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수재 기자 rsj111@businesspost.co.kr2024-07-16 12:2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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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피격 사건으로 미국 증시가 벌써부터 대선 국면에 접어들며 수혜주들이 부각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이 한동안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만큼 국내에서도 원자력·방산·금융 등 수혜업종 주가가 더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수혜업종과 피해업종 주가가 명확히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현지시각 13일 트럼프 전 대통령이 피격 당한 모습. <연합뉴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인플레이션감축법(IRA) 폐지 등을 주장하고 있는 만큼 신재생에너지 관련주를 향한 투자심리는 당분간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지시각 15일 미국 베팅 사이트프레딕트잇(PredictIt)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승리 확률은 기존 60%대 초반에서 피격 이후 67%대로 높아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13일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서 유세 중 총격을 당한 이후 판세가 기울었다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는 것이다.
이에 전날 미국 증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시 규제완화 수혜를 받을 수 있는 업종을 중심으로 주가가 상승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집권하면 법인세 인하, 규제완화, 관세인상 등의 정책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엑슨모빌, 셰브론 등 에너지업종 주가가 강세를 보였고 시중금리 상승 기대에 JP모건,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등 금융주 주가도 상승세를 나타냈다.
방산주인 록히드마틴과 RTX(옛 레이시온테크놀로지스) 주가도 소폭 올랐다.
반면 신재생에너지(태양광·풍력) 관련 주가는 크게 하락했다.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가 트럼프 전 대통령을 향한 전폭적 지지를 선언한 테슬라를 제외하고 전기차 관련 업종 주가도 약세를 보였다.
트럼프 재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수혜업종과 피해업종의 주가가 극명하게 갈린 것인데 이에 국내 증시에서도 트럼프 수혜주에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으로 원자력·방산·금융주가 대표 수혜업종으로 꼽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집단안보 원칙을 부정하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를 탈퇴하겠다고 공공연하게 말하고 있는데 이는 국내 방산주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국내 관련 대표 방산주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LIG넥스원, 한국항공우주, 현대로템 등이 있다. 이들 업체는 글로벌시장 확대에 따라 주가가 이미 신고가 수준으로 오른 상황에서도 여전히 해외사업 기대감을 받고 있다.
하나증권은 “지난 1분기 국내 방산 4사 수주잔고는 77조 원으로 전년보다 23.8% 증가해 수출 성장이 지속될 것이다”며 “LIG넥스원의 비궁이 해외비교시험(FCT) 발사에서 6발 모두 표적에 명중해 미국 방산시장 진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원전도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표 수혜주로 꼽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임기 미국 에너지 부흥을 위해 원자력산업 발전을 적극 지원했고 현재도 같은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2016년 트럼프 당선 직후 3개월 동안 미국 원자력 대표 상장지수펀드(ETF) URA는 60% 이상 급등하기도 했다.
국내 원전주는 여기에 체코 원전 우선대상협상자 발표도 앞두고 있다.
팀코리아(한국수력원자력·한국전력기술·두산에너빌리티·대우건설)가 납기일 준수와 낮은 건설비용을 앞세워 정치·외교 측면에서 압도적 우위를 보이는 프랑스 전력공사(EDF)를 넘어선다면 원전 발주를 계획하고 있는 폴란드, 루마니아, 슬로베니아 등 다른 동유럽 국가로 원전 추가 수주를 이어갈 수도 있다.
허민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체코 정부 요구에 가장 부합할 수 있는 원전 수출국은 한국이다”며 “팀코리아가 수주할 가능성이 크다”고 바라봤다.
미국과 한국 금융주도 수혜 종목으로 꼽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9년 8월 볼커룰 규제 완화를 결정하고 2020년 1월 시행했다. 볼커룰은 미국 은행들이 자기자본으로 주식, 파생상품 등 고위험 상품에 투자하는 행위를 규제하는 것이다.
시장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하면 인플레이션이 심화해 기준금리 인하 속도가 느려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은행주는 기본적으로 고금리시대 더 많은 이자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만큼 금리 인하 시기가 늦춰지거나 속도가 느려지면 실적 개선 효과를 볼 수 있다.
오한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선을 앞두고 주식시장은 어수선해지겠지만 투자기회는 금융주에 있다”며 “미국에서는 지난 세 번의 대선 시즌 모두 금융주가 수익률 상위권을 차지했다”고 파악했다.
▲ 원자력 관련 종목이 트럼프 수혜주로 꼽히는 상황에서 팀코리아의 체코 원전 수주 결과가 주목된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국내 조선주도 트럼프 전 대통령 수혜주로 꼽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면 신재생에너지 투자는 속도조절이 예상되고 화석연료 투자확대가 전망된다. 이는 미국의 액화천연가스(LNG)와 액화석유가스(LPG)수출 증가로 이어져 LNG·LPG선뿐 아니라 암모니아선 발주도 기대돼 HD현대그룹 중심 조선사가 수혜를 볼 수 있다.
이동헌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LNG선 빅사이클에 이어 LPG선과 암모니아선 발주가 이어질 것이다“며 ”암모니아선은 중국이 넘볼 수 있는 상태가 아니라 높은 이익률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반면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를 향한 투자심리는 더욱 빠르게 식을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당선되면 인플레이션감축법 등 조 바이든 대통령의 기후정책을 폐지할 것이라고 줄곧 목소리를 높였다.
국내 태양광사업은 이미 재고 급증 등에 따라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풍력 관련 업종 주가도 글로벌해상풍력연합(GOWA)에 21번째 회원국 가입 소식에 주가가 오르기도 했지만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2차전지업체 역시 이미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으로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데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에 따라 업황이 더욱 악화할 수 있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전기차 전환 속도를 늦추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정책은 일관적이다“며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하고 미국의 공화당이 상·하원 다수당을 차지하면 전기차 보조금이 사라질 수 있다“고 바라봤다. 류수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