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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손보 비싼 매각가격에 우리금융 놓치나, 매각 본입찰 앞두고 흥행 '먹구름'

김민정 기자 heydayk@businesspost.co.kr 2024-06-27 17: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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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보험업계 대어급 인수합병 매물로 평가받는 롯데손해보험 매각 작업에 빨간불이 켜졌다. 
   
국내 금융지주 가운데 유일하게 롯데손보 매각전에 뛰어든 우리금융지주가 전격적으로 생명보험사 인수로 선회하면서 롯데손보 인수전에서 발을 뺄 가능성이 높아져서다.
 
롯데손보 비싼 매각가격에 우리금융 놓치나, 매각 본입찰 앞두고 흥행 '먹구름'
▲ 우리금융지주가 동양생명과 ABL생명 인수를 적극 검토하면서 롯데손해보험 본입찰에 우리금융이 불참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외국계 사모펀드도 롯데손보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는 있으나 높은 매각 예상가는 사모펀드에서도 인수에 부담이 될 수 있다.

2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우리금융이 동양생명과 ABL생명 인수를 검토하기로 하면서 롯데손보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날 동양생명은 최대주주인 다자보험그룹이 25일 우리금융과 지분 매각과 관련한 양해각서를 맺고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매각방안을 협의하고 있다고 공시하며 우리금융 피인수설을 공식화했다.

그동안 우리금융은 손보업계 자산 7위인 롯데손보 인수를 우선적으로 고려했으나 이날 발표로 더 이상 롯데손보만 대안이 아니라는 점을 시장에 확실히 보여준 것이다.

이에 따라 당장 28일로 다가온 롯데손보 본입찰에 우리금융이 참여할지 여부도 불투명해졌다.

우리금융은 실사를 토대로 롯데손보 인수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히며 본입찰 참여 가능성을 열어뒀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우리금융이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품는다면 희망 매각가가 2조 원대를 웃돌 것으로 예상되는 롯데손보 입찰에까지 참여하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단순 합치면 자산 규모 국내 6위권 생보사로 재탄생한다. 동양생명과 ABL생명 인수에도 조 단위의 자금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생보사와 손보사를 동시에 인수하기엔 재무적 부담이 크다는 것이다.

롯데손보의 대주주인 JKL파트너스는 희망 매각가로 2조 원 이상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우리금융은 그동안 무리한 비용을 들이면서까지 인수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해왔다.
 
우리금융의 본입찰 이탈 가능성은 롯데손보 매각 흥행에 찬물을 붓는 격이다. 

우리금융 이외에 외국계 사모펀드 블랙록, 블랙스톤, 콜버그그래비스로버츠(KKR) 등도 예비입찰 과정에서 인수의향서를 제출하며 인수에 관심을 보였지만 외국계 사모펀드에서 롯데손보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설지는 미지수다.

외국계 사모펀드도 2조원 대를 웃도는 롯데손보의 매각 예상가를 부담스럽게 여길 수 있기 때문이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외국계 사모펀드들도 인수 후 재매각하는 게 목표이기 때문에 가격이 중요하다”며 “지금 예상 매각가는 분명 사모펀드에게도 부담이 되는 가격이다”고 설명했다.

이런 시장 상황이 반영돼 이날 롯데손보 주가는 전날보다 4.62%(185원) 내린 3815원에 장을 마쳤다. 삼성화재(0.94%)와 현대해상(0.75%), DB손해보험(0.27%) 등 주요 손보사가 강보합세를 보인 가운데 가장 크게 내렸다. 

JKL파트너스가 높은 매각가를 고집한다면 롯데손보 매각전은 장기전으로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손보 비싼 매각가격에 우리금융 놓치나, 매각 본입찰 앞두고 흥행 '먹구름'
▲ 우리금융지주가 롯데손보의 인수 가능성을 아직 열어두고 있어 JKL파트너스가 적정 매각가를 제시한다면 우리금융이 롯데손보 본입찰에 참여할 가능성은 남아 있다.

JKL파트너스는 제값을 받고 롯데손보를 매각하겠다는 의지가 확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새 국제회계제도가 시행된 이래 롯데손보는 창사 이후 최고 실적인 순이익 3024억 원을 내며 수익성 개선에 성공했다. 

게다가 롯데손보의 현재 시가총액도 약 1조2400억으로 1년 만에 2배 넘게 올라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고려하면 2조 원 이상의 매각가가 비싸지 않다는 것이다. JKL파트너스도 롯데손보에 1조 원 가까이 되는 자금을 투입한 만큼 2조 원 밑으로 매각가를 낮추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롯데손보는 매각이 불발될 상황을 고려해 앞서 10월 만기인 인수금융 2800억 원에 대한 재융자(리파이낸싱)도 시작했다. 최근 2월 후순위채 800억 원을 발행한 데 이어 28일 후순위채 1400억 원의 발행을 확정하며 추가 자본 조달도 마쳤다. 

원매자들과 매각가 합의를 보지 못한다면 매각을 서두르지 않을 수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우리금융이 롯데손보를 인수할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우리금융은 적정 매각가를 가장 중요하게 검토하고 있는 만큼 롯데손보 매각 여부는 전적으로 매각가에 달려 있다.

우리금융이 롯데손보와 유리한 조건으로 협상하기 위해 본입찰을 이틀 앞두고 동양생명‧ABL생명과 양해각서를 체결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더군다나 JKL파트너스가 예비입찰에 참여하지 않더라도 본입찰에 참여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둔 만큼 본입찰에 제3의 회사가 인수자로 깜짝 등장해 흥행을 이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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