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상무부가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차별적 요소가 있다고 주장하면서 세계무역기구에 관련 절차를 진행해 달라고 요청했다. 사진은 허야둥 중국 상무부 대변인이 정례브리핑을 하는 모습.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중국이 국제기구를 활용해 미국과 전기차 관련 무역 분쟁을 해결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16일 로이터에 따르면 중국 상무부는 미국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이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에 합치하는지 따져보기 위해 전문가 패널을 꾸려 달라고 요청했다.
중국은 미국 바이든 정부가 인플레이션감축법(IRA)으로 전기차 구매자에 혜택을 제공하는 과정에서 중국산 광물을 배터리에 사용한 차량을 세액공제 대상에서 제외시키는 등 차별적 요소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주장을 바탕으로 중국은 올해 3월 미국 IRA를 문제 삼으며 WTO에 정식 제소했는데 이번에 전문가 패널 설치 요청으로 추가 절차를 진행해 달라는 의견을 전한 것이다.
전문가 패널 설치는 당사국들 사이 제소된 사안을 두고 30일 안에 합의를 도출하지 못하는 경우 진행하는 절차로 구속력 있는 분쟁 해결의 초기 단계에 해당한다.
중국 상무부는 공식 성명을 통해 “미국과 대화를 통해서 중국 전기차 산업을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했지만 해결책을 찾지 못했다”라고 설명했다.
미국 바이든 행정부는 3750억 달러(약 519조5700억 원)를 전기차와 재생에너지 제조업 등에 투자해 기후변화에 대응한다는 내용의 IRA를 2022년 8월 대통령 서명으로 통과시켰다.
법안에는 중국 자본이 25% 이상 들어간 업체는 해외우려기업(FEOC)으로 지정하고 재정 지원을 하지 않는다는 요건이 포함됐다.
미국과 캐나다와 같은 북미 지역에서 최종 조립한 전기차에만 한 대당 7500달러(약 1039만 원) 보조금을 세액공제 형식으로 제공해 다른 국가를 차별하고 있다는 주장도 중국에서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상무부는 “IRA는 중국을 비롯한 WTO 회원국 제품을 배제하고 인위적으로 무역 장벽을 설정해 친환경 에너지 전환 비용을 오히려 높이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에 WTO 규정을 준수할 것과 더불어 기후변화 해결을 도모하는 국제 협력을 일방적 산업 정책을 앞세워 약화시키지 않기를 촉구한다”고 입장을 냈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