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최대 가상화폐거래소 업비트는 16일까지 첫 가상화폐 실전 투자대회를 열고 있다. 사진은 4일 기준 업비트 실전 투자대회 수익률 톱3 집계 현황.
[비즈니스포스트] 증권사들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실전 투자대회가 가상화폐거래소 사이에서도 확산하고 있다.
거래소들은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시행을 앞두고 투자대회를 통해 가상화폐에 관심을 유도해 잠재 고객을 확대하고 가상화폐 시세 하락으로 가라앉은 투자 심리를 회복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노리고 있다.
7일 국내 가상화폐거래소 가운데 가장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업비트는 3일부터 16일까지 실전 투자대회인 ‘투자 메이저리그’를 진행한다.
업비트가 실전 투자대회를 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업비트는 가상화폐 운용 규모 1천만 원을 기준으로 ‘고래리그’와 ‘새우리그’로 구분해 투자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리그별로 누적 수익률 기준 상위 100명에게 비트코인을 상금으로 준다.
업비트 다음으로 점유율이 높은 거래소인 빗썸도 3일부터 16일까지 30억 원 상당의 상금을 걸고 실전 투자대회를 열고 있다.
빗썸은 2020년 대회를 처음 시작했는데 가상화폐시장이 좋지 않았던 지난해 잠시 쉬었다가 1년 만에 다시 대회를 여는 것이다.
코빗은 조금 다른 형태의 실전 투자대회를 한창 열고 있다.
매주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주간 거래대금과 실현 수익률을 집계해 상위 100명에게 상금을 지급하는 투자대회를 4월부터 진행하고 있다.
가상화폐 투자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 거래소들이 경쟁적으로 투자대회를 여는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비트코인 현물 ETF(상장지수펀드)가 미국에서 승인되고 비트코인 반감기 등을 거치며 가상화폐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다시금 커졌는데 두둑한 상금이 걸린 투자대회는 신규 고객을 유치할 수 있는 통로가 될 수 있다.
거래소들은 투자대회를 통해 가상화폐가 투기성 상품이 아닌 전략이 필요한 투자자산이라는 이미지를 투자자들에게 심어줄 수 있어 잠재적 투자자를 확대하는 효과도 볼 수 있다.
▲ 빗썸은 16일까지 총 30억 원 규모의 상금을 내걸고 가상화폐 실전 투자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가상화폐 투자대회는 침체된 시장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수단도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비트코인 가격은 별다른 호재성 이벤트 없이 박스권에서 정체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게다가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에 맞춰 시행되는 ‘가상자산 거래지원 모범사례’에 따라 거래소에 상장된 가상화폐가 대규모로 상장폐지될 수 있다는 우려가 투자자들 사이에서 퍼지면서 투자심리도 위축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투자대회를 통해 가상화폐 투자자들의 시장 유입이 확대되고 거래가 활성화한다면 가라앉은 시장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가상화폐 투자자들도 가상화폐 실전 투자대회에 큰 관심을 보이며 참여하고 있다.
실전 투자대회 참가자 수를 공개하고 있는 업비트의 집계 현황을 보면 이번 대회에 참가신청을 한 투자자는 모두 11만3774명에 이른다. 고래리그에 4만1898명, 새우리그에 7만1876명이 참가하고 있다.
한 가상화폐업계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19일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시행으로 가상화폐가 제도권으로 들어오는 만큼 거래소들이 투자대회로 가상화폐 거래에 대해 조금 더 알리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가상화폐시장이 법의 보호를 받고 있으니 안심하고 투자하라는 메시지도 줄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