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ATL의 한 배터리 생산 공장에서 작업자가 방진복을 착용하고 제품을 확인하는 홍보용 이미지. < CATL > |
[비즈니스포스트] 중국 CATL이 해외 배터리 공급망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15억 달러 규모의 펀드 조성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2일 파이낸셜타임스는 상황을 잘 아는 2명의 취재원 발언을 인용해 “CATL이 국외 국부펀드와 정유사 등 투자자들과 접촉해 해외 생산거점 마련 목적의 15억 달러(약 2조688억 원) 규모 펀드 조성을 논의했다”라고 보도했다.
CATL이 메르세데스-벤츠에도 펀드 투자를 권유했다는 제보도 전해졌다.
CATL은 올해 3월31일 기준 2890억 위안(약 54조8678억 원)의 현금을 들고 있어 설비 투자에 들일 자금이 충분하다.
그럼에도 국외 투자자들을 끌어들여 펀드를 조성하려는 이유로 중국 당국의 엄격한 자본통제가 배경으로 제시됐다. 해외로부터 자금을 확보해 중국 당국의 절차를 수월하게 통과해서 생산 거점 확보에 속도를 붙이겠다는 뜻이다.
펀드를 운용하는 주체로 홍콩에 본사를 둔 로크파인 캐피탈이 지목됐다. 로크파인 캐피탈은 2023년 8월 CATL캐피탈에 인수돼 현재는 CATL캐피탈로 이름을 바꿨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중국에서 일정 금액 이상을 해외에 직접 투자하려면 정부 승인을 받는 데만 수개월이 걸린다”라고 설명했다.
CATL 또한 해당 펀드 금액 15%에 해당하는 2억2500만 달러(약 3103억 원)를 출자할 것으로 예상됐다.
펀드를 조성하면 주로 유럽 내 배터리 공급망에 자금을 지원하는 목적으로 사용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CATL은 유럽 에르푸르트와 헝가리 데브레첸에 배터리 공장을 두고 메르세데스-벤츠를 비롯해 BMW와 스텔란티스 및 폴크스바겐 등에 배터리를 납품한다.
파이낸셜타임스는 “CATL의 펀드 조성 계획은 유럽연합(EU)이 중국산 전기차에 관세를 인상한 시점에 나왔다”라며 “중국 완성차 업체들이 유럽 현지에서 전기차를 제조하도록 장려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