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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계 블랙리스트 악몽 되살아나나, 야권 재발 방지 위한 입법 움직임 분주

조충희 기자 choongbiz@businesspost.co.kr 2024-07-08 15:3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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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뿐 아니라 1차관도 이른바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은 인물로 채워지자 문화예술계에서는 정부 주도의 검열 사태가 재현될 수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다.

이에 야권에서는 예술인 권리보장법 개정을 통해 블랙리스트 사태 재발 가능성을 막으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문화계 블랙리스트 악몽 되살아나나, 야권 재발 방지 위한 입법 움직임 분주
▲ 조국혁신당 소속 김재원 의원이 8일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용호성 문체부 1차관 임명을 규탄했다. <김재원 의원 페이스북 갈무리>

김재원 조국혁신당 의원은 8일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용호성 문체부 1차관 임명은 문화예술계의 자유와 권리를 침해하는 국가범죄 ‘블랙리스트’를 부활시키려는 결정"이라며 "문화검열을 막고, 예술의 자유를 지키기 위한 절실한 법적 기반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회에선 현재 4건의 예술인 권리보장법 개정안이 발의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아래 소위원회 심사를 받고 있다.

이 가운데 2건은 고위직 공무원의 예술인 권리침해를 막으려는 이른바 '블랙리스트 방지법' 성격을 띤 것으로 파악된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강유정 의원은 지난 6월28일, 김 의원은 지난 3일 각각 블랙리스트 방지법 내용을 담은 예술인 권리보장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강 의원과 김 의원은 모두 소위원회인 문화예술법안심사소위원회 소속으로 최근 윤석열 정부의 문화정책 기조 변화를 예의주시하며 블랙리스트 방지 내용을 보완해 입법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예술인 권리보장법은 △표현의 자유 보호 △예술인의 직업적 권리 보호 △권리 침해 시 구제기구와 구제조치 등과 관련한 내용을 담아 2021년 제정됐다.
 
문화계 블랙리스트 악몽 되살아나나, 야권 재발 방지 위한 입법 움직임 분주
▲ 더불어민주당 소속 강유정 의원은 28일 문화예술 검열에 관여한 책임자를 강력하게 처벌할 수 있도록 하는 예술인 권리보장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사진은 강 의원이 12일 국회 소통관에서 브리핑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다만 기존 권리보호의 책임과 권한을 문체부 장관에게 주고 있어 정부 주도로 예술인의 권리침해가 이뤄진다면 유명무실해질 수 있다는 허점도 가지고 있다.

이와 같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김재원 의원은 개정안에 △감사원의 감사권한 강화 △처벌(과징금) 강화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조사위원회를 통한 조사와 피해자 구제 내용 등을 추가했다. 

강 의원은 개정안에 △민간인 중심의 피해구제위원회 운영 △처벌(징역) 강화 △박근혜정부 당시 블랙리스트사태 재조사 등의 내용을 담았다.

강유정 의원실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벌어진 블랙리스트 사태 재발 방지를 위해 예술인 권리보장법 개정안을 발의했다"며 "발의한 개정안이 현장에서 작동한다면 예술인들에게는 큰 힘이 되고 블랙리스트사태에 가담하거나 방조한 자들에겐 경각심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와 같은 야권의 입법 움직임은 최근 윤석열 정부에서 문화계 인사 검열을 강화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문화예술계의 우려와 무관하지 않다.

문체부 장관뿐 아니라 문화예술정책을 책임지는 1차관에 블랙리스트 의혹과 관련된 인물이 오르면서 정부 주도의 검열사태가 재현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문화계 블랙리스트 악몽 되살아나나, 야권 재발 방지 위한 입법 움직임 분주
▲ 유인촌 문체부 장관(왼쪽)과 용호성 문체부 1차관. <연합뉴스>

윤 대통령은 2023년 9월 문체부를 통일부와 교육부, 환경부와 함께 '4대 이념부처'로 규정했다. 그러면서 문체부가 ‘자유와 연대’라는 정부 목표에 부합하는 부처가 될 수 있도록 내부의 카르텔 요소를 배제한다는 국정방향을 공개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지난해 10월에는 야권의 반대를 무릅쓰고 유인촌 전 문체부 장관을 임명했다. 유 장관은 과거 이명박 정부의 문체부 장관을 지냈을 당시 국정원으로부터 이른바 '종북 예술인' 명단과 동향을 보고받았다는 의혹을 받았다.

지난 5일에는 과거 박근혜 정부에서 문화계 블랙리스트 실행 실무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 용호성 전 국제문화홍보정책실장을 문체부 1차관에 임명해 논란을 재점화시켰다.

강유정 의원실에서는 "이번에 임명된 용호성 1차관의 경우 박근혜 정부의 블랙리스트 실행 책임자라고 불리는 사람으로 2015년 국립국악원 기획운영단장으로 일할 당시에도 박정희 전 대통령 풍자극 연출가를 배제하도록 지시한 사실이 있다"며 "이는 명백한 예술인 권리침해 행위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문화예술 시민단체도 용호성 차관 임명과 관련해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문화연대 등 9개 문화예술 시민단체는 공동성명을 내고 "윤석열 대통령은 이명박 정부의 블랙리스트 책임자는 문체부 장관에, 박근혜 정부의 블랙리스트 실행의 핵심 책임자는 문체부 1차관에 임명했다"며 "이는 문화예술계를 노골적으로 조롱하고 모욕하는 범죄적 인사다"라고 주장했다.

이들 시민단체는 국회를 향해 "노골적으로 공식화되고 있는 블랙리스트 책임자 옹호와 표현의 자유에 대한 검열에 맞서 전면 조사와 관련법 제정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조충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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