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희룡·나경원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15일 오후 충남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대전·세종·충북·충남 합동연설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로 나선
나경원 의원과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막판에 손을 맞잡을까.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이른바 ‘어대한(어차피 대표는
한동훈)’ 구도를 깨기 위해 나 의원과 원 전 장관이 연대해 단일화 하느냐 여부에 관심이 모인다.
16일 정치권의 말을 종합하면 과거 당원 투표율과 최근 전당대회 과정에서 불거진 여러 논란에 비춰볼 때 당내 조직력을 갖춘
나경원 의원과 원 전 장관이 단일화를 한다면 당 대표 경선 승부를 장담하기 힘들다는 시각이 나온다.
나경원 의원과
원희룡 전 장관은 현재 단일화 가능성 자체에 대해서는 긍정적 태도를 보이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서로 힘겨루기를 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나경원 후보는 15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인위적 단일화는 아니지만 지금까지 여론추세나 제반사정에 비춰볼 때 자연스럽게 저를 지지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원희룡 후보도 KBS 라디오 ‘전격시사’에 출연해 단일화 여부를 두고 “가능성은 열려 있지만 어느 한쪽이 도와야 한다면
나경원 의원이 저를 돕게 되지 않을까 싶다”고 주장했다.
두 후보가 이처럼 샅바싸움을 하는 배경으로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양자 가상대결에서 지지세가 비슷하다는 점이 꼽힌다. 그래서 단일화가 현실화되기까지는 시간이 좀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결선투표를 가정한 최근 미디어토마토의 여론조사에서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원희룡 전 장관이 맞붙을 경우 한 전 위원장은 47.8%, 원 전 장관은 21.3%의 지지를 받을 것으로 조사됐다. 두 후보의 지지율 격차는 26.5%포인트로 오차범위(±3.1%포인트) 바깥이다.
한 전 위원장과 나 의원 사이 가상대결에서는 한 전 장관 47.7%, 나 의원 25.2%의 지지를 받을 것으로 집계됐다. 한 전 위원장과 나 의원 사이 지지세 격차도 22.5%로 역시 오차범위 밖(±3.1%포인트)이다.
▲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출마한 나경원(왼쪽부터), 윤상현, 원희룡, 한동훈 당대표 후보가 9일 서울 중구 TV조선에서 열린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TV토론회'에 참석, 토론 준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한 전 위원장과 원 전 장관 및 나 의원의 지지세 격차가 눈에 띄게 나타나는 이같은 여론조사 결과는
한동훈 전 위원장을 꺾기 위해서 나머지 후보들 사이 단일화가 필수적이라는 의견에 힘을 싣는다.
2021년 이준석 의원과
나경원 의원이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서 맞붙었을 때 국민여론 30%가 반영된 바 있는데 이 때 여론조사에서 이 의원에게 몰표가 쏟아지면서 승리한 바 있다. 그 때 전당대회 당원 투표율은 45.4%였다.
당시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여론조사와 당원투표를 합산한 결과 이준석 의원 43.8%,
나경원 의원 37.1%, 주호영 의원 14% 등을 얻은 것으로 집계됐다.
나경원 의원과 주호영 의원이 단일화 했다면 최종득표를 단순 합산할 때 이준석 대표를 뛰어넘는 결과가 나왔을 것이라는 분석이 있었다.
이번 7·23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당원투표 80%, 여론조사 20%가 반영돼 2021년 전당대회와 비슷한 비율로 치러지는 만큼 유사한 양상이 벌어질 수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원 전 장관과 나 의원 사이 단일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는 것도 이런 과거 사례를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원 전 장관과 나 의원은 단일화 시점을 저울질 하면서 지지세를 불리기 위해 차후 진행되는 당대표 경선 토론회와 유세현장에서 막판까지 한 전 위원장을 둘러싼 의혹을 중점적으로 파고들 것으로 예상된다.
나 의원과 원 전 장관은 앞서 당정관계와 총선 비레대표 사천(私薦) 의혹을 고리로 함께
한동훈 전 위원장을 견제해온 만큼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이른바 ‘댓글팀 운영 의혹’을 막판 중요 쟁점으로 부각시킬 공산이 크다.
‘댓글팀 운영 의혹’은 불법소지가 있는 만큼 네거티브 공세를 통해 한 전 위원장의 지지세를 깎아내리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국민의힘 전당대회의 또 다른 당대표 후보인 윤상현 후보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결선 투표를 하면 후보들 사이 자연스럽게 ‘결과에 의한 연대’가 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바라봤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는 뉴스토마토의 의뢰로 7월8일부터 9일까지 이틀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무선전화번호를 활용(RDD)한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이뤄졌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전체 응답률은 2.5%다.
2024년 6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기준 성별 연령별, 지역별 가중치(셀가중)가 적용됐다. 더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