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큐텐과 위메프의 일부 판매대금 미지급으로 불안이 확산되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
[비즈니스포스트] 큐텐과 위메프가 일부 입점 판매자들의 상품 판매대금을 제 때 지급하지 못하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적게는 수백만 원에서 많게는 수억 원의 대금을 받지 못한 판매자들은 큐텐 및 위메프의 현금흐름에 큰 문제가 생긴 것 아니냐며 불안해하고 있다.
위메프는 내부 전산 오류 문제로 생긴 단순한 실수라며 조만간 시스템이 복구되면 이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11일 비즈니스포스트 취재를 종합하면 큐텐과 위메프 등에 입점한 판매자 가운데 일부가 최근 판매대금 정산일이 넘었음에도 대금을 지급받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판매자들이 상품 판매대금을 정산 받지 못했다는 사실은 10일 오후부터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알려지기 시작했다. 일부 판매자들은 애초 정산기일인 8일에도 대금이 입금되지 않았는데 하루가 지나도 돈이 들어오지 않자 이런 사실을 커뮤니티에서 공유하기 시작했다.
피해를 봤다고 얘기하는 판매자들은 11일부터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통해 피해 규모를 서로 확인하고 대응 방법을 모색하는 등의 행동에 나서고 있다.
‘위메프·티몬·큐텐 등 미정산 셀러 모임’이라는 채팅방에 모인 이들이 적어놓은 피해 규모를 살펴보면 적게는 200만~300만 원부터 많게는 3억 원까지 대금을 지급받지 못했다. 대부분의 판매자들은 애초 8일에는 대금 지급이 예정돼 있었다고 말하고 있다.
오픈채팅방에 모인 인원은 이날 오전까지만 하더라도 300여 명이었으나 오후 1시30분 현재 600명가량까지 늘었다.
판매자들의 얘기를 종합해보면 위메프에서 들어와야 할 돈이 안 들어온 사례가 상당수다. 일부 판매자들은 큐텐과 티몬에서도 대금정산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큐텐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전산 시스템에서 일부 오류가 생겨 정산대금을 예정일에 지급하지 못한 것은 맞으나 수만 명의 입점 판매자 가운데 문제가 생긴 판매자는 300명 안팎에 그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시스템 문제만 바로잡히면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큐텐과 위메프 등은 12일까지 시스템 오류 문제를 바로잡겠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하지만 판매자들은 여전히 불안해하고 있다.
판매자들은 위메프 담당 상품기획자(MD) 등과 연락해 미지급된 판매 대금을 받을 방안을 묻고 있지만 위메프 쪽에서는 “공지를 통해 알리겠다”는 정도의 원론적 반응만 내놓고 있다.
실제 공지가 올라오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판매자들의 불안감은 더욱 높아지는 분위기다.
일각에서는 위메프의 자금상황에 문제가 생긴 것이 아니냐는 주장도 나온다.
위메프가 현금을 융통하는 데 문제가 없다면 다수의 판매대금 정산 지연 문제도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이들은 보고 있다.
위메프를 운영하는 큐텐이 티몬과 인터파크커머스 등의 다른 이커머스 플랫폼도 거느리고 있는 만큼 다른 플랫폼에서도 연쇄적으로 정산대금 미지급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말도 판매자들 사이에서 나돈다.
일부 판매자들은 위메프 측으로부터 조만간 정산대금이 들어올 것이라는 답변을 받았다면서도 현금흐름에 문제가 있는 것인지 확인되지 않은 만큼 우선 플랫폼에 올려 놓은 상품들을 ‘일시품절’ 등으로 돌려놓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앞으로 판매될 상품에 대한 대금도 정산받지 못할 수 있다는 일말의 가능성을 최소화하자는 차원에서다.
현재 큐텐과 위메프 등은 판매자들 사이에서 정산대금 미지급 문제가 공론화하자 일부 판매자들에 한해 미정산금 일부를 미리 정산해주는 등 후속 조치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