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기업들이 가상화폐 채굴업체와 협력하는 사례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코어사이언티픽의 가상화폐 채굴장비 사진. |
[비즈니스포스트]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 채굴 업체들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를 새로 구축하는 기업에 중요한 잠재 협력사로 주목받고 있다.
가상화폐 채굴을 위해 충분한 전력망을 보유하고 대형 인프라 관련 노하우도 확보한 만큼 인공지능 서버 운영에도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11일 가상화폐 전문지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증권사 번스타인은 보고서를 내고 “비트코인 채굴 업체들이 인공지능 서버 구축을 돕는 매력적인 파트너로 떠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비트코인 채굴 전문업체 테라울프는 최근 사업 영역을 생성형 인공지능 서비스에 필요한 전력 인프라 공급 분야로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코어사이언티픽도 최근 인공지능 스타트업 코어위브와 전력 인프라 관련 계약을 체결하며 사업 영역을 비트코인 채굴 이외로 확장하고 있다.
번스타인은 비트코인 채굴을 주력으로 하던 기업들이 대규모 전력 공급망과 인프라 운영 노하우를 모두 갖추고 있어 잠재적 협력사들에 크게 주목받고 있다고 전했다.
인공지능 학습 및 서비스 운영에 필요한 슈퍼컴퓨터나 데이터서버는 대량의 전력을 필요로 한다. 소규모 업체들이 단기간에 이를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고 운영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비트코인 채굴 업체들은 이미 다수의 채굴장비를 가동하기 위해 필요한 전력망을 확보하고 운영한 경험이 있어 협력사의 서버 구축에 필요한 노력과 시간을 줄여줄 수 있다.
번스타인은 비트코인 채굴에 사용되던 전력의 약 20%가 2027년까지 인공지능 분야로 전환될 것이라며 협력 사례가 갈수록 늘어날 것이라는 예측을 전했다.
비트코인 채굴 업체들은 컴퓨터 연산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비트코인 물량이 점점 줄어들고 가상화폐 시세 변동성도 커지며 어려운 경영 환경에 직면하고 있었다.
그러나 인공지능 시장에서 이들의 전력 인프라 노하우를 필요로 하기 시작하면서 신사업에 진출할 활로가 열리고 있는 셈이다.
번스타인은 “인공지능 열풍으로 비트코인 채굴 업체의 인프라를 데이터센터로 전환하려는 수요가 단기간에 크게 늘어나고 있다”며 관련 기업 주가에 수혜가 반영되고 있다고 바라봤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