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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L이앤씨 '구관' 박상신 복귀, 아크로 리뉴얼 경험 살려 랜드마크 수주 승부수

장상유 기자 jsyblack@businesspost.co.kr 2024-07-02 10:5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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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L이앤씨 '구관'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59903'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박상신</a> 복귀, 아크로 리뉴얼 경험 살려 랜드마크 수주 승부수
박상신 DL이앤씨 주택사업본부장이 하이엔드 브랜드 아크로를 통해 DL이앤씨 주택 랜드마크 전략을 더욱 강화할지 주목된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박상신 전 대림산업 건설사업부 대표이사가 DL이앤씨 주택사업본부장으로 복귀했다.

DL이앤씨는 주택사업에서 아크로를 앞세워 하이엔드 브랜드 시장 패권을 놓지 않겠다는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박 본부장이 리뉴얼을 통해 아크로 가치를 더 높인 장본인으로 평가되는 만큼 DL이앤씨가 도시정비사업을 통해 서울 랜드마크 수주에 더욱 공을 들일 것으로 보인다.
 
2일 DL이앤씨에 따르면 박 본부장은 8월14일 열릴 DL이앤씨 임시주주총회를 거쳐 임기 3년의 사내이사에 오른다.

DL이앤씨는 7월1일자로 박 본부장을 DL이앤씨 새 주택본부장으로 선임하고 이사회를 열고 박 본부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기 위한 임시주주총회 소집 안건을 승인받았다. 동시에 박 본부장은 DL건설 임시주주총회와 이사회 의결을 거쳐 DL건설 대표이사에도 올랐다.

박 본부장이 사내이사로 DL이앤씨에 복귀하는 것은 분할 이전 대림산업 건설사업부 대표이사 및 사내이사 자리에서 내려온 2019년 10월 이후 4년8개월여 만이다.

DL이앤씨 경영일선에 돌아온 기간도 2020년 8월 대림산업 주택사업본부 고문으로 물러난 지 3년10개월여 만이다.

이번 이해욱 DL그룹 회장의 인사는 건설계열사 수장의 잦은 교체가 이뤄졌고 특히 DL이앤씨 주택사업을 둘러싸고 여러 말이 나오는 상황에서 나온 ‘올드맨’의 복귀라는 점에서 이목이 쏠린다.

박 본부장은 1962년생으로 35년 이상 DL그룹 건설사업에 몸담은 건설, 주택 전문가로 꼽힌다.

박 본부장은 1985년 삼호에 입사해 2021년부터 올해 초까지 진흥기업 대표이사를 맡았을 때는 제외하고는 모두 DL그룹 건설계열사에서만 일했다.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삼호 경영기획파트에서 일했을 때는 제외하고는 대부분 주택사업 관련 업무를 담당했다.

박 본부장은 전임자인 곽수윤 전 DL이앤씨 주택사업본부장 겸 전 DL건설 대표이사보다 6살 많고 경력도 더 길다. 곽 전 본부장은 1968년생으로 1992년 대림산업에 입사한 뒤 DL그룹 건설계열사에서 근무했다.

최근 DL그룹 건설계열사 인사를 보면 우선 DL건설에서 박유신 전 대표이사가 지난해 12월 대표에 오른 지 5개월 만인 올해 5월 물러나고 그때부터 곽 전 본부장이 DL건설 대표를 겸하고 있었다.

DL이앤씨에서는 마창민 전 대표이사가 올해 3월 사내이사로 연임한 지 1주일 만에 사임하고 서영재 대표가 5월부터 지휘봉을 새로 잡았다.

마 전 대표에 이어 건설업 경험이 전무한 서 대표가 수장에 오른 뒤 DL이앤씨는 서 대표의 신사업 발굴 역량을 강조했고 주택사업부문에서는 일부 구조조정이 추진되고 있다는 소식도 흘러나왔다.

여기에 업황 악화와 겹쳐 원가율 회복이 더딘 탓에 주택사업 실적이 부진하고 도시정비사업에서도 올해 아직 마수걸이 수주(시공사 선정 기준)를 기록하지 못하며 업계에서는 DL이앤씨가 주택사업을 중장기적으로 축소하는 것이 아니냐는 시선도 나왔다.

박 본부장은 과거 대림산업 주택사업을 담당하며 적지 않은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해욱 회장은 서 대표의 부족한 전문성을 채워 DL이앤씨 주택사업을 제 궤도에 올리기 위한 적임자로 박 본부장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박 본부장은 2017년 8월부터 2020년 8월까지 대림산업 주택사업본부장을 맡았고 동시에 2018년 3월부터 2019년 10월까지는 대림산업 건설사업부 대표를 겸했다.

2017년부터 2020년까지 DL이앤씨 주택 실적을 보면 매출은 6조8545억 원, 6조3949억 원, 5조3813억 원, 5조6750억 원으로 부침을 보였지만 영업이익은 6685억 원, 7791억 원, 8275억 원, 9405억 원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현재 주택사업 수익성 측면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DL이앤씨에 필요한 리더십이라고 볼 수 있다.

