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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의 숙원사업' CJ라이브시티 사업 결국 좌초, CJ그룹에 득일까 실일까

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 2024-07-02 15:5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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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의 숙원사업' CJ라이브시티 사업 결국 좌초, CJ그룹에 득일까 실일까
▲ CJ그룹의 숙원사업이었던 CJ라이브시티 사업의 좌초는 독일까 득일까?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CJ그룹의 숙원사업인 CJ라이브시티 사업이 좌초되면서 그룹 내부에서는 엇갈린 반응이 나오고 있다.

CJ그룹의 미래로 여겨지며 8년 넘게 투입된 비용만 수천억 원에 달했던 사업이 백지화됐다는 점을 아쉬워하는 목소리가 많다.

다만 CJ그룹의 자금사정을 감안해봤을 때 리스크를 감내하지 않는 것에 위안을 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2일 CJ그룹 안팎의 얘기를 종합하면 1일 경기도의 공식 발표로 전면 백지화된 CJ라이브시티 사업은 CJ그룹 내부적으로도 난감한 사업과 같은 존재였던 것으로 파악된다.

경기도에 따르면 CJ라이브시티 사업의 공정률은 3% 수준이다.

CJ라이브시티 사업 주체인 CJENM의 자회사 CJ라이브시티가 2021년 10월 이 사업의 핵심 시설로 꼽히는 초대형 공연장 아레나를 착공했음을 감안하면 사실상 방치된 상태라고 봐도 무방하다.

CJ라이브시티 사업이 제자리걸음을 한 데는 이유가 있다.

한국전력공사가 해당 시설에 대용량 전력을 공급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통보한 데다 사업부지를 가로지르는 한류천의 수질개선 공공사업이 지연되면서 사업에 속도를 낼 수 없었다.

건축물을 짓는 시공사인 한화 건설부문이 CJ라이브시티에 원자재 가격 인상과 인건비 상승 등을 이유로 계약 변경 등을 요구한 것도 사업 정상화를 가로막는 요인이었다.

CJ라이브시티는 이런 이유로 경기도에 애초 공사 마감 기한인 6월30일까지 시설물을 짓는 것이 어렵다고 보고 경기도, 국토교통부와 소통해왔지만 결국 경기도로부터 사업 협약 해제를 통보받은 것이다.

CJ그룹은 이와 관련해 “사업 협약 해제를 통보받게 돼 사업 협약에 따라 CJ라이브시티의 사업은 종료된다”며 “제도적·행정적 지원이 뒷받침되지 못한 현 상황을 매우 아쉽고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히고 있다.
 
'그룹의 숙원사업' CJ라이브시티 사업 결국 좌초, CJ그룹에 득일까 실일까
▲ 2021년 10월27일 경기 고양에서 열린 CJ라이브시티-고양시 업무 협약식에서 이재준 고양시장(왼쪽)과 신형관 CJ라이브시티 대표이사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CJ그룹 >
하지만 CJ그룹의 여러 상황을 종합해봤을 때 CJ라이브시티 사업에서 손을 떼게 된 것이 오히려 다행이라는 목소리도 일각에서 나온다.

CJ그룹은 2021~2022년만 해도 식품 빛 바이오부문의 호조에 힘입어 호실적을 냈다. 지주회사 CJ의 연결기준 영업이익률은 2020년 4.3%에서 2021~2022년 5.4%까지 높아졌다.

하지만 지난해 상황이 반전됐다. 글로벌 경기가 둔화하면서 바이오부문의 실적이 후퇴했고 경쟁이 심화한 미디어부문을 중심으로 수익성도 악화했다.

특히 CJENM을 비롯한 미디어부문은 콘텐츠 투자를 하지 않으면 경쟁력을 확보하기 힘든 상황이라 적자를 내면서 투자도 해야 하는 이중고에 처해 있었다.

다소 무리한 조치가 아니냐는 논란을 낳았던 CJCGV의 유상증자는 CJ그룹의 어려운 상황을 보여주는 한 단면이었다.

실제로 CJ의 연결기준 영업이익률은 2023년 4%대로 뒷걸음질했다.

이런 상황을 감안하면 CJ라이브시티 사업은 CJ그룹 입장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난감한 사업이었다는 것이 재계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그룹의 숙원사업' CJ라이브시티 사업 결국 좌초, CJ그룹에 득일까 실일까
▲ CJ라이브시티 전 단지 조감도. < CJ그룹 >
CJ그룹 관계자들에 따르면 현재까지 CJ라이브시티 사업에 투입된 비용만 모두 7천억 원이다. 법인 운영비용과 부대비용 등을 모두 합한 금액이다.

CJ라이브시티 사업의 총 사업비는 1조8천억 원 규모로 추정되는데 앞으로 들어가야 할 돈만 단순 계산해도 1조 원이 넘는다는 뜻이다. 공사비 증액 등의 문제를 감안하면 추가 투자해야 할 비용이 더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었다.

CJ그룹의 자금 사정을 생각했을 때 해당 사업을 정상화한다고 하더라도 상당한 부담이 됐을 가능성이 크다.

CJ라이브시티를 통해 CJ그룹이 이익을 낼 수 있느냐에 대한 의구심도 CJ그룹 내부에 없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K콘텐츠 성지를 만드는 것 자체만 놓고 보면 CJ그룹의 상징성이 될 수 있다는 데는 이견이 없지만 돈을 벌 수 있느냐를 놓고는 따져봐야 하는 문제 아니냐는 것이다.

물론 CJ라이브시티는 이 사업을 정상화하겠다는 의지를 여러 차례 보였다. 2월에는 기업어음을 2천억 원 규모로 발행하며 자금을 조달하는 모습도 보였고 국토교통부로부터 받은 중재안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겠다는 태도도 보였다.

CJ라이브시티 관계자도 “회사는 CJ라이브시티 사업을 정상화하고 마무리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가지고 있었다”며 “해당 사업은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통해 진행되는 사업이라 CJ그룹 자금 사정과 별개의 문제다”고 설명했다.

CJ라이브시티는 시설자금과 운영자금, 채무상환자금 등의 용도로 사용하기 위해 모회사인 CJENM으로부터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모두 4차례 자금을 빌렸다. 법인 설립 이후인 2016년부터 살펴보면 CJENM에게 단기차입금을 빌린 횟수만 모두 15차례다. 남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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