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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한채양 ‘싸게, 또 싸게’ 전략 올인, 할인점 매출 반등 견인한다

윤인선 기자 insun@businesspost.co.kr 2024-07-19 16: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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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한채양 이마트 대표이사가 자체브랜드(PB) 상품 가격을 내렸다. 행사 기간 '반짝 할인'이 아닌 사실상 '상시 할인'이다.

한 대표가 이마트 수장에 취임하기 전만 해도 이마트는 매장 재단장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현재는 유통업의 본질인 '좋은 물건을 싼 가격에'라는 전략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이마트 한채양 ‘싸게, 또 싸게’ 전략 올인, 할인점 매출 반등 견인한다
▲ 한채양 이마트 대표이사(사진)가 할인 행사에 집중하며 본업 경쟁력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

이마트는 19일부터 자체브랜드인 피코크 상품 300여 개의 가격을 최대 40% 내렸다. 기간을 정해놓고 하는 할인 행사가 아니라 피코크 상품 가격 자체를 인하했다.

피코크 상품이 모두 700개 정도인 것을 생각하면 40% 정도에 해당하는 상품 가격을 인하한 것이다. 가격을 20% 이상 내리는 상품만 100여 개다.

이마트는 본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대형 할인점의 본업 경쟁력이 결국 좋은 물건을 싸게 파는 데서 나온다는 점을 감안할 때 경쟁력 있는 가격을 앞세워 소비자를 이마트로 유인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한 대표뿐만 아니라 강희석 전 이마트 대표이사 사장도 본업 경쟁력 강화를 늘 강조했다. 

한 대표가 판매 가격을 내릴 상품으로 피코크를 선정한 것은 그나마 이마트가 가격 결정권을 쥐고 있는 브랜드가 바로 PB이기 때문이다.

이마트는 그동안 여러 식품 브랜드와 손잡고 할인 행사를 진행했다. 제조사와 할인폭을 결정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유통사인 이마트가 가격 결정권을 온전히 쥐고 있다고 생각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PB 상품 가격은 이마트가 사실상 대부분의 결정권을 가지고 있다. 이마트가 원하는 가격에 상품을 팔 수 있는 여지가 매우 높다는 뜻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피코크는 프리미엄 품질을 갖춘 자체브랜드로 기존 할인 행사 때마다 일부 품목에 한해서만 할인을 진행했다”며 “하지만 할인 행사 비용으로 사용했던 판관비를 차라리 판매 가격에 투자해 가격을 낮추는 것이 이마트와 고객 모두에게 도움을 될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마트가 올해 진행하고 있는 월별, 분기별 할인 행사가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점도 이마트가 가격 인하를 결정하게 된 이유 가운데 하나로 보인다. 싸게 팔수록 고객들이 많이 찾는다는 업의 본질을 확인한 결과가 PB 상품의 상시 할인 전략으로 이어졌다고 볼 수 있다.
 
이마트는 유통시장의 무게가 온라인으로 기운 상황에서 고객들을 오프라인 매장으로 끌어오기 위해 계속 고민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매장을 재단장해 고객을 모으는 데 힘을 쏟는 전략이 눈에 띄었다. 이마트는 지난해 인천 연수점, 경기 더타운몰 킨텍스점 등을 리뉴얼해 선보였다. 재단장한 뒤에는 실제로 고객 방문도 유의미하게 늘었다.

하지만 올해는 할인 행사에 집중하는 쪽으로 전략을 바꾼 모양새다. 한 대표는 취임 이후 월별, 분기별 할인 행사를 끊임없이 선보이면서 상품을 싸게 파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한 대표는 이마트 내부에서 매달 진행하는 상품컨벤션 행사에 빠지지 않고 참석하고 있다. 상품컨벤션은 이마트에서 판매하는 모든 카테고리의 신제품을 소개하고 직접 시식도 해보는 행사다.
 
이마트 한채양 ‘싸게, 또 싸게’ 전략 올인, 할인점 매출 반등 견인한다
▲ 이마트는 자체브랜드인 피코크 상품 300여 개에 대한 가격을 최대 40% 내렸다. 기간을 정해놓고 하는 할인 행사가 아니라 피코크 상품 가격 자체를 인하했다. <이마트>

올해 상품컨벤션에서는 이마트가 월별, 분기별로 진행하고 있는 초저가 기획 상품들이 많이 소개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 대표는 19일 열린 상품컨벤션에도 직접 참석해 이마트가 새로 선보일 상품을 논의했다.

한 대표가 할인을 통한 본업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동시에 과제가 따라나오는 것도 사실이다.

고객들 입장에서는 물건을 싸게 사면 좋지만 이마트로서는 수익성에 대한 부분도 신경쓰지 않을 수 없다. 상품을 싸게 팔면 팔수록 수익성이 후퇴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힘들다.

상품 가격을 인하하면서 실적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결국 가격을 인하하기 전보다 더 많이 파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 이마트 할인점 부문 총매출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0.1% 줄었다. 

이마트가 피코크 가격 인하 전략을 통해 하반기에 할인점 부문의 매출을 반등할 수 있을지 주목되는 이유다.

신세계그룹 안팎에서는 한 대표가 경영전략실에서 오래 일한 재무·전략전문가인 만큼 올해 실적 개선에 성과를 낼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고물가 시대에 가격을 낮춰서 판매하는 것이 고객들에게 더 큰 이익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에 피코크 가격 인하 상품들도 필수 먹거리와 인기 상품 위주로 선정했다”며 “피코크가 좋은 품질과 함께 가격 경쟁력까지 갖춘 만큼 고객들이 많이 찾아주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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