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일 보쉬가 미국 월풀을 인수해 생활가전 시장에서 경쟁력 강화를 추진할 수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월풀 가전제품 홍보용 이미지. |
[비즈니스포스트] 독일 종합기술기업 보쉬가 미국 대형 가전업체 월풀을 인수해 글로벌 생활가전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우겠다는 계획을 두고 있다.
월풀은 미국 가전시장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중요한 라이벌 기업으로 꼽히는데 보쉬의 기술력과 재무여력 등을 바탕으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27일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보쉬는 월풀에 인수 제안을 보내는 계획을 추진하며 전문가들의 자문 등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로이터는 다수의 관계자 발언을 인용해 이렇게 보도하며 “보쉬가 생활가전 시장에서 영향력을 강화할 수 있는 방법이 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미국 증시에서 월풀 시가총액은 현재 55억7천만 달러(약 7조7500억 원)수준이다. 로이터 보도가 나온 뒤 하루만에 주가가 17.1% 상승했다.
아직 보쉬가 인수 제안을 검토하고 있는 단계에 불과하지만 시장에서는 실제로 인수합병이 추진될 가능성을 높게 평가한 셈이다.
월풀은 미국 등 글로벌 소비시장 위축에 직격타를 받아 부진한 실적 및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최근 2년 동안 주가가 절반 수준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비용 절감을 위해 1천 명에 이르는 인력 감축 계획을 발표하는 등 재무상황도 악화하고 있다.
그러나 월풀은 미국과 유럽, 중동 및 아프리카 가전시장에서 폭넓은 유통망과 높은 브랜드 가치를 확보하고 있어 높은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기업이다.
보쉬가 월풀을 인수한다면 가전사업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인지도와 판매 경로 부족 등 약점을 해소하며 시너지를 노릴 수 있다.
스테판 하루퉁 보쉬 회장이 최근 독일 언론과 인터뷰에서 대규모 인수합병 대상을 물색하고 있다고 밝힌 점도 인수가 실제로 추진될 가능성에 힘을 싣는다.
로이터는 “보쉬가 월풀을 끌어안는다면 아시아 기업들과 시장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상당한 역량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 등 글로벌 가전시장에서 상위 기업으로 자리잡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를 언급한 것으로 해석된다.
시장 조사기관 트랙라인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백색가전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21%의 매출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다. LG전자가 19%, GE가 18%, 월풀이 15%로 뒤를 잇는다.
업체별로 점유율 차이가 크지 않아 치열한 시장 경쟁이 이어지고 있다.
보쉬는 글로벌 자동차부품 부동의 1위 기업으로 안정적인 매출 기반과 자금여력을 갖추고 있다. 월풀이 보쉬의 지원을 등에 업으면 중요한 성장 기회를 잡게 될 공산이 크다.
증권사 RBC캐피털은 로이터를 통해 보쉬가 월풀의 중장기 성장 잠재력을 바라보고 인수합병을 추진할 수 있다는 전망을 전했다. 김용원 기자