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국회 법사위 청문회 탄핵청원 날선 공방, 민주 "김건희 통정매매 공범" 국힘 "불법 청문회 부당"
조충희 기자 choongbiz@businesspost.co.kr2024-07-26 15:3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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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검사가 휴대폰을 압수당하고 제 3자가 지정한 곳에서 수사한 전례가 지금껏 있었습니까? 누가봐도 봐주기 수사라는 의심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릴 수는 없습니다."
정청래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 위원장은 26일 국회 본관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즉각 발의 요청에 관한 청원 관련 청문회'에서 "대통령 부부의 부정비리에 대한 사실을 낱낱이 밝혀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 정청래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 26일 국회 본관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즉각 발의 요청에 관한 청원 관련 청문회'를 주관하고 있다. <국회방송 갈무리>
이날 열린 청문회에는 윤석열 대통령을 탄핵해 달라는 국회 국민동의청원을 국회의장과 소관위원회인 법사위가 받아들여 열렸다.
국민동의청원 홈페이지에 따르면 청원서가 올라온 6월20일부터 동의기간인 7월20일까지 이 청원서에 동의한 국민 수는 143만 명을 넘어섰다.
청원서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을 탄핵해야 하는 이유로 △해병대원 사망사건 수사 외압 △검건희 여사 모녀의 부정비리 △대북강경발언에 따른 남북화해 저해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와 관련한 대법원 판결 무시 △후쿠시마 원전수 방류 묵인 등을 들었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탄핵사유 가운데 '검건희 여사 모녀의 부정비리', 그 중에서도 이른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이 중점적으로 다뤄졌다. 다만 김건희 여사와 이원석 검찰총장을 비롯한 핵심증인들이 대부분 불출석하면서 진상규명 측면에서의 청문회 의미는 다소 퇴색됐다.
▲ 국민의힘 송석준 의원이 26일 열린 법사위 청문회에서 해당 청문회가 '불법 청문회'라고 주장하며 퇴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당인 국민의힘은 지난 19일 청문회에 이어 이날도 청문회 진행을 막는데 총력을 기울였다.
국민의힘 송석준 의원은 "이번 청문회는 헌법과 법률에 반하는 위헌적 위법적 청문회"라며 "증인들이 안나온 이유는 불법청문회이기 때문이다. 이런 청문회를 계속해야겠느냐"라며 회의 도중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가 다시 돌아오기도 했다.
이밖에 여당측 법사위 간사인 유상범 의원 등 국민의힘 의원들은 회의도중 정 위원장의 특정 발언을 문제삼거나 검건희 여사 녹취록 청취문제 등을 놓고 항의하면서 회의를 계속 중단시켰다.
국민의힘 곽규택 의원은 19일 열렸으나 여당측 농성으로 파행을 빚 1차 청문회를 거론하며 "1주일 전 그 회의때 발생한 일로 국회선진화법으로 고소하느니 고발하느니 하는 말이 있는데 무리한 고소고발은 무고죄가 될 수 있으며 그에 응당하는 법적 책임이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당시 농성과정에서 부상을 입었던 더불어민주당 전현희 의원이나 조국혁신당 박은정 의원이 항의하기도 했다.
▲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이 이날 청문회의 위법성을 지적하고 있다. <국회티비 갈무리>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을 비롯해 다른 국민의힘 의원들도 각자 주어진 질의시간을 할애해 이번 청문회 개최의 부적절성을 지적했다.
주 의원은 "지난 문재인 정부때도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탄핵 청원이 여러차례 회부됐지만 법사위 소관이 아니라는 이유로 모두 국회의장 선에서 종결처리됐다"며 "지금 이렇게 청문회를 여는 것은 그저 정쟁적인 발언을 쏟아내기 위한 소모적인 행위일뿐이다"라고 말했다.
또 김건희 여사 모녀의 '주가조작' 유무죄 여부와 관계 없이 해당 사안은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사유가 될 수 없다고 봤다.
주 의원은 "해당 사건은 윤석열 대통령 재임 전에, 나아가 대통령과 영부인이 결혼하기도 전에 일어난 일로 헌법상 탄핵사유가 안된다"라고 덧붙였다.
1시간 여 만에 분위기가 가라앉고 질의가 시작되자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본격적으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에 대한 질의와 발언을 시작했다.
더불어민주당 이건태 의원은 "도이치모터스 재판의 1심판결문에 따르면 김건희 여사 일당은 이른바 통정매매를 한 것으로 볼 여지가 충분하다"며 "김기현 토러스증권 지점장, 민태균 블랙펄인베스트 이사, 이종오 블랙펄인테스트 대표와 함께 김건희 여사가 통정매매를 한 정황이 명백한데 검찰이 기소를 안하는 것은 의문스럽다"고 말했다.
통정매매는 특정 주식을 서로 약정한 가격과 일시에 거래해 해당 종목의 거래량을 늘리고 주가가 오르는 것처럼 꾸며 다른 투자자들을 현혹하는 주가조작 수법이다.
▲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이 참고인 자격으로 출석한 심인보 뉴스타파 기자에게 질의하고 있다. <국회방송 갈무리>
더불어민주당 박균택 의원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서 김건희 여사는 단순 투자자가 아니라 주범이나 방조범이라고 볼 수 있다"며 "김건희 여사 계좌를 관리한 이종오씨와 권오수씨가 유죄를 받았는데 이 실행범들의 행동은 김건희 여사가 승인한 것이라고 봐야한다. 투자금에서 김건희 여사 모녀의 비중도 47%에 이른다"고 말했다.
박 의원 요청으로 발언한 심인보 뉴스타파 기자는 이에 대해 "다만 이것이 유죄가 되려면 단순히 수익을 얻었느냐 보다는 김건희 여사가 주가조작 작전을 알았느냐가 더 중요하다"며 "이를 증명하려면 김건희 여사와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사이 대화 내용을 확보해야 하는데 검찰의 부실수사로 확인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조국혁신당 박은정 의원은 심 기자에게 검찰의 수사칼날이 김건희 여사만을 피해가는 것을 두고 어떻게 생각하는 지를 물었다.
심인보 기자는 "해당 조사는 문제가 제기된 당시에 이뤄졌어야 하는데 그렇게 되지 않은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며 "검찰조사에서 특혜를 받은 것, 4년 동안 조사에 응하지 않은 것 이런 것 전부 우리 국민들이 법 앞에 평당한가 하는 점에 의문을 가지게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성윤 의원은 "나는 이 사건의 핵심 관계자가 김건희 여사라고 본다"며 "주가조작을 통해 13억 원 정도의 수익을 얻었다면 구속기소돼야 하는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충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