다봤다. 김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