건설업계 도시정비사업 경쟁에서도 성과를 거뒀다. 대림산업은 2016년 3조3천억 원의 수주 실적으로 1위를 기록한 뒤 2017년 현대건설에 그 자리를 내줬지만 박 본부장이 한 해를 모두 이끈 2018년 다시 2조2천억 원 규모 일감 확보로 선두를 되찾았다.

특히 박 본부장의 공으로는 하이엔드 브랜드 아크로 리뉴얼을 통해 DL이앤씨가 서울에서도 손꼽히는 랜드마크를 구축하는 데 기여했다는 점이 꼽힌다.

DL이앤씨의 아크로는 1999년 런칭한 뒤 초기에는 주상복합아파트 및 오피스텔에 적용되는 브랜드였다 2013년 서울 서초구 ‘아크로 리버파크’를 시작으로 하이엔드 브랜드로 탈바꿈했다.

아크로는 2019년 11월 첫 브랜드 리뉴얼을 단행했다. e편한세상과 공유하던 구름마크를 떼어내 완전한 차별화를 시작했고 ‘독보적 가치’를 의미하는 ‘The Only One’을 새 브랜드 철학으로 내세웠다.

아크로는 브랜드 리뉴얼을 위해 2년가량 연구개발, 세계 최고급 주거환경 트렌드 분석, 아크로 실거주자와 서울시 상위 시세 지역 주민 등을 대상으로 빅데이터 조사를 거쳤다. 모두 과거 대림산업 주택사업본부장 시절 박 본부장의 주도로 이뤄진 셈이다.

재단장한 아크로는 2020년 11월 입주를 시작한 ‘아크로 서울 포레스트’에 처음으로 적용됐다. 아크로 서울 포레스트는 2017년 분양 당시 역대 최고 분양가(3.3㎡당 평균 4750만 원)을 기록하는 등 지금까지 서울 전역에서도 손꼽히는 랜드마크로 자리잡았다.
 
DL이앤씨 '구관'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59903'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박상신</a> 복귀, 아크로 리뉴얼 경험 살려 랜드마크 수주 승부수
▲ 아크로 리뉴얼 뒤 첫 적용단지인 서울 성동구 '아크로 서울 포레스트'. < DL이앤씨 >

이는 DL이앤씨가 주택사업에서 여전히 아크로를 중심으로 한 랜드마크 전략은 확실히 가져가고 있는 점과 궤를 같이 하는 부분이다.

앞으로 박 본부장은 아크로의 경쟁력을 앞세워 과거 도시정비사업 수주전에서 맞봤던 아픔을 만회할 기회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

대림산업 건설사업부는 2020년 6월 마무리된 서울 용산구 한남3구역 재개발사업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현대건설, GS건설과 3파전 끝에 고배를 마셨다.

당시 대림산업 건설사업부는 현대건설과 결선투표까지 가는 치열한 경쟁을 벌였지만 결국 시공권을 획득하지 못했다.

당시 수주전 과정에서 박 본부장은 “나무보다는 숲을 생각하며 더 큰 미래가치를 위하는 ‘대림’의 창업정신을 바탕으로 정정당당하게 준법수주의 모범적 기준을 제시하겠다”며 “조합원들에게 더 높은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진정성 있는 제안으로 진짜 실력을 보여주겠다”고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이후 DL이앤씨는 한남5구역 재개발사업에 영업력을 집중하면서 올해 하반기 한남뉴타운 내 첫 수주를 노리고 있다. 총공사비 1조7천억 원이 넘는 한남5구역 재개발사업은 16일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을 마감한다.

도시정비업계에서는 한남5구역에 DL이앤씨가 오랜 기간 공을 들여와 수주전이 펼쳐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점쳐져 박 본부장의 반격은 한남뉴타운 밖에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과거 한남3구역 수주전 승자인 현대건설은 한남4구역 재개발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한남뉴타운의 시공사 선정을 마무리한 이후에도 내년부터 서울 강남구 압구정 아파트지구, 영등포구 여의도 아파트지구 등의 재건축 물량이 꾸준히 대기하고 있다. 박 본부장에게는 아크로를 적용해 한남뉴타운 밖에서 과거 아쉬움을 털어낼 현장들인 셈이다.

DL이앤씨는 증권신고서 공시를 통해 “주택사업 전문 경력을 보유한 박 본부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함으로써 주택사업 전문성 향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DL이앤씨가 DL건설을 완전자회사로 품은 뒤 DL이앤씨 주택사업본부와 DL건설을 박 본부장이 동시에 이끌게 되면서 DL이앤씨와 DL건설의 합병 가능성도 조심스레 고개를 든다.

건설업계에서는 지난해 10월 DL이앤씨가 DL건설의 지분 100%를 확보해 자회사로 편입하기로 결정한 것이 향후 두 회사가 합병하기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다만 DL그룹은 현재 두 회사의 합병과 관련해서는 꾸준히 선을 긋고 있다. 주력 사업부문이 명확히 다른 상황에서 현재 모회사-자회사 형태의 사업구조가 더 효율성이 높다는 뜻으로 읽힌다.

DL건설 관계자는 “DL이앤씨 100% 자회사 작업이 마무리된 뒤 조직 안정화 및 모회사와 시너지 극대화를 위해 박 대표를 선임하게 됐다”며 “건설업 전반의 위기 속에서 내실을 다지는 한편 새로운 성장가능성을 창출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상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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