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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L이앤씨 갑작스런 수장 교체, 이해욱 그룹 건설 '전략 구심점' 절실

장상유 기자 jsyblack@businesspost.co.kr 2024-07-22 15: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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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DL이앤씨가 올해 두 번째 수장 교체를 겪게 됐다. 모두 정기 인사에 따른 교체가 아닌데다 서영재 대표는 취임 후 불과 2개월여 만에 자리에서 물러나 혼란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해욱 DL그룹 회장은 올해 초 건설사업 구조개편을 마무리하며 새 판을 짰다. DL이앤씨 새 대표로 내정된 박상신 DL건설 대표이사 겸 DL이앤씨 주택사업본부장의 역할이 중요해진 상황이다.
 
DL이앤씨 갑작스런 수장 교체,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52112'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이해욱</a> 그룹 건설 '전략 구심점' 절실
이해욱 DL그룹 회장이 DL이앤씨, DL건설 등 건설계열사의 잦은 수장 변화 속에서 어떤 돌파구를 모색할지 주목된다. 

박 대표는 조직을 안정시키고 장기인 주택사업을 더욱 힘있게 추진할 것으로 예상되나 신사업 육성 동력은 떨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존재한다. 이 회장은 최근 ‘제품 고부가화’ 투자를 아끼지 않으며 그룹 석유화학사업 체질을 개선했는데 건설 분야에서도 지속적으로 변화와 혁신을 요구할 것으로 전망된다.

22일 DL이앤씨에 따르면 주택사업본부장을 맡고 있는 박 대표가 8월14일 DL이앤씨 임시 주주총회에서 임기 3년의 사내이사에 오르고 이사회를 거쳐 DL이앤씨 대표에 공식 선임된다.

박 대표는 서영재 DL이앤씨 대표이사가 사임함에 따라 향후 DL이앤씨 경영을 총괄한다.

이로써 DL이앤씨는 4개월여 만에 수장이 2번이나 바뀌게 됐다. DL이앤씨는 3월21일 정기 주주총회 이후 일주일 뒤인 3월 말 마창민 전 대표가 사임한 데 이어 5월10일 선임된 서 대표가 사의를 표했다.

최근 DL이앤씨의 잇따른 대표이사 교체는 모두 정기 인사시즌이 아닌 때 이뤄진 것이 특징이다.

최근 국내 경제전반에 찾아온 위기 속에서 일반적 인사철인 연말이 아니더라도 각 회사의 사정에 따라 대표가 교체되는 일이 빈번히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DL이앤씨처럼 정기 인사가 아닌 단기에 수장이 2번 바뀌는 것은 건설업계를 넘어 산업계 전반에서도 흔치 않다.

마 전 대표와 서 대표는 모두 공식적으로는 스스로 사임 의사를 밝힌 형식을 갖췄다. 대표이사 교체에 이 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건설업계에서는 마 전 대표 사임은 당시 사업부 전반에 걸친 구조조정과 함께 이뤄진 점, 임기 내 잦은 중대재해로 곤욕을 치렀던 점 등을 이유로 사실상 경질이 아니냐는 평가가 나왔다. 여기에 서 대표는 경영에 나선지 2개월여 만에 물러나 배경을 놓고 여러 추측이 무성한 상황이다.

DL이앤씨뿐 아니라 자회사 DL건설에서도 최근 잦은 대표 변동이 있었다는 점에서 일련의 인사들을 향한 관심이 더욱 집중된다.

DL건설 최고경영자(CEO) 변화를 보면 곽수윤 전 대표가 2022년 11월 선임됐고 지난해 12월 박유신 전 대표가 자리를 이어받았다. 이어 올해 5월 다시 곽 전 대표가 지휘봉을 잡았고 7월 박상신 대표가 공식 선임됐다. 약 1년7개월여 동안 3번이나 대표가 바뀐 것이다.

결과적으로 DL이앤씨와 DL건설의 향후 경영전략 수정은 불가피한 것으로 여겨진다. 특히 플랜트사업에 힘을 주며 신성장동력 육성에 박차를 가하던 DL이앤씨에 더 큰 변화가 예상된다.

이해욱 회장으로서는 인사가 불러온 혼란 속에서 그룹 건설사업의 중심을 잡아야 하는 상황을 마주했다.

이 회장은 그룹의 또 다른 핵심축인 석유화학사업에서 ‘제품 고부가화’를 위한 강력한 지원으로 업황 침체 속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 건설사업에서도 이 회장의 결단이 필요하다는 시각이 많다.

DL케미칼은 그룹 차원의 지원 아래 2020년부터 카리플렉스 인수, 디렉스폴리머 설립, 크레이튼 인수 등으로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의 사업구조를 갖췄고 지난해 영업적자(369억 원)에서 빠르게 탈출했다. DL케미칼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 1178억 원을 거뒀는데 이는 1년 전보다 540% 증가한 수치다.

