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대표는 최근 1년 반 동안 컬리의 혹독한 체질 개선 작업에 주력했다. 2023년 1월 기업공개 절차를 중단하겠다고 선언한 뒤 내부적으로 이익을 낼 수 있는 체력을 만들자는 데 공감대를 형성하고 이와 관련한 전략에 온 힘을 쏟았다.
▲ 컬리가 무료배송 기준을 완화한 데에는 흑자 전환에 따른 자신감도 반영돼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그 결과 컬리는 지난해 12월 창사 이후 9년 만에 처음으로 월간 흑자를 냈다. 상각전영업이익(EBITDA) 기준이긴 하지만 2015년 1월 회사가 설립된 뒤 첫 월간 흑자라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 않았다.
올해 1분기에는 첫 분기 흑자에도 성공했다. 영업이익 5억 원을 낸 것인데 이를 두고 컬리는 “근본적 손익 구조의 개선이 이뤄졌기 때문에 첫 영업이익이 가능했다”며 “지속가능한 성장 구조를 구축하기 위해 수익원 다각화와 운반비, 지급수수료 절감 등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로서는 대내외적으로 컬리의 이익 기반이 어느 정도 다져졌다는 점을 증명한 만큼 앞으로는 외형 성장에 좀 더 속도를 내야 할 필요성에 무게를 둬도 된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
컬리는 수익성 강화에는 성공했지만 동시에 매출 성장률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는 지적도 동시에 받고 있다.
컬리의 지난해 연간 매출 성장률은 2%였으며 올해 1분기 성장률도 6%였다. 이는 전체 이커머스 시장 성장률과 비교하면 매우 낮은 수준이다.
충성고객을 중심으로 무료배송 기준을 낮춤으로써 거래액을 늘리고 동시에 매출 성장률도 끌어올리는 전략을 선택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로 여겨진다.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