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미국이 이더리움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거래를 최종 승인하면서 투자자들의 시선은 다른 알트코인의 현물 ETF 거래 가능성에 모아지고 있다.
알트코인 가운데 하나인 이더리움의 현물 ETF 거래가 시작되면서 솔라나나 리플 등 다른 알트코인들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승인을 받을 가능성이 한층 커졌기 때문이다.
▲ 이더리움 현물 상장지수펀드(ETF)가 23일(현지시각)부터 미국에서 본격적으로 거래되면서 다른 알트코인 현물 ETF도 등장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이더리움재단 홈페이지 갈무리.
11월 미국 대통령선거 이후 가상화폐 규제에 앞장서고 있는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이 교체된다면 알트코인 현물 ETF 출시에 더욱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현지시각 23일 미국에서는 이더리움 현물 ETF 거래가 시작된다. 이더리움 현물 ETF 상품은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5개, 뉴욕증권거래소 아르카(NYSE Arca)에서 3개 등 모두 8개가 본격적으로 거래된다.
SEC는 5월23일 이더리움 현물 ETF 출시를 승인했으나 추가 서류 심사 작업이 이어지면서 22일에서야 거래를 최종 승인했다.
시장에서는 이더리움 현물 ETF를 향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에릭 발추나스 블룸버그 연구원은 이날 X에 올린 글에서 “이더리움 현물 ETF가 23일(현지시각) 오전 9시30분에 출시된다”며 “게임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이더리움 현물 ETF의 등장은 비트코인이 아닌 알트코인으로 현물 ETF 출시 문턱을 낮췄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SEC는 그동안 이더리움을 포함한 알트코인을 증권으로 간주하고 강한 규제를 걸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비트코인 이외에는 현물 ETF 출시가 어렵다고 여겨졌다.
하지만 이더리움 현물 ETF는 결국 거래가 허용됐고 시장은 이를 SEC의 규제 완화로 바라보고 있다.
가상화폐 현물 ETF 출시에 적극적인 자산운용사 반에크는 SEC가 이더리움 현물 ETF를 승인하자 발 빠르게 6월27일 또 다른 알트코인인 솔라나의 현물 ETF 승인을 신청하기도 했다.
솔라나는 스테이블코인인 '테더'와 바이낸스의 거래소 가상화폐인 '비앤비'를 제외하면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다음 가는 규모의 가상화폐다. 이에 따라 가상화폐 전문가들은 이더리움과 유사한 특징을 가진 솔라나가 다음 현물 ETF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바라본다.
▲ 게리 겐슬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 위원장(사진)이 내년 조기 사임할 경우 알트코인 현물 ETF가 출시될 가능성은 한층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 이후 새 행정부가 들어서고 가상화폐 규제에 앞장서 왔던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이 교체된다면 알트코인 현물 ETF 출시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마커스 틸렌 텐엑스리서치 설립자는 21일(현지시각) 보고서에서 새로운 미국 행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SEC 의장이 사임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겐슬러 위원장이 내년 1월에서 2월 사이에 사임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친가상화폐 태도를 보이는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한다면 겐슬러 위원장이 자리를 지킬 가능성은 더욱 낮아질 수 있다.
홍성욱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이날 보고서에서 “트럼프 당선 때 규제 완화 기조에 따라 솔라나 등 기타 디지털자산의 ETF 승인 가능성은 상승할 것이다”고 전망했다.
이더리움 현물 ETF에 얼마큼의 신규 자금이 새롭게 유입될지도 가상화폐 투자자들의 관심사다.
향후 알트코인 현물 ETF가 출시될 경우 기관 투자자들이 비트코인 이외의 가상화폐에 대한 투자에 얼마나 관심을 보일지 가늠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에는 1월11일부터 7월19일까지 6개월 동안 170억 달러 규모의 자금이 순유입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홍 연구원은 “일찌감치 비트코인 현물 ETF와 이더리움 현물 ETF가 둘 다 승인됐던 캐나다의 사례를 볼 때 미국 이더리움 현물 ETF로의 자금 유입은 비트코인 현물 ETF 자금 유입의 약 30%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첫 6개월 동안 약 50억 달러의 자금 순유입이 발생할 것이다”고 바라봤다.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