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원석 기자 stoneh@businesspost.co.kr2024-07-31 18: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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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금호타이어가 적자의 늪에서 벗어난 지 2년 만에 두 자릿수 중반대의 영업이익률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정일택 금호타이어 대표이사 사장은 취임 3년 동안 이룬 체질개선 위에 이익체력을 다지며 유럽 첫 공장 건설과 광주공장 이전 등 숙원사업을 추진할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 정일택 금호타이어 대표이사 사장이 취임 3년 동안 다진 회사 이익체력을 바탕으로 유럽 첫 공장 건설과 광주공장 이전 등 숙원사업 추진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31일 금호타이어 IR자료를 종합하면 회사는 2분기 영업이익률 13.4%를 기록하며 작년 4분기부터 3개 분기 연속 13% 이상의 영업이익률을 달성했다.
금호타이어는 올해 매출 목표로 역대 최대치인 4조5600억 원을 제시했는데 상반기 전년 동기보다 8.4% 증가한 매출 2조1764억 원을 올려 목표치의 48%를 달성했다. 상반기 영업이익은 2971억 원으로 1년 전보다 108.3% 뛰었다.
회사는 지난해 베트남 공장 증설로 생산능력을 확보하고 올해 들어 미국과 유럽, 한국 등 글로벌 주요 시장에서 고르게 매출을 늘렸다.
불과 3년 전까지만 해도 만성적자에 시달렸던 점을 고려하면 '환골탈태'의 성과를 거두고 있는 셈이다.
회사는 2012년 연간 영업이익 3753억 원을 올리며 정점을 찍은 뒤 2014년까지 3500억 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냈다. 하지만 2015년엔 영업이익이 1300억 원대로 주저앉았고, 2017년과 2018년에 각각 1642억 원, 982억 원의 영업손실을 봤다. 2019년엔 다시 573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2020년과 2021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정 사장은 연속 적자를 기록하던 2021년 3월 금호타이어 대표이사에 올라 연구개발력을 통한 프리미엄 제품 공급과 세계 유통망 확대, 브랜드 인지도 강화에 주력했다.
그 결과 대표 취임 2년차인 2022년 회사는 영업이익 231억 원을 내며 흑자로 돌아섰고, 지난해엔 전년보다 16.8배 뛴 영업이익 3883억 원을 거뒀다.
정 사장이 다진 수익성 기반 위에 금호타이어의 재무구조도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금호타이어의 올 6월 말 기준 부채 비율은 208.4% 수준으로 2022년 277.2%와 비교해 68.8%포인트 하락했고, 차입금은 같은 기간 2조3514억 원에서 2조934억 원으로 2600억 원가량 줄었다.
회사는 올 연말 부채비율은 170~180% 수준까지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정 사장은 개선된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회사의 숙원 사업을 추진하는 데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금호타이어는 현재 글로벌 공장 가동률이 100% 수준을 보이고 있어 유럽 현지 생산공장 건설이 중장기 성장성을 위한 가장 시급한 과제로 꼽힌다. 회사는 현재 한국, 중국, 베트남, 미국 등 4개 지역에서 8개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유럽은 미국에 이어 회사가 가장 높은 매출을 올리고 있는 지역이다. 하지만 현재 벤츠, BMW, 아우디 등 유럽 완성차업체에 납품하는 타이어는 모두 한국, 중국, 베트남 등에서 생산한 물량을 배로 실어 나르고 있다. 운송비 부담이 클 뿐더러 들쭉날쭉한 선임비에 따라 수익성에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금호타이어는 2028년 양산을 목표로 하는 유럽 공장 생산능력을 초기 600만 본에서 추후 1200만 본까지 늘릴 계획을 갖고 있다. 유럽 증설 완료시 글로벌 생산능력은 올해 기준 6250만 본에서 7500만 본 수준으로 증가한다. 포르투갈, 루마니아, 세르비아, 튀르키예 등이 후보지로 거론된다.
유럽 현지 공장 건설에는 1조 원 이상의 자금이 투입될 것으로 관측된다.
금호타이어 측은 전날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금호타이어의 장기적 비전을 위해 반드시 추진해야할 사항으로 현재 유럽 공장 타당성 검토를 내부적으로 진행중"이라며 "재무구조 개선으로 유럽공장 증설 등 투자 자금에 대한 수요는 일정 부분 자체 조달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 빛그린국가산업단지 조감도. <전라남도 함평군>
무산론까지 제기됐던 광주공장 이전 사업도 다시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금호타이어는 오는 3분기 약정 상태였던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의 함평 빛그린 단지 이전 부지 업무협약(MOU)을 계약 단계로 변경할 계획을 세웠다. 현재 협의를 거쳐 마무리 단계에 이른 것으로 파악된다.
회사 측 관계자는 "새로 이전하는 부지 관련 기존 약정 기간을 재조정하면서 약정을 계약 단계로 변경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공장 이전을 지속 추진하겠다는 뜻을 명확히 한 것이다.
광주공장은 1974년 준공돼 50여 년의 세월 동안 노후화된 상태로, 이전사업은 2018년부터 금호타이어의 주요 현안으로 꼽혀왔다.
금호타이어는 2021년 말 광주공장 이전 신부지 조성사업을 위해 LH와 업무 협약을 체결한 뒤 이듬해 1월 공장이전 부지 매입 대금의 10% 수준인 계약 보증금 116억 원을 납부했다.
하지만 현재 부지 용도 변경을 통해 해당 부지를 매각한 뒤 그 자금을 활용해 공장을 이전하려는 금호타이어와 관련 법령에 따라 광주공장을 비워야 용도변경이 가능하다는 광주광역시가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이전사업은 답보 상태에 놓였다. 그 과정에서 금호타이어와 기존에 광주공장 부지 개발 계약을 맺었던 미래에셋 컨소시엄은 작년 3월 계약을 해지하고 해산했다.
용도변경 문제는 광주시가 금호타이어가 이전 의사를 확실히 하면 용도변경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으로 선회하면서 일정부분 해소된 상태다.
금호타이어는 현재 컨소시엄 재구성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현재 부지를 매입할 개발자를 추가적으로 확인하고 있다. 허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