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 발화사고 원인을 찾는데 어려움을 겪으면서 차기작 갤럭시S8의 개발일정에도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4일 “삼성전자가 기술자들에게 갤럭시노트7의 발화사고 원인규명에 총력을 기울일 수 있도록 갤럭시S8 개발일정을 2주 정도 늦추도록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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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에서 발화사고가 발생한 갤럭시노트7. |
삼성전자는 배터리 과열로 발화사고가 발생한 원인을 소프트웨어 오작동 또는 배터리 외 다른 부품의 결함, 무리한 대용량배터리 탑재 등 여러 가능성을 두고 찾고 있다.
1차리콜 뒤 결함 가능성이 있는 배터리를 수정해 내놓은 갤럭시노트7에서 발화사고가 계속 이어지자 10월 초부터 다시 대대적 조사에 들어갔는데 아직 뚜렷한 원인을 밝히지 못했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 아래 한국산업기술시험원(KTL)도 삼성전자와 별도로 갤럭시노트7 발화원인 조사에 들어갔는데 아직 결론을 내리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월스트리트저널에 “1차리콜 당시 사고원인을 배터리 결함으로 잘못 결론낸 만큼 근본적인 원인을 명확히 밝혀내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판매된 제품 회수에도 적극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1차리콜 당시 배터리 자체결함으로 결론지은 발화사고 원인 발표에 오류가 있었다는 점을 삼성전자가 사실상 공식적으로 처음 인정한 셈이다.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의 발화사고 원인을 확실하게 밝혀내지 못한다면 이후 출시하는 제품의 안전성을 놓고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기 쉽지 않다. 아직 회수하지 못한 제품의 발화사고를 방지할 수 있는 대책도 마련할 수 없다.
갤럭시노트7 조사에 계속 역량을 투입할 경우 차기작 갤럭시S8의 개발에 장기간 차질을 빚을 가능성도 나온다. 이 경우 삼성전자가 스마트폰사업에서 실적을 만회하기는 더 어려워질 수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삼성전자가 신뢰회복을 위한 노력에 성과를 내지 못하면 갤럭시S8의 판매에도 악영향을 받을 공산이 크다”며 “늦어지는 대응에 소비자들의 불만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을 반납하는 고객에 통신비를 지원하고 차기 모델을 구매할 때 지원혜택을 주는 등 소비자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한 후속조치를 마련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하지만 갤럭시노트7 발화사고 원인규명과 재발방지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발표가 계속 늦춰진다면 이런 노력이 빛을 바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을 갤럭시S7로 교환한 소비자가 갤럭시S8 또는 갤럭시노트8을 구매할 때 남은 할부금을 면제하고 단말기를 교체해준다는 약속을 내걸었다. 아직 갤럭시노트 후속작 출시계획에 변동이 없다는 점을 밝힌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삼성전자가 발화사고로 브랜드이미지에 막대한 타격을 입은 상황에서 갤럭시노트 라인업 출시를 완전히 중단해야 한다는 지적이 증권가와 업계에서 이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삼성전자가 최대한 빨리 갤럭시노트7의 사고원인을 밝혀내고 후속제품의 안전성을 증명할 수 있는지가 갤럭시S8의 출시일정과 갤럭시노트 라인업의 명운을 결정할 수도 있는 셈이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