박 대표에게 DL이앤씨의 키를 맡긴 만큼 이 회장의 방향은 우선 주택사업 안정화에 집중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박 대표는 1985년 삼호에 입사해 2021년부터 올해 초까지 진흥기업에서 몸담았던 때는 제외하고 모두 DL그룹 건설계열사에서 근무했다. 또 대부분을 주택사업 관련 업무를 담당했다.

DL이앤씨는 원자재가 상승 여파에 국내 주택사업에서 수익성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건설업계 전반이 겪고 있는 문제이지만 DL이앤씨는 다른 건설사와 비교해 영업이익 낙폭이 상대적으로 큰 편에 속한다.

DL이앤씨 주택부문 매출원가율은 2021년 78.8%에서 지난해 91.9%까지 높아졌고 올해 1분기에는 93.0%를 기록했다. 이에 1조 원에 육박(9573억 원)했던 DL이앤씨 연결기준 전체 영업이익은 지난해 3307억 원으로, 영업이익률은 12.5%에서 4.2%로 급감했다.

박 대표는 2017년 8월부터 2020년 8월까지 DL이앤씨(옛 대림산업 건설사업부) 주택사업본부장을 맡으면서 주택부문 영업이익률을 매년 꾸준히 높여왔다. 이 기간 2018년 3월부터 2019년 10월까지는 대표(대림산업 건설사업부)도 지냈는데 현재 DL이앤씨에 필요한 리더십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앞서 DL건설도 1일 박 대표 선임과 관련해 “대형 주택 프로젝트 성공 등 풍부한 주택사업 경험, 관리부문에서 노하우, DL그룹 건설부문에 대한 깊은 이해를 보유한 주택사업 전문가”라며 “조직 안정화 및 모회사와 시너지 극대화 등을 위해 대표에 선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향후 미래 성장동력을 마련해야 한다는 측면에서는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DL이앤씨는 LG전자 출신인 서 전 대표를 영입하며 ‘변화’, ‘혁신’ 등의 키워드를 강조했다.

‘속도감 있는 변화를 주도할 전략통’이라는 강점을 앞세워 신사업을 확대하고 기존 건설업에 없었던 경영혁신을 추진하겠다는 것이었지만 2개월 만에 핵심 전략을 수정하게 됐다.

2019년 말 마 전 대표를 내정할 때도 글로벌 마케팅 전략기획 전문가로서 역량을 바탕으로 디지털 전환과 함께 신사업 및 신성장동력 발굴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을 내놨었다. 마 전 대표 역시 LG전자 출신이다.

DL이앤씨는 소형모듈원전(SMR), 탄소 포집·활용·저장(CCUS) 분야를 주요 신사업으로 추진하며 출범 뒤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둬왔다. SMR사업에서는 글로벌 선도기업으로 꼽히는 엑스에너지(X-energy)와 전략적 협업관계를 형성했고 CCUS 분야에서는 자회사 카본코를 설립해 전문성 확보에 힘을 줬다.

다만 SMR과 CCUS사업 모두 장기적 관점에서 진행되는 사업인 점을 고려하면 그룹 차원의 신사업 전략은 앞으로도 유효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회장은 올해 3월 DL이앤씨 아래 완전자회사로 DL건설을 놓으며 삼호가 DL그룹에 편입된 뒤 40년 만에 건설사업 구조를 단일화하는 개편을 마무리했다. 삼호와 고려개발 합병을 통해 DL건설을 출범했고 뒤이은 경영효율화 작업을 사실상 마무리한 것이다.
 
DL이앤씨 갑작스런 수장 교체,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52112'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이해욱</a> 그룹 건설 '전략 구심점' 절실
박상신 DL건설 대표이사는 8월14일 DL이앤씨 정기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DL이앤씨 대표이사에 오른다. 박 대표는 현재 DL이앤씨 주택사업본부장을 맡고 있다.

박 대표가 DL이앤씨와 DL건설을 모두 책임지게 되면서 건설사업 구조개편과 함께 언급됐던 DL이앤씨와 DL건설의 합병설 역시 재점화할지 주목된다.

시장에서는 DL이앤씨가 DL건설을 완전자회사로 편입 이후 간편해진 절차 등을 이유로 두 회사의 합병설이 돌았다.

최근 DL이앤씨가 주택사업을 중심으로 꾸준히 구조조정을 검토하는 것도 향후 합병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냐는 시선도 나왔다. 두 기업의 합병은 2010년대 후반부터 대부분 3위를 지키다 지난해 6위로 떨어진 DL이앤씨의 시공능력평가 순위 역시 다시 뛰어올릴 만한 요소다.

다만 DL그룹은 두 기업이 건설업 안에서도 주력 분야가 확실히 나뉘어 있는 점을 들어 여전히 합병설에 선을 긋고 있다. 모회사-자회사 구조에서 시너지를 노리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판단이다. 장상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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