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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조정 쓰나미] '뉴 엔씨소프트' 핵심 경쟁력에 집중, 박병무 사람·조직 덜어내기 속도

정희경 기자 huiky@businesspost.co.kr 2024-07-12 16:3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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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가, 고금리 고환율. 이른바 '3고 시대'가 장기화하면서 수출기업은 물론 내수기업까지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 인공지능(AI)과 반도체 등 일부 산업을 제외하고는 사실상 모든 산업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재무부담이 커진 기업들은 비주력사업을 매각하고, 인력을 전환 배치하는 등 대대적 구조조정을 통한 자구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정부도 기존 자원투입 중심 산업에서 생산성 중심으로 전환하겠다며 '역동경제 로드맵'을 공개하고 기업들의 체질개선을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사업재편으로 탈출구를 찾으려는 기업들의 대응 상황을 연재한다. <편집자 주>

- 글 싣는 순서
1. 한국 경제 '착시 주의보', 노출되는 한계 신호에 재계 리밸런싱 본격화
2. 'AI발' 새 흐름에 산업은행 커지는 역할론, 강석훈 선택과 집중 고심 깊다
3. 신사업 바쁜 신동빈, 롯데 계열 전방위 '군살빼기'로 물샐 틈 막는다
4. 하반기 본격화하는 부동산PF 구조조정, 커지는 건설업계 긴장감
5. 정부 '고금리 직격탄' 저축은행 체질개선 압박, 구조조정 힘 실린다
6. 롯데케미칼 전지소재·수소에너지 중심 사업전환 대수술, 이훈기 구조적 불황에 메스 들어
7. KT 김영섭, 수익 악화 해외법인과 로봇사업 등 계열사 구조조정 '촉각'  
8. 대표 바꾸고 희망퇴직 받는 신세계그룹, 정용진 구조조정에 안전지대 없다
9. 공공기관 요금 올려 재무개선 힘받는다, 일부는 역할확대로 가닥 잡혀
10. 뉴 엔씨소프트 핵심경쟁력에 집중, 박병무 사람 조직 덜어내기 속도 
11. 빅테크 인공지능 ‘열풍’의 이면, 대규모 구조조정 ‘한파’는 끝나지 않았다


[비즈니스포스트] 엔씨소프트가 실적 악화로 권고사직과 자회사 분사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이어가고 있다. 

코로나19 특수를 누렸던 국내 게임업계에 엔데믹 이후 ‘인력감축 칼바람’이 부는 가운데 엔씨소프트도 구조조정 대열에 합류한 것이다. 
 
[구조조정 쓰나미] '뉴 엔씨소프트' 핵심 경쟁력에 집중,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50338'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박병무</a> 사람·조직 덜어내기 속도
박병무 엔씨소프트 공동대표이사가 핵심 경쟁력에 집중하고 있다.

연이은 신작의 흥행 부진으로 엔씨소프트의 체질개선 필요성이 부각되는 가운데 박병무 엔씨소프트 공동대표는 기존 핵심 경쟁력을 보존하면서 군살은 덜어내는 방향으로 체질을 개선하겠다는 계획이다.

12일 정보통신(IT)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박 대표는 취임 3개월 만에 전사 구조조정을 단행하면서, 공언했던 경영 효율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회사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5023명에 이르렀던 임직원 수는 1분기 말 기준 4947명으로 줄었다. 엔씨소프트는 임직원 수를 연내 4천 명 대 중반까지 줄이는 계획을 세웠다. 

박 대표는 “고정비성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권고사직을 단행할 것이고, 여러 기능을 분사해 본사 인원을 올해 말까지 4천 명대 중반까지 줄여나갈 것”이라며 “모든 인력을 충원을 동결시키고, 많은 경우 외주를 통해 인원을 확충하고자 한다”고 앞서 밝혔다. 

회사는 지난 4월 권고사직 대상자를 확정하고 5월 말 절차를 마무리한 것으로 파악된다. 회사가 권고사직을 시행해 인력 효율화에 나선 것은 이번이 사실상 처음이다.

회사는 ‘리니지’ 지적재산(IP)과 블레이드&소울, 아이온 등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흥행과 코로나19 게임업계 특수에 힘입어 2023년까지 직원 수를 꾸준히 늘려왔다. 

하지만 리니지, 리니지2, 리니지W, 리니지M 등 기존 MMORPG 흥행작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이용자들이 이탈하고, 수익성이 약화한 가운데 최근 출시한 기대작 쓰론앤리버티 등 신작이 잇달아 흥행에 실패하면서 성장동력을 점차 잃어갔다. 이에 따라 지난 3월 김택진 창업주는 해결사로 박 공동대표를 선임해 경영 전권을 맡겼고, 박 대표는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이어가고 있는 중이다.
 
[구조조정 쓰나미] '뉴 엔씨소프트' 핵심 경쟁력에 집중,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50338'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박병무</a> 사람·조직 덜어내기 속도
▲ 엔씨소프트 최근 10년 임직원 수 변화 추이. 
회사는 일부 조직 기능을 분리하는 물적 분할 작업도 지난 6월부터 돌입했다. 게임 품질검수 부문과 기술 지원 부문의 인력과 조직을 엔씨소프트 본사에서 분리해 운영키로 한 것이다. 

구체적으로 비핵심 소프트웨어 개발 인력과 조직을 ‘엔씨큐에이(QA)’와 ‘엔씨아이디에스(IDS)’로 분리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분사에 따라 수백 명의 인력이 이동할 것으로 추정되며, 구체적 사항은 추후 결정된다. 

회사는 게임 업계에서 드물게 본사를 중심으로 게임을 개발·유통해온 기업이다. 넥슨, 넷마블, 크래프톤 등 다른 주요 게임사들이 산하 스튜디오를 두고 게임을 개발해온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박 대표는 그러나 창사 이래 처음으로 개발조직도 산하 스튜디오로 분사할 계획을 추진할 것으로 전해졌다.  

개발진 분사를 계기로 추가 인력조정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고용승계가 되지 않거나 분사 이후 고용처우 변화로 퇴직자가 늘어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회사의 한 직원은 "구조조정은 일단락됐지만, (구조조정보다) 이어질 분사가 더 우려스럽다"며 “입사가 결정되자마자 분사 대상에 포함된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확장했던 사업도 정리하고 있다. 2012년 인수했던 자회사 엔트리브소프트를 청산하고, 게임 '트릭스터M'과 '프로야구H2', ‘퍼즈업 아미토이’ 등 게임 서비스 종료키로 결정했다. 엔트리브소프트는 골프게임 '팡야', '프로야구 매니저' 등 스포츠 게임을 만들었던 게임 개발사다.

대표 캐릭터 ‘도구리’ 사업도 축소키로 했고, 금융 분야 신사업 진출을 목표로 설립했던 조직 ‘금융비즈센터’도 사업 정리를 결정했다. 

회사는 지난해부터 대대적 조직개편과 체질개선 작업을 연달아 시행하면서 변화의 기로에 서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신임 박 대표가 이같은 중대기로에서 내세운 전략은 ‘선택과 집중’이다.
 
핵심 경쟁력으로 꼽히는 MMORPG와 리니지 지적재산(IP)은 그대로 계승해 발전시키되 신작 개발은 산하 개발 자회사 체제로 전환해 리스크를 분산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리니지 기반 MMORPG 개발과 운영은 본사에서 계속 맡아 수익 근간은 잃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박 대표는 지난 3월 공동대표 체제 출범 간담회에서 “경영 효율화는 단순 재무 수치도 중요하지만, 핵심 경쟁력을 강화하면서 중복된 기능에 대한 효율화